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이후 최다 6만4천' 모인 상암벌…한국, 11년 만에 이란 제압

손흥민·김영권 연속골로 2-0 승, A조 1위 등극

코로나 이후 국내 스포츠 최다 관중 운집

 

대한민국 축구대표팀이 6만4375명의 홈 팬들 앞에서 이란을 제압했다. 붉은 물결로 장관을 이룬 상암벌에서 11년 긴 무승 고리를 끊었다.

파울루 벤투 감독이 이끄는 한국은 24일 오후 8시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22 국제축구연맹(FIFA) 카타르 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 이란과의 9차전에서 2-0으로 이겼다.

한국은 전반 추가시간 페널티박스 정면에서 손흥민(토트넘)이 강력한 오른발 슈팅으로 이란 골망을 흔들어 리드를 잡았다. 이어 후반 17분 터진 수비수 김영권(울산)의 추가골을 묶어 승리를 거뒀다. 

한국은 2011년 1월22일 AFC 아시안컵 8강전(1-0 승) 이후 11년 만에 이란을 상대로 승리를 따내는 값진 결과를 만들었다. 최근 대 이란전 7경기 연속 무승(3무4패) 부진도 끊어냈다.

안방에서 이란에게 승리한 것도 2005년 10월12일 친선경기(2-0 승) 이후 17년 만이다. 통산 전적은 10승10무13패가 됐다.

이날 승리로 한국은 월드컵 최종예선서 7승2무(승점 23)를 기록, 이란(승점 22·7승1무1패)을 2위로 밀어내고 A조 선두로 올라서는 겹경사를 누렸다.

한국은 이날 황의조(보르도), 황희찬(울버햄튼) 등 최정예 멤버를 내세웠다.

전방에 황의조가 원톱으로 출격했고 손흥민과 황희찬이 좌우에 배치됐다. 중원에 정우영(알 사드)과 이재성(마인츠), 권창훈(김천)이 이름을 올렸다. 포백은 김진수(전북), 김영권, 김민재(페네르바체), 김태환(울산)이 호흡을 맞췄다. 골키퍼 장갑은 김승규(가시와)가 꼈다.

한국은 전반 초반 수비 실수로 한 차례 위기에 처했다. 전반 3분 수비 진영에서 패스 미스가 나오면서 하지 사피가 페널티박스 정면에서 슈팅을 날렸으나, 수비가 몸을 던져 막아냈다.

위기를 넘기고 홈팬들의 응원을 받은 한국은 서서히 점유율을 높여가며 흐름을 바꿨다.

한국은 전반 10분 박스 안으로 침투하던 권창훈이 오른쪽 측면에서 날카로운 크로스를 올렸지만 수비 태클에 막혔다. 1분 뒤 왼쪽 측면에서 올라온 손흥민의 크로스를 황의조가 머리로 돌려 봤지만 골대를 살짝 벗어났다.

한국은 전반 중반이 넘어가면서 손흥민과 황희찬이 좌우 위치를 바꾸며 공격의 물꼬를 텄다.

손흥민이 24일 오후 서울 마포구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22 국제축구연맹(FIFA) 카타르 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 9차전 대한민국과 이란의 경기 전반전 선제골을 넣은 뒤 세리머니를 하고 있다. 2022.3.24/뉴스1 © News1 장수영 기자


전반 막판 기다렸던 손흥민의 한 방이 터졌다.

이란 지역 높은 위치에서 공을 탈취한 한국은 손흥민이 페널티박스 왼쪽에서 강력한 오른발 슈팅을 날렸고, 묵직하게 날아간 공이 이란 골키퍼의 펀칭을 뚫고 그대로 골라인을 넘었다.

결정적인 손흥민의 득점으로 태극전사들은 전반을 1-0으로 마쳤다.

기세를 탄 한국은 후반 초반 이란을 강하게 몰아쳤다.

후반 시작과 동시에 황희찬의 패스를 받은 손흥민의 슈팅은 골키퍼 선방에 막혔고, 리바운드 된 공을 황의조가 재차 슈팅했지만 슈퍼 세이브에 걸렸다.

후반 4분에도 김진수의 크로스를 권창훈이 논스톱 왼발슛으로 연결한 것이 골대를 넘어갔다.

계속 밀리던 이란도 틈틈이 역습으로 한국 골문을 노렸다. 그러나 한국은 후반 17분 터진 수비수 김영권의 추가골로 승기를 잡았다.

이란의 왼쪽 측면을 파고들던 황희찬이 이재성에게 패스를 건넸고, 문전에 있던 김영권이 침착한 마무리로 골 네트를 흔들었다. 서울월드컵경기장을 찾은 6만4000여 관중의 함성이 최고조에 달했다.

김영권이 24일 오후 서울 마포구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22 국제축구연맹(FIFA) 카타르 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 9차전 대한민국과 이란의 경기 후반전 추가골을 넣은 뒤 세리머니를 하고 있다. 2022.3.24/뉴스1 © News1 장수영 기자


벤투 감독은 후반 21분 황의조를 빼고 조규성(김천)을 투입하며 공세를 늦추지 않았다.

한국은 후반 26분 문전에서 손흥민이 결정적인 슛이 빗맞으면서 아쉬움을 남겼다.

대표팀은 후반 34분 다소 지친 김민재를 빼고 박지수(김천)를 투입하며 수비를 강화했다.

2골 차로 앞서가던 한국도 위기는 있었다. 후반 35분 이란 오른쪽 측면에서 올라온 크로스를 사르다르 아즈문이 헤딩으로 연결했지만 김승규의 정면으로 향했다.

3분 뒤에도 이란 공격수 사이야드 마네시의 결정적인 칩샷이 골대를 살짝 벗어나며 한숨을 돌렸다.

빠른 역습을 펼친 한국은 후반 39분 페널티박스 오른쪽에서 날린 손흥민의 슈팅이 수비를 맞고 벗어나며 땅을 쳤다. 이어 코너킥에서 나온 김진수의 헤딩은 골키퍼의 슈퍼세이브에 걸렸다.

추가골은 터지지 않았으나 마지막까지 리드를 놓치지 않은 한국은 2-0 스코어를 끝까지 유지, 이란을 상대로 11년 만에 승리를 따냈다.

대한민국 축구대표팀 선수들이 24일 오후 서울 마포구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22 국제축구연맹(FIFA) 카타르 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 9차전 대한민국과 이란의 경기를 2대0으로 승리한 뒤 팬들에게 인사하고 있다. 2022.3.24/뉴스1 © News1 장수영 기자


이란전을 마친 한국은 오는 29일 아랍에미리트(UAE) 두바이에서 UAE와 조별리그 최종전을 치른다.

한편 이날 공식 집계된 관중 숫자는 총 6만4375명이다. 이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발생 이후 국내에서 열린 각종 스포츠 경기를 통틀어 최다 관중 기록이다.

지난해 11월11일 아랍에미리트(UAE)와의 월드컵 최종예선 5차전(고양종합운동장)을 찾았던 3만152명의 두 배가 넘는 팬들이 현장을 찾았다.

국내 최대 규모를 자랑하는 서울월드컵경기장이 만원 관중을 기록한 것은 2019년 3월26일 콜롬비아와의 국가대표 친선전 이후 3년 만이다. 2001년 서울월드컵경기장 개장 이후 역대 10번째 만원 관중 경기였다.

 

기사제공=뉴스1(시애틀제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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