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탄' 두둑한데 이베이 인수전서 발뺀 카카오…'요기요' 가나요

카카오, 현금 약 4조원 동원 가능할 듯…"자회사 투자 계획 없어"

IT업계 '격변기' 속 카카오 자금 행보 관심 ↑…업계선 인수 타진 가능성에 의구심

 

커머스 업계의 판도를 바꿔놓을 이베이코리아 인수전에서 가장 유력한 후보로 거론된 카카오가 결국 발을 빼면서 또 다른 매물인 배달 플랫폼 '요기요' 인수전에 참전할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카카오의 자금력이 충분한 데다, 카카오톡과의 연동을 통해 생활 밀착형 서비스를 중심으로 사업을 확대하고 있는 만큼 필요성만 놓고 보면 충분히 인수를 타진할 수 있다는 평가가 많다. 반면 요기요 매각에 나선 딜리버리히어로코리아가 1위 배달 플랫폼 '배달의 민족'의 새 주인이 된 상황에서 강력한 경쟁자가 될 수 있는 카카오에 매물을 넘기지 않을 것이라는 시각도 많다.

 22일 업계에 따르면 카카오는 지난 16일 이베이코리아 예비입찰에 참여하지 않았다. 내부에서 예비입찰 마감일 당일까지 격론을 이어갔으나, 김범수 카카오 의장의 확고한 반대에 힘이 실리면서 결국 참여하지 않게 된 것으로 알려졌다.

그동안 투자은행(IB)업계와 ICT, 유통업계에선 이베이코리아를 인수할 가장 유력한 후보로 카카오를 점쳐왔다. 공격적으로 인수·합병(M&A)를 시도하는 김 의장의 성향과 카카오가 최근 이커머스 시장에서 영역을 빠르게 넓혀가고 있는 점, 카카오톡 내 '쇼핑' 기능을 적극적으로 밀어주고 있는 점 등을 고려한 추측이었다.

자금동원력도 충분하다는 평가가 많았다. 카카오의 지난해 말 기준 카카오의 순현금보유량은 약 3조원이며 자사주 2.8%(시가 약 1조2000억원)을 포함하면 4조2000억원이 된다. 이베이코리아의 몸값이 5조원 수준이라고 가정해도 재무적 투자자(FI)와 손을 잡고 뛰어들면 어렵지 않게 인수할 수 있다.

그러나 카카오가 세간의 예상을 깨고 이베이코리아 인수전에서 발을 빼자 업계 안팎의 관심은 '카카오의 실탄'으로 쏠렸다. 업계에선 지난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를 기점으로 IT업체들이 '무한 경쟁'의 격랑 속으로 들어간 상황에서 어느 분야로든 막대한 투자가 이뤄질 수밖에 없다고 봤다. 특히 공격적으로 사업을 확장해 온 카카오가 단순히 현금을 모아두지는 않을 것이라는 시각이 많다.

현재 카카오는 △모빌리티 △엔터테인먼트 △아시아 시장 진출 등에 집중하고 있다. 모두 막대한 투자가 불가피한 영역이다보니 이베이코리아 인수전 불참으로 아낀 실탄이 관련 사업을 영위하고 있는 자회사로 흘러갈 가능성이 제기됐다. 이에대해 카카오 관계자는 "본사(카카오)의 자금을 대거 자회사에 쓸 수 있는 상황이 아니다. 현재로선 자회사에 쏟을 계획이 없다"고 설명했다.

이에 카카오가 보유한 현금이 M&A에 사용될 수 있다는 쪽에 무게가 실렸고, 때마침 큰 시너지를 기대할 수 있는 요기요 매물에 관심이 집중됐다. 업계에 따르면 독일 딜리버리히어로(DH)는 최근 매각 주관사 모건스탠리를 통해 요기요 운영사인 딜리버리히어로코리아 투자안내서를 원매자들에게 발송했다. 요기요의 시장 점유율은 지난해 9월 닐슨코리아클릭 기준 30%로, 1위인 배달의민족(59.7%)에 이어 2위다. 3위인 쿠팡이츠(6.8%)와는 압도적인 격차가 있다. 통상 M&A는 기존 사업자들을 단숨에 따라잡는 효과를 기대하고 진행하는 경우가 많은데, 카카오의 경우 사업 시작을 위한 진입비용까지 아낄 수 있다.

그럼에도 IB업계에선 카카오의 인수 가능성에 의문을 표하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이들은 GS리테일, 신세계 등 국내 유통 대기업을 유력 휴보로 꼽는다. 이베이코리아 인수전과 달리 카카오가 유력 후보로 거론되지 않는 것은 요기요 운영사이면서 배달의 민족도 운영하고 있는 딜리버리히어로가 강력한 경쟁사의 등장을 달갑게 여길리 없다고 봤기 때문이다. 또 카카오의 경쟁사인 네이버가 배달의 민족 지분을 여전히 보유한 주주라는 점도 카카오로의 매각을 제한하는 요소로 거론된다. '자금력'을 무기로 쿠팡이츠를 무섭게 키우고 있는 쿠팡도 이번 인수전에서 배제될 가능성이 크다. 

업계 관계자는 "카카오가 요기요 인수전에 진입할지는 알 수 없지만, 의지를 갖고 진입한다고 해도 결실을 맺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면서 "IT업계가 급성장기를 맞이했는데, 카카오가 돈을 단순히 쌓아둘 리는 없다"고 관심있게 지켜보는 이유에 대해 설명했다.

 

기사제공=뉴스1(시애틀N 제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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