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일본만 유독 확진자 급감했나…'착한 변이' 때문?
- 21-12-09
"감염력 없는 델타 변이 종류가 주류 됐을 가능성"
"인구밀도와 날씨, 대응 전략 등 복합적 요소 있을 수도"
일본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신규 확진자 수가 눈에 띄게 급감한 배경을 놓고 새로운 가설이 제기되고 있다고 로이터통신이 9일 보도했다.
현재 일본의 일일 확진자 수는 인구 100만명당 1명에도 못 미치는 수준으로, 중국을 제외한 주요국 가운데 가장 적은 숫자를 기록하고 있다. 인구가 약 1억2600만명인 일본의 8일 확진자 수는 NHK 집계 기준 136명에 불과했으며, 지난 5일에는 아예 사망자가 보고되지 않았다.
비슷한 예방접종률을 보이는 한국은 확진자가 7000명대까지 늘었고, 싱가포르와 호주 등도 여전히 확진자 증가세를 겪고 있는 것과 대조된다.
이노우에 이투로 일본 국립유전체연구소 교수는 일본에서 주류를 이루고 있는 바이러스에 특정 변이가 추가돼 감염력을 잃었을 가능성을 제기했다.
이노우에 교수는 델타 변이 중 하나인 AY.29형 바이러스가 현재 일본 내에서 주류를 이루고 있으며, 이 변이가 감염력을 낮추는 또다른 변이를 일으켰을 수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AY.29가 다른 변이로부터 우리를 보호하고 있다고 생각한다"면서도 이는 가설일 뿐이라며 100%의 확신은 없다고 덧붙였다.
호주 퀸즐랜드 대학의 폴 그리핀 교수는 일본의 확진자 급감 배경에 날씨와 인구밀도, 전염병 대응 전략 등의 복합적인 요소가 있다고 봤다.
그리핀 교수는 "우리는 다른 나라가 얻은 교훈을 배우려고 노력할 필요가 있지만 많은 변수들이 있기 때문에 나라마다 같은 경험을 하리라고 가정해선 안 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일부 국가들은 백신 접종 외에도 손 위생, 사회적 거리두기, 마스크 착용 등 확산 방지 대책을 시행하고 있으며 이런 것들이 의무적인지 자발적인지 등도 각각 다르다"고 설명했다.
백신과 마스크 착용 등을 감안하더라도 일본의 확진자 감소 속도는 '타이밍'의 문제라고 보는 시각도 있다고 로이터는 전했다.
일본은 상대적으로 백신 접종을 뒤늦게 시작했다. 그만큼 예방접종 효과가 강하게 유지되고 있을 수 있다는 뜻이다. 일각에서는 약 두 달 간격으로 증가와 감소를 반복하는 계절적 주기 때문에 숫자에 변화가 나타난 것으로 해석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일본은 아직 긴장의 끈을 늦추지 않고 있다. 겨울이 다가오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 상대적으로 추운 날씨를 보이는 북부에서 감염 파동이 심각했었다.
기시다 후미오 총리는 최악의 상황에 대비한다고 공언한 상태다. 그는 오미크론 변이의 추가 유입을 막기 위해 입국 제한 조치를 취했다. 지난 주부터는 부스터샷 접종을 시작했고, 지난 8월 최악의 '5차 파동'을 겪은 뒤에는 병원의 수용력을 30% 이상 늘렸다.
진다이 가즈아키 도호쿠 대학 연구원은 로이터 인터뷰에서 "(일본 정부의) 이런 대비는 환영할 일이지만, 이를 어떻게 이행할지, 그동안 약점으로 지목됐던 의료 데이터 관리를 어떻게 강화할 수 있을지가 우려된다"고 말했다.
그는 "중환자실이 꽉 차게 되면 그 하위의 의료 서비스가 모두 위태로워진다"며 "우리가 6차 파동을 겪게될 때까지 (정부가 취한) 조치들이 효과가 있을지는 알 수 없다"고 덧붙였다.
기사제공=뉴스1(시애틀N 제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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