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10년만에 회장 승진…기술·인재·조직 '뉴삼성' 속도낸다

초격차 기술·인재 양성·유연한 조직문화에 집중…'뉴삼성' 가속도

이재용 "미래 기술에 생존 달려있어…최고 기술은 인재가 만든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시대가 27일 막을 올렸다. 지난 2012년 부회장에 오른 지 10년 만이다. 이사회가 회장 승진을 의결했다.

회장 승진을 계기로 이 회장은 초격차 기술과 인재 양성, 유연한 조직문화를 중심으로 한 '뉴삼성'에 가속도를 붙일 것으로 전망된다.  고(故) 이건희 회장이 1993년 '신경영'을 통해 일하는 방식을 대폭 바꿨다면 이재용 회장은 실용주의를 앞세운 '뉴삼성'을 주도하고 있다.

이 회장은 지난 25일 사장단 간담회에서 "창업 이래 가장 중시한 가치가 인재와 기술"이라며 "미래 기술에 우리의 생존이 달려있고 최고의 기술은 훌륭한 인재들이 만들어 낸다"고 강조했다.

◇ 초격차 첨단 기술에 삼성 미래 달렸다

이 회장의 승진을 계기로 삼성은 초격차 기술 확보에 더욱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4차 산업혁명을 선도하고 미래 반도체 수요에 대비하기 위해선 '기술 초격차'가 반드시 유지돼야 한다는 것이 이 회장의 생각이기 때문이다. 그동안 위기에도 흔들리지 않고 지속 성장하며 글로벌 시장을 선도할 수 있는 '초격차 기술' 확보를 강조해왔다.

지난 25일 사장단 오찬에서도 "세상에 없는 기술에 투자해야 한다"며 "미래 기술에 우리의 생존이 달려있다"고 강조했다.

앞서 8월 기흥 반도체 R&D단지 기공식 때는 "차세대뿐만 아니라 차·차세대 제품에 대한 과감한 R&D 투자가 없었다면 오늘의 삼성 반도체는 존재하지 못했을 것"이라며 "기술 중시, 선행 투자의 전통을 이어 나가자. 세상에 없는 기술로 미래를 만들자"고 당부했다.

이에 삼성은 △반도체 △바이오 △차세대 통신 △신성장 IT R&D 등을 중심으로 향후 5년간 450조원(국내 360조원)을 투자할 계획이다.

재계에서는 "이 회장의 최근 행보가 1990년대 디지털 혁명에 선제적으로 대응해 영원한 '벽'처럼 느껴졌던 일본 전자산업을 뛰어넘었던 역사를 떠올리게 한다"고 말했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대통령실사진기자단) 2022.5.20/뉴스1 © News1 오대일 기자


◇ 기술은 인재가 만든다…'인재제일' 경영철학 계승

이 회장은 '인재제일(人材第一)' 경영철학을 누구보다 잘 아는 사람이다. 이병철 선대회장과 이건희 회장으로부터 인재의 중요성을 끊임없이 전해 들었다.

지난 25일에도 "성별과 국적을 불문하고 세상을 바꿀 수 있는 인재를 모셔오고 양성해야 한다"며 "최고의 기술은 훌륭한 인재들이 만들어 낸다"고 강조했다.

삼성의 '초일류 도약'을 위해서는 '우수인재'가 핵심이라는 판단이다. 2020년 5월에는 회사의 미래를 위해 외부의 유능한 인재를 적극적으로 영입하겠다는 뜻을 밝히기도 했다.

이 회장은 당시 "전문성과 통찰력을 갖춘 최고 수준의 경영만이 생존을 담보할 수 있다"며 "삼성은 앞으로도 성별과 학벌 나아가 국적을 불문하고 훌륭한 인재를 모셔와야 한다"고 말했다.

삼성전자는 인공지능(AI) 분야 최고 석학인 승현준(세바스찬 승) 미국 프린스턴대학교 교수를 삼성전자 통합 연구조직인 삼성리서치 소장(사장)으로 영입하기도 했다.

채용도 확대한다. 앞으로 5년 동안 총 8만명을 신규 채용할 예정이다. 실제 인력 수요는 연간 약 1만명 수준이지만 삼성은 양질의 청년 일자리 창출을 위해 지난 3년간 4만명 이상 채용했으며, 올해부터는 채용 규모를 20% 더 늘렸다. 연간 6000명을 더 채용하는 셈이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삼성엔지니어링 도스보카스 정유공장 건설 현장을 찾아 직원들과 대화를 하고 있다. (삼성전자 제공) 2022.9.12/뉴스1


◇ 임직원과 격의 없는 소통… 조직문화 변화 예고

이 회장은 평소 '임직원과 회사가 함께 성장하는 조직'을 만드는 데 큰 관심을 가졌던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인재들이 마음껏 뛰놀 수 있는 조직문화도 필요하다"며 "목표를 향해 치열하게 나아가면서도 상황 변화에 유연하고, 우리의 가치와 질서를 존중하면서도 다양성을 인정하는 개방적인 문화를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 회장의 '조직문화 혁신' 의지에 따라 삼성전자는 올해부터 조직의 활력과 유연성을 높이기 위해 △직급 통폐합 등을 통한 수평적 조직문화 확산 △직급별 체류 연한 폐지를 통한 조기 승진 기회 및 과감한 발탁 승진 확대 △평가제도 개선 등을 골자로 하는 인사제도 시행에 나섰다.

이 회장은 또 미래지향적이고 유연한 조직문화 혁신을 위해 직원들과의 직접 소통도 확대하고 있다. 올해 본격적으로 경영을 재개한 직후, 화성사업장에서 반도체부문 직원들을 만난 데 이어 삼성전자 DX부문 MZ세대 직원, 삼성SDS '워킹맘' 직원 등과 간담회를 가졌다.

중남미 출장 중에 멕시코 현지 직원들과도 간담회를 가졌으며, 삼성생명 MZ세대 지점장, 바이오 계열사 직원들과도 만나 현장의 목소리를 들었다.

이 회장은 글로벌 ICT 기업 경영진들과의 미팅 시에도 일하는 문화와 조직문화 발전에 대해서도 다양한 의견을 교환했다. 지난해 미국 출장 중에도 구글, 아마존, MS 등 '혁신'을 통해 글로벌 리더로 올라선 기업들의 경영진과 만나 4차 산업혁명 시대의 인재육성 등에 대해 의견을 나눈 것으로 알려졌다. 이를 통해 얻은 조직개편 인사이트는 삼성의 제도개편에도 반영했다.

재계 관계자는 "삼성의 새로운 인사제도 개편은 이재용 회장이 이끄는 '뉴삼성' 비전을 구체화하는 초석이 될 것"이라며 "회사와 직원들이 함께 성장하는 '미래지향적 조직문화'를 구축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 News1 윤주희 디자이너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로그인 후 댓글을 작성하실 수 있습니다.

뉴스포커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