뿔난 셀트리온 소액주주 "자사주 100만주 이상 매입하라" 요구

분기배당·상장 3사 합병·소액주주 사외이사 등 8가지 요구  
회사측 "이사회 및 경영진 결정 사항…검토후 답변하겠다"

 

제약바이오주 셀트리온 주가가 고점 대비 '반토막' 나자 소액주주들이 자사주 100만주 이상 매입, 분기배당 등 회사 측에 적극적인 주주가치 제고방안을 요구했다. 셀트리온 측은 숙고한 뒤 답변하겠다며 즉답을 피했다. 

셀트리온 소액주주들은 그동안 공매도 세력에 공동 대응하고 주요 경영 결정 사항을 적극적으로 지지하며 회사측과 끈끈한 관계를 자랑해왔지만 최근 주가급락으로 회사측과 갈등을 빚고 있다. 

2일 셀트리온 소액주주들이 연대해 구성한 '비상대책위원회'에 따르면 비대위는 지난 1일 '주주가치 제고를 위한 요구사항' 8가지를 회사측에 전달했다. 

소액주주들은 회사측이 취해야 할 주주친화적 경영정책을 추렸고 투표를 통해 최종 요구사항을 결정했다. 

우선 연말 배당에서 셀트리온 주주에 대해 회사 최대주주인 셀트리온홀딩스 주주에 비해 2배 많은 차등 배당을 실시하라고 요구했다. 

또 셀트리온과 셀트리온헬스케어, 셀트리온제약 등 상장 3사간 합병 계획안을 조속히 발표하라고 요청했다. 셀트리온 관계사 간 합병에 대한 구체적인 사실이 공시되지 않아 오히려 시장이 이를 불확실성으로 받아들이고 주가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만큼 합병 여부 및 계획에 대한 구체적인 내용을 대내외에 공개적으로 알리라는 것이다. 

아울러 과도한 주가하락에 대한 시장 및 주주들의 불안감을 해소하기 위해 100만주 이상의 자사주 매입을 즉각 검토하라고 요구했다.

또 주가 급락의 주된 요인인 '공매도'를 견제하기 위해 배당 방식을 '분기배당'으로 바꾸라고 했다. 주주명부 폐쇄 전에 공매도 상환이 이뤄져야 하기 때문에 분기배당이 공매도 방어에 효율적인 방법이라는 게 비대위 측의 설명이다. 

40만 소액주주를 대표하는 사외이사를 이사진에 포함할 것도 요청했다. 

이밖에 성과보상 스톡옵션은 신주발행 대신 회사가 보유한 자사주를 활용할 것, IR팀의 인력 및 조직을 확충해 주주들의 요청에 즉각 대응할 수 있는 체계를 마련할 것, 공시의무가 발생하는 안건에 대해서는 장전공시 또는 장중공시를 적극 시행하고, 공시의무와 무관한 안건일지라도 주주들의 알 권리를 보장하기 위해 회사의 홈페이지 등을 통해 적극적으로 공시할 것 등을 요구했다. 

임철중 비대위원장은 "8가지 요구를 모두 수용하기를 바란다기보다는 이 중 회사가 시행할 수 있는 것을 최대한 이행해 달라고 요구하는 것"이라면서 "회사측은 대부분의 사항에 대해 이사회 의결이나 경영진 검토가 필요하다며 확답을 하지는 않은 상태"라고 말했다. 

비대위는 주주행동에 나서기 전 소액주주 '지분모으기' 운동을 시행했으며 그 결과 현재까지 1400만주가량의 지분을 모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셀트리온 전체 지분의 약 11%에 해당하는 물량이다. 셀트리온 소액주주는 지난해 말 기준으로 총 40만9742명이며 이들이 보유한 지분은 전체의 64.29%(8678만9833주)다. 

셀트리온의 소액주주들이 지분까지 모아가며 '실력행사'에 돌입한 것은 이 회사의 주가가 고점 대비 '반토막' 났기 때문이다. 

셀트리온은 코로나19 치료제 개발에 대한 기대감이 고조됐던 지난해 12월7일, 39만6240원을 기록하며 사상최고치를 썼다. 이후 20만원 후반에서 박스권 등락을 거듭하다가 미국 제약사 머크의 '먹는'(경구용) 코로나19 치료제가 임상실험에서 좋은 결과를 얻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주가가 크게 하락했다. 지난달 29일에는 지지선으로 여겨지던 20만원선까지 붕괴되며 19만6000원을 기록하기도 했다. 

소액주주들이 모은 지분 물량이라면 임시주주총회 등을 요구할 수 있으며 정관 개정, 사외이사 추천 등도 안건에 상정시킬 수 있다. 회사 입장에서는 소액주주들이 주주총회 개최 요구까지 갈 경우 현 경영진에 대한 경질 요구나 사외이사 추천 등 강경 요구가 더욱 강해질 것으로 보고 최대한 소액주주들과 소통을 통해 난관을 타개하자는 방침이다. 

임 위원장은 "전날 저녁, 회사측은 IR팀 인원 보강 및 (호재성 재료의) 장중 공시 확대, 주주 소통 강화 등은 최대한 노력하겠다고 간담회 이후 추가 답변을 보내왔다"면서 "다만 실제 주주 이익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자사주 매입이나 사외이사추천 등의 방안은 이사회 결정 등이 필요한 부분이기 때문에 당장 답변하기는 어렵다는 입장을 보내왔다"고 전했다. 

그는 이어 "시장에서는 셀트리온에 대한 '불확실성'을 우려하면서 주가가 빠지고 있는데 회사측이 이런 부분에 대한 명확한 정보를 시장에 제공하고 앞으로의 계획을 제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기사제공=뉴스1(시애틀N 제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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