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이 제일 싸다"…주담대·전세대출 급등에 차주들 '멘붕’

은행 최고금리 연 7%대 기록…이자부담 1년새 최대 2.3배 증가

내달 '더블 빅스텝' 가능성에 추가 금리인상 예고…연내 8% 넘을듯

 

시중은행들이 취급하는 주택 관련 대출상품(주택담보대출, 전세대출) 최고금리가 일제히 연 7%대로 올라섰다. 이에 따라 전날 주담대를 받은 대출자는 1년 전보다 대출 이자를 약 1.6배 더 내게 됐고, 전세대출의 경우 2.3배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금융계에서는 미국발 긴축 여파로 기준금리·시장금리가 내년 상반기까지 계속 오를 것이란 관측을 내놓고 있다. 주택 관련 대출상품 금리가 연내 연 8%를 넘을 것이 유력해진 가운데, 서민들의 주거비 부담은 갈수록 커질 전망이다.

21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신한·하나·우리·농협은행 등 5대 은행의 전날 변동금리 주담대 금리는 연 4.59~7.10%로 집계됐다. 고정금리 주담대(최고 연 7.376%·5년 고정 후 변동)에 이어 변동금리 주담대 금리도 7%대로 올라섰다. 

전세대출 금리도 연 7%를 넘어서거나 임박한 상태다. 하나은행의 전세대출 중 하나인 '우량주택전세론' 금리는 전날 기준 연 5.842~7.142%(금융채 6개월물·신규코픽스 6개월 변동 기준)다. 신한은행은 '신한전세대출(서울보증)' 금리가 연 4.74~6.74%(신규코픽스)까지 올라 상단이 6% 후반에 달해 7% 진입이 임박했다. KB국민은행과 농협은행도 일부 전세대출 상품 최고금리가 연 6%대 초중반을 넘었다. 

금리 인상에 따라 차주 이자부담도 크게 불어났다. 시중은행의 변동금리 주담대 최고금리는 지난해 1021일 기준 연 4.67%로 전날(연 7.10%)보다 2.43%포인트(p) 낮았다. 주담대로 5억원(30년·원리금균등상환 방식)을 빌린 차주를 가정할 때 월평균 이자 상환액은 119만원에서 197만원으로 78만원 늘어난다. 불과 1년 사이에 이자부담이 65% 증가한 것이다.

전세대출은 증가폭이 더 크다. 전세대출 이자는 지난해 이맘때 연 3%선으로, 2억원 빌린 경우 은행에 내는 한 달 이자는 50만원 수준이었다. 최고금리 7%대를 적용하게 되면 월 이자는 117만원 이상으로 불어난다.  

◇미국 고강도 긴축·한국은행 기준금리 인상에 은행 조달비용 급등

이처럼 은행 이자 부담이 커진 것은 미국의 고강도 긴축정책과 한국은행의 잇따른 기준금리 인상 여파로 주담대·전세대출 준거금리인 코픽스와 금융채 금리도 덩달아 뛰었기 때문이다.

은행연합회에 따르면 9월 신규취급액 기준 코픽스(COFIX·자금조달비용지수)는 기준금리 인상에 2012년 7월 이후 10년2개월만에 최고치인 3.40%까지 치솟았다. 상승 폭은 올해 7월 0.52%p 이후 역대 두 번째다. 

미국의 3연속 '자이언트 스텝'(기준금리 0.75%p 인상)과 한은의 사상 두 번째 '빅스텝'(기준금리 0.50%p 인상)에 더해 추가 금리인상 가능성까지 제기되면서 은행채 6개월(무보증, AAA) 금리도 지난 18일 4.001%를 기록해 2009년 1월 이후 처음으로 4%를 넘어섰다. 은행채 6개월은 변동금리 주담대의 지표 금리다. 전날도 4.117%로 불과 이틀 사이에 0.1%p 더 올랐다.

금융계는 주담대와 전세대출 금리 상단이 연내에 모두 8%대까지 오를 것으로 보고 있다. 

실제 9월 코픽스에는 한국은행이 이달 단행한 '빅스텝' 영향이 반영되지 않았다. 이날 하나은행이 총 29개(적금 21종, 예금 8종) 수신상품의 금리를 최대 0.95%p 인상하면서 5대 은행의 금리 조정이 끝난 상태다. 이렇게 되면 은행 조달비용이 일제히 증가하게 돼 자금조달비용지수인 코픽스 상승을 이끌게 된다. 

은행권 관계자는 "이번달 발표된 9월 코픽스에는 한국은행이 이달 단행한 기준금리 인상이 반영되지 않았음에도 0.44%p가 올랐다"며 "한국은행이 다음 달에도 기준금리를 더 올릴 것이란 관측이 유력한데, 이렇게 되면 오는 12월에는 주담대가 연 8%대도 가능하다"고 말했다.

게다가 미국 연준의 추가 금리인상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한국은행도 다음 달 빅스텝을 한 번 더 밟을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추가 기준금리 인상분이 반영되면 은행 주담대와 전세대출 금리는 연 8% 선을 훌쩍 넘게 된다.

전세대출의 경우 정부의 취약차주 지원정책이나 금리부담 경감방안 등에도 포함되지 않아 세입자들의 주거비 부담은 갈수록 커질 전망이다. 특히 금리인상으로 전세대출 이용 비중이 높은 2030세대 젊은 층의 타격이 가장 클 것으로 예상된다.

주택금융공사에 따르면 올해 1~7월 전세자금보증 가입자 가운데 은행 대출을 상환하지 못해 공사가 대신 갚아준 금액이 1727억원이다. 그중 53.4%(922억원)가 2030세대가 빌린 돈으로 나타났다.

 

 

기사제공=뉴스1(시애틀제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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