[사고의 재구성] "안죽은 게 다행"…우즈의 GV80 전복 왜 일어났나
- 21-02-24
촬영장으로 발걸음 재촉하던 우즈…과속 사고 가능성 높아
사고 후에도 의식 또렷, "이름이 뭐냐"고 묻자 "내 이름은 타이거"
'골프황제' 타이거 우즈가 23일(현지시간) 미국 로스앤젤레스에서 자동차 전복 사고를 당했다. 우즈는 생명에는 지장이 없지만 두 다리를 심하게 다쳐 병원으로 긴급 이송돼 수술을 받고 회복 중이다.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등 미국 전역에서는 우즈의 쾌유를 기원하는 응원이 이어지고 있다.
◇오전 7시 촬영장으로 발걸음 재촉하던 중 전복사고
로이터·AFP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우즈는 이날 오전 7시12분께 현대차의 고급 브랜드 제네시스 GV80을 몰고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의 란초 팔로스 베르데스 인근을 이동하던 중 전복 사고를 당했다.
교외 고급주거 지역을 관통하는 이 길은 내리막길로 경사가 지고 커브가 심해 사고 빈도수가 높다. 트럭은 저속기어를 사용하라는 표지판이 있다. 속도제한은 72㎞(45mph)다.
우즈는 이 길에서 중앙분리대를 들이받고, 옆에 있는 남쪽으로 향하는 2차선 도로를 통과해 연석과 나무를 받고 여러차례 굴렀고, 도로에서 약 6m 떨어진 풀숲에서 멈췄다. 사고 현장을 담을 사진을 보면 차는 측면이 하늘을 향한 채 누워있었다.
현지 언론과 보안관실 등의 발언을 종합하면 우즈의 이번 사고는 '과속'에 의한 사고일 가능성이 높다.
보안관실에 따르면 우즈는 사고 당시 정상 속도보다 빠른 속도로 이동 중이었다. 보안관실은 우즈가 차를 운전하던 거리에는 미끄러짐 흔적(스키드 마크)이나 제동 자국이 없었다고 했다. 사고 원인이 날씨가 아니라는 것이다.
미국의 연예 매체 TMZ는 우즈가 촬영 7시30분에 시작되는 촬영을 위해 호텔 출발 당시부터 서둘렀다는 현장 관계자들의 증언을 보도하기도 했다.
매체에 따르면 우즈와 같은 호텔에서 촬영 중이던 미국 드라마 그로운-이시의 감독이 7시가 되기 전에 호텔에 도착했을 때 우즈는 자신의 SUV를 매우 빠르게 운전하고 있었고, 감독의 차를 거의 칠 뻔했다.
호텔의 한 직원은 우즈가 차에 탔을 때 다른 차가 짐을 싣고 있어 출발이 지연됐다고 전하자 초조해하는 모습을 보였고 (앞 차가 떠난 후) 빨리 출발했다고 전했다.
미국 골프전문매체 골프 다이제스트(Golf Digest)에 따르면 우즈는 이날 7시30분쯤에 리비에라 골프장에서 촬영할 예정이었다. 우즈가 머물러 있던 호텔에서 리비에라 골프장은 차로는 적어도 한 시간 거리다.
◇사고 원인 나올 때까지 최대 며칠 또는 몇 주까지 걸릴 수도
보안관실에 따르면 우즈가 사고를 낸 원인이 과속인지, 피로인지, 운전자 과실인지, 아니면 차가 무언가에 부딪혀 통제력을 잃었는지 등을 조사하는 데 며칠 또는 몇주가 걸릴 수 있다.
◇"내 이름은 타이거" 사고 후에도 의식 잃지 않아
시민들의 신고를 받고 출동한 소방관들은 차가 크게 파손돼 차량 절단 장비를 동원해 앞 유리를 깨고 우즈를 사고차에서 끄집어냈다. 보안관실은 "우즈가 살아 있어서 다행"이라고 할 정도로 대형 사고였다.
하지만 우즈는 응급 구조대와 의사소통을 하는 등 의식이 있었다. 우즈는 스스로 힘으로 서지는 못했다. 다만 우즈는 부상에 대해 염려하는 것 같지 않았다.
우즈는 소방대가 사고 차의 잔해를 치우는 동안 자신이 어디에 있고, 누구인지 등에 대해서 알고 있는 등 침착한 상태였다.
현장에 출동한 보안관은 우즈에게 "이름이 뭐냐"고 물어보자 우즈는 "'타이거(Tiger)'"라고 답했고, 보안관은 그 순간 사고자가 우즈라는 것을 알아봤다. 이어 경찰이 우즈에게 여기가 어디고 몇 시인지 등을 물어보는 과정에서 우즈는 침착했다.
