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중증 900명 육박에도 해답 못찾은 어린이 접종…정부의 선택은

0~9세 10만명당 확진자 전 연령대 최고

백신 효과 불확실에 심근염 등 우려까지

 

연일 수십만명의 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하면서 어린이 환자도 급증하고 있다. 10대는 누적 사망자가 1명인데 비해 0~9세 사망자는 5명이나 되어 대책이 한시도 급한데 아직 정부는 어린이 접종에 대한 명쾌한 답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방역 당국에 따르면 6일 0시 기준 확진자 24만3628명 가운데 0~9세는 10.9%인 2만6556명에 달했다. 사회적으로 활동이 많은 청장년층에 비하면 조금 비중이 낮지만 현재까지의 인구 10만명당 발생은 1만4224명으로, 전 연령대에서 가장 높았다.

사망자 및 위중증 환자 면에서도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이날 신규 사망자 중에 10대나 어린이는 없었다. 하지만 위중증 환자 885명 가운데 0~9세는 6명이나 됐다. 10대는 2명, 20대는 9명이었다. 또 현재까지 누적 사망자는 10대는 1명에 불과한데 0~9세는 5명이나 된다. 백신 접종자들이 포함된 연령대인 10대에 비해 아직 접종이 이뤄지지 않은 연령대라 고공행진하는 유행의 여파가 더 강한 것이다.   

0~11세 연령의 확진자는 1월 2만6095명에서 2월 32만9784명으로 16배 폭증했다. 이는 2월의 18세 이하 확진자 52만5516명 가운데 62.4%다.

임숙영 방대본 상황총괄단장은 최근 "영유아·소아는 접종 대상이 아니다 보니 저항력이 약했고, 확진자 증가로 귀결됐다"고 말했다.

문제는 정부가 3월 중 5~11세 접종계획을 발표하겠다고 했지만 언제가 될지도 미지수인 데다가 당장 맞는다고 해도 백신 효과가 나타나는데는 몇주가 걸려 현재의 위중증과 사망이 한동안은 계속될 것이라는 점이다. 

지난달 21일 화이자의 5~11세 대상 백신은 국내 식품의약품안전처의 허가를 받았다. 당시 정부는 해외 동향과 접종 안전성·효과성 등을 종합 검토해 3월 중 접종계획을 발표하겠다고 밝혔다.

허가 후 한달도 넘게 검토기간을 둔 것은 정부가 얼마나 이 연령대 접종에 고민인지를 방증한다. 게다가 해외에서 어린이 대상 화이자 백신이 크게 효과가 있지 못하다는 연구 결과가 나오면서 정부의 고민은 더욱 깊어질 것으로 보인다. 유행이 자꾸 커지는 상황을 보면 사회적 필요성에 따라 어린이도 접종해야 하지만 의학적 위험-이득 분석은 접종에 점점 불리한 쪽으로 가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 미국이 지난해 12월 13일부터 올해 1월 31일까지 어린이용 화이자 백신으로 2차까지 접종을 완료한 12~17세 85만2384명과 5~11세 36만5502명 접종 데이터를 비교·분석한 결과 5~11세 연령은 접종 후 약 한달여 만에 감염 예방효과가 급감한 것으로 나타났다. 같은 기간 12~17세는 66%에서 51%로 예방효과가 감소한 반면 5~11세는 68%에서 12% 수준으로 떨어졌다.

12~17세 중증 예방효과는 접종 초기 85%에서 73%로, 5~11세는 100%에서 48%로 감소했다. 이 역시 소아 연령 감소폭이 컸다. 맞고서 한달밖에 감염예방 효과는 지속되지 않는다는 데다가 위중증 예방 효과도 다른 연령층에 비해 낮은 것이다.  

게다가 지난 4일 코로나19 백신 안전성위원회가 코로나19 예방접종과 부작용, 사망과의 인과성을 연구한 결과, mRNA(메신저리보핵산) 백신과 급성심근염 등의 상관관계가 충분하다고 밝힌 점도 한 변수가 되고 있다.

백신안정성위는 "백신 1회 접종 후 급성심근염의 위험구간의 발생률은 대조군과 비교했을 때 화이자백신이 3.57배, 모더나백신이 5.67배로 유의하게 증가했다"고 했다. 급성심낭염의 발생률은 화이자가 9.60배, 모더나가 7.00배 높게 나타났다. 

접종 시기도 어중간해지고 있다. 정부는 이달 중 어린이용 백신의 접종 계획을 발표하겠다고 했지만 유행 정점이 지날 것으로 전문가들이 예측하는 때가 바로 이달 중순~하순이다. 접종이 이뤄진다는 전제 하에 접종 효력이 본격화되는 것은 다음달이 된다. 그런데 그때는 이미 유행 주기나 계절적으로 접종이 크게 필요한 때가 아니다.

방역 당국은 5~11세에 반드시 백신 접종이 필요한가부터 고민 중이라고 밝혔다. 부모 입장에서는 정부가 접종 쪽으로 결정한다고 해도 백신 자체에 대한 불신이 높아 잘 호응하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

코로나19 예방접종 대응추진단 관계자는 최근 "이 때문에 5~11세 접종률이 (12세보다) 높을 것으로 예상하지 못하는 게 사실"이라며 "어떤 대상자에 접종을 권할지 결정한 뒤에 접종률을 고민하겠다"고 밝혔다.
 
기사제공=뉴스1(시애틀제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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