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어제 '신형전술유도무기' 시험발사… 軍, 하루 지나 공개 논란

"비행거리 110㎞·고도 25㎞… 공개할 수준 아니라고 판단했다"

'북한판 이스칸데르' 비슷하나 크기 작아… KTSSM '유사' 평가

 

북한이 16일 오후 단거리탄도미사일로 추정되는 '신형전술유도무기' 2발을 시험발사했다. 올해 13번째(실패 1회 포함) 무력시위다.

그러나 우리 군 당국은 17일 오전 북한 관영매체를 통해 이 같은 사실을 보도한 뒤에서야 북한의 무기시험 사실을 확인해줘 논란이 일고 있다.

북한 조선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17일자 1면에서 김정은 노동당 총비서 참관 아래 '신형전술유도무기' 시험발사를 "성공적으로 진행했다"며 이번 시험발사는 "전술핵 운용의 효과성과 화력 임무 다각화를 강화하는 데서 커다란 의의를 가진다"고 보도했다.

노동신문의 해당 보도 내용이 공개된 건 이날 오전 6시쯤이다. 그러나 노동신문 보도엔 북한의 이번 시험발사 시점이 구체적으로 명시되지 않았다.

이와 관련 우리 군 합동참모본부는 이날 오전 7시46분쯤 국방부 출입기지단에 보낸 휴대전화 문자메시지에서야 "우리 군은 어제(16일) 오후 6시쯤 북한이 (함경남도) 함흥 일대에서 동해상으로 발사한 2발의 발사체를 포착했다. 북한의 발사 동향과 관련해 한미 연합으로 면밀히 추적하고 있었다"며 노동신문 보도 내용이 사실임을 확인해줬다.

합참에 따르면 북한이 이번에 쏜 발사체의 정점고도 약 25㎞, 비행거리 약110㎞, 그리고 최고 속도는 마하 4.0(초속 1360m) 이하로 탐지됐다.

합참은 "(북한 발사체) 발사 직후 군과 정보기관, 국가안보실 간 긴급회의를 통해 상황 평가를 하고 대응방안을 협의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일각에선 합참이 북한의 이번 발사체를 최초 탐지한 16일 오후 6시로부터 무려 14시간 가까이 지난 뒤 북한 매체 보도 내용을 확인해주는 방식으로 탐지 제원 등을 공개함에 따라 '관계당국의 대응이 안일했던 게 아니냐'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평양 노동신문=뉴스1) = 북한 조선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김정은 총비서가 신형전술유도무기 시험발사를 참관했다고 17일 보도했다. [국내에서만 사용가능. 재배포 금지. DB 금지. For Use Only in the Republic of Korea. Redistribution Prohibited] rodongphoto@news1.kr


특히 김 총비서가 시험발사 현장을 직접 참관했는데도 이 같은 사실이 즉각 공개되지 않은 점 또한 '당국의 정보 분석·판단에 문제가 있었음을 보여준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이날 노동신문엔 김 총비서가 유도무기 시험발사 현장에 함께한 간부들에게 지시하는 모습과 이동식 발사대(TEL) 차량에서 미사일이 발사되는 모습을 촬영한 사진 등이 함께 공개했다.

이에 대해 소식통은 "군 당국이 초기에 탐지한 북한 발사체 제원을 '공개할 만한 수준이 아니다'고 판단한 것으로 안다"며 "(한미 간에) 추가적인 분석도 필요했다"고 전했다.

합참은 이날 언론 공지에서 "북한의 발사동향에 대해선 한미연합으로 실시간 추적하고 있다"며 "감시와 대비태세와 관련해 필요한 만반의 조치를 취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노동신문이 공개한 사진을 보면 북한이 이날 쏜 미사일의 외형은 '북한판 이스칸데르'로 불리는 단거리탄도미사일 KN-23과 유사하다. 다만 그 크기는 KN-23보다 작은 것으로 보인다. 이에 대해 소식통은 "우리 군의 전술지대지유도탄(KTSSM)과 유사한 무기로 추정된다"고 설명했다.

장영근 한국항공대 교수도 "미사일 형상은 KN-23과 유사하지만 길이가 짧다"며 "저각으로 발사해서 고도 25㎞, 사거리 110㎞ 정도의 성능이 나온 것 같다. 정상각도로 발사하면 300㎞ 이상의 사거리도 가능해 보인다"고 분석했다.

이런 가운데 우리 군은 김 총비서가 '태양절'(김일성 주석 생일·4월15일) 경축 행사 직후  무기시험 현장을 직접 찾음으로써 대내 결속 효과를 노린 것으로 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군 당국은 또 북한의 이번 무기시험이 18일 시작되는 올 전반기 한미연합지휘소훈련(CCPT)과 미국 해군이 최근 '에이브러햄 링컨' 항공모함 전단을 동해에 전개한 것을 의식한 행보일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한 것으로 전해졌다.

 

기사제공=뉴스1(시애틀제휴사)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로그인 후 댓글을 작성하실 수 있습니다.

뉴스포커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