◇우즈의 상태는 '두 다리 복합 골절, 발목뼈 산산조각'
우즈는 두 다리에 복합골절은 입고 현장에서 9마일(14.4㎞) 떨어진 하버-캘리포니아 로스앤젤레스대학(UCLA) 의료센터로 이송됐다.
AFP통신에 따르면 의료센터 최고 책임자인 아니시 마하잔 박사는 우즈의 트위터 계정을 통해 우즈의 오른쪽 다리 아랫부분(정강이)과 발목에 봉을 삽입하고 발과 발목을 안정시키기 위해 나사와 핀을 함께 사용하는 정형외과 수술을 받았다고 했다.
마하잔 박사에 따르면 우즈는 현재 병실에서 깨어났고 회복 중이다. 병원 측은 더 이상 우즈의 수술 경과 등에 대한 업데이트는 없을 것이라고 했다.
◇'GV80' 전면부 파손됐지만 내부는 거의 멀쩡 '쿠션' 역할
우즈가 사고 당시 탑승한 현대차 제네시스 GV80 내부가 '쿠션' 역할을 하면서 목숨을 구했다는 초기 조사 결과가 나왔다.
우즈가 사고 당시 타고 있던 차량은 제네시스 GV80이다. 우즈는 지난 주말 PGA(미국프로골프협회) 투어 토너먼트 대회 '2021 제네시스 인비테이셔널' 개최지인 LA에 머물며 트로피를 수여했다. 현대차는 우즈가 LA에 머무는 동안 GV80을 제공했다.
보안관실은 "우즈의 차량 내부와 캐비닛(cabinet)은 거의 손상되지 않은 상태였다"며 "(차의) 앞부분과 범퍼는 완전히 파괴됐지만 에어백은 작동했다"고 했다"고 밝혔다.
보안관실은 "다행스럽게 차량 내부가 거의 손상되지 않았고, 우즈가 치명적인 충돌에서 살아남을 수 있는 쿠션 역할을 했다"며 "우즈는 안전벨트를 착용하고 있었다"고 했다.
우즈의 자동차 전복 사고로 GV80이 주목을 받고 있다고 미국 일간지 USA투데이가 보도했다.
사고 차량이 외부 파손에도 내부가 비교적 멀쩡했고, 사고 당시 에어백도 제대로 작동한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US투데이는 GV80의 사양과 성능에 주목했다.
GV80은 충돌 시 충격량에 따라 에어백 전개 압력을 제어해 상해를 줄이는 운전석·동승석 어드밴스드 에어백 등 총 10개의 에어백으로 전방위 충돌 안전성을 갖췄다.
특히 측면 충돌 시 머리 부상을 막고, 탑승자들 간의 2차 충돌을 방지하기 위해 앞좌석 센터 사이드 에어백을 최초로 적용했다. 앞좌석 센터 사이드 에어백은 현대자동차그룹 자체실험결과 승객 간 충돌 사고로 인한 머리 상해를 약 80% 줄였다.
매체는 GV80이 현대차의 명품 브랜드이며, 신뢰성과 장인정신으로 제작된 차량으로 찬사를 받고 있다고 전했다.
◇각계에서 쏟아지는 우즈 쾌유 기원
우즈의 사고 소식이 전해지자 정치인과 운동선수 등은 SNS를 통해 우즈의 쾌유를 바라는 메시지를 전하는 등 높은 관심을 보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폭스 뉴스와 인터뷰에서 "그는 돌아올 것이다. 나는 그것을 조금도 의심하지 않는다"고 했다고 AFP통신은 전했다.
우즈는 2019년 당시 트럼프 대통령으로부터 '자유의 메달'을 받았다. 자유의 메달은 국가안보와 세계평화, 문화, 스포츠 등에서 위대한 업적을 남긴 미국인에게 미국 대통령이 주는 최고 권위의 훈장이다.
우즈의 다른 골프 파트너인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도 우즈의 회복을 기원했다. 오바마 전 대통령은 트위터에서 "우즈와 그 가족들에게 기도를 보낸다"며 GOAT(Greatest Of All Time·역대 최고의 선수)의 쾌유를 기원한다"고 했다.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선수 저스틴 토머스는 이날 미 플로리다주 브레이든턴에서 열린 월드골프챔피언십(WGC) 워크데이 챔피언십 기자회견에서 "매우 걱정된다"며 "우즈가 괜찮기를 바란다"고 했다.
기사제공=뉴스1(시애틀N 제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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