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란 꼬리 무는 尹의 장관들…막 올린 '청문 정국' 격랑 예고

민주, 한동훈 청문회 '보이콧' 검토…국힘 "두려움 느끼나"

'아빠 찬스' 정호영, 의혹 일파만파…국힘 내부선 '당혹'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초대 내각 인선을 마무리하면서 '청문회 정국'이 막을 올렸다. 인사청문회가 6·1 지방선거를 앞두고 열리는 전초전(前哨戰) 성격을 띠게 되면서 여야는 양보 없는 '대격돌'을 예고했다.

더불어민주당은 한동훈 법무부 장관·정호영 복지부 장관 후보를 '낙마 1순위'로 꼽고 '송곳 검증'을 벼르고 있다. 국민의힘은 여론전으로 방어막을 펴면서도, 일부 후보자에 대해서는 '자진사퇴' 필요성을 제기하며 수싸움에 들어갔다.

◇민주, 한동훈 청문회 '보이콧' 검토…국힘 "두려움 느끼나"

17일 정치권에 따르면 대통령직인수위원회는 현재 18명의 장관 후보자들 중 14명의 인사청문요청안을 국회에 송부했다.

요청안이 미송부된 후보자는 이영(중소벤처기업부), 이정식(고용노동부), 정황근(농림축산식품부), 한동훈(법무부장관) 후보자까지 총 4명이다.

최대 격전지는 '한동훈 청문회'이다. 민주당은 한 후보자의 인사청문요청안이 국회에 제출되지도 않은 상황임에도 인사청문회를 보이콧(거부)하는 방안을 검토하는 등 한 후보자와 국민의힘을 향해 강한 견제구를 날리고 있다.

민형배 민주당 인사청문회 준비 태스크포스(TF) 단장은 지난 15일 라디오 인터뷰에서 한 후보자가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 법안을 '야반도주'에 빗댄 점을 거론하면서 "인사청문회를 앞둔 후보자 중에 그렇게 오만방자한 경우는 처음 봤다"고 날을 세웠다.

민 단장은 "(한 후보자를) 후보자로 국회에 추천하는 것 자체가 적절치 않은 것 같다"며 "그래서 인사청문회 자체를 거부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검토를 지금 하고 있다"고 말했다.

국민의힘은 즉각 반발했다.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는 전날(16일) 페이스북에 민 단장의 인터뷰 기사를 공유하고 "청문회 보이콧이라니요, 삶은 소머리가 웃겠다"며 "민주당의 두려움이 느껴진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민 단장의 '청문회 거부 검토' 발언에 대해 "지금까지 집단린치를 가하던 대상을 마주하면 부끄러운 본인들의 과거 행태가 백일하에 드러날 테니 회피하려고 한다"며 "집단린치는 마음대로였겠지만 나갈 때는 마음대로 안 될 것"이라고 응수했다.

다만 한 후보자가 '검수완박 강행처리'를 자극한다는 점은 고민거리다. 민주당은 윤 당선인이 한 후보자를 법무부 장관 후보자로 지명한 것을 명분으로 검수완박 법안을 4월 임시국회에서 처리하겠다고 예고했다.

국민의힘은 '무제한 토론'(필리버스터)으로 저지하겠다는 방침이지만 효과는 미지수다.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15일 국회에서 기자들을 만나 "민주당이 '살라미 작전'(회기 쪼개기)을 쓰면 우리 당으로서는 속수무책으로 당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권 원내대표는 "검수완박법의 위법성과 부작용에 대해 소상하게 보고를 해 국민들께서 민주당이 합의 정신을 무시한 행태에 대해 비판할 수 있도록 하는 것 외에는 다른 작전이 없다"며 "문재인 대통령도 비겁한 침묵을 그만하고 대통령으로서 소임을 다하길 요청한다"고 했다.

정호영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자. 2022.4.12/뉴스1 © News1 이성철 기자


◇'아빠 찬스' 정호영, 의혹 일파만파…국힘 내부선 '당혹'

'아빠 찬스' 논란을 받는 정호영 복지부 장관 후보자의 인사청문회도 뇌관이다. 정 후보자는 두 자녀 의대 편입학·아들 병역 특혜를 비롯한 각종 논란과 의혹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있어 민주당의 '최대 표적'이 된 상황이다.

정 후보자 본인과 자녀들을 둘러싼 의혹은 10여 가지에 달한다. 그가 경북대병원 고위직에 재직하던 시절, 딸과 아들이 차례로 경북대 의대 특별전형에 합격한 사실과 아들의 병역 특혜 의혹으로 '조국 닮은 꼴' 비판이 나온 것이 대표적이다.

정 후보자가 경북대병원 진료처장(부원장)으로 있던 2016년 딸이 경북대 의대에 편입했고, 정 후보자가 경북대병원장으로 있던 2017년에는 아들이 경북대 의대에 편입했다. 딸과 아들은 편입 과정에서 모두 경북대병원에서의 봉사 활동 실적을 제출했다.

민주당에서는 경북대병원 고위직을 아버지로 둔 자녀들이 의대에 연이어 편입하는 과정에서 특혜가 있지 않았겠느냐는 의심을 하고 있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교육위원회 소속 민주당 의원들은 15일 경북대병원을 찾아 편입학 특혜 논란을 검증할 수 있는 자료들을 요청하기도 했다.

정 후보자가 과거에 썼던 칼럼 논란과 외유성 출장 의혹, 황제 업무추진비 논란, 농지법 위반 의혹 등 각종 논란이 속출하는 점도 문젯거리다. 윤 당선인과 '40년 지기' 친구라는 꼬리표가 붙은 상황에서, 논란이 커질수록 윤 당선인에게 '정치적 부담'이 될 수 있어서다.

국민의힘 내부에서는 '자진사퇴론'까지 대두했다. 한 국민의힘 관계자는 당 내부에서의 우려가 상당하다고 귀띔하면서 "정 후보자에게 '제2의 조국' 프레임이 씌워지면 낙마는 둘째치고 새 정부의 국정동력이 타격을 입을 수 있다"고 말했다.

국민의힘 소속 한 중진 의원은 "정 후보자가 윤석열 정부에 부담을 주지 않도록 스스로 (거취) 입장을 밝혀야 하지 않겠나"라고 말했다. 다른 국민의힘 관계자는 "인사검증 과정에서 (자녀 특혜 의혹들이) 왜 걸러지지 않았는지 의문"이라고 했다.

당 지도부는 최근 인수위에 정 후보자에 대한 우려를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정 후보자는 이날(17일) 기자회견을 열고 자신을 둘러싼 의혹들에 대한 입장을 밝힐 예정이다. 그는 앞서 뉴스1에 문자를 보내 "엉뚱한 이야기까지 띄워가며 집요하게 제가 사퇴하기를 바라는 이유가 무엇인지 궁금하다"고 토로했다.

이어 '사퇴설에 개의치 않고 인사청문회에 임하겠다는 입장이냐'는 물음에 "네"라며 자진사퇴론에 확실히 선을 그었다.

 

기사제공=뉴스1(시애틀제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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