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대통령 "전공의 만나고 싶다"…전공의 "총선용 아니냐" 냉랭

공식 답변 부재 속 "대화 나가지 않을 것…총선용 이용 당해"

방재승 "의대 증원 취소·유예 해야 대화"…일각 "일단 만나야"


윤석열 대통령이 대국민담화를 통해 '2000명 의대 증원 조정'과 '전공의와의 대화' 여지를 남겼지만, 전공의들은 22대 총선을 일주일 앞둔 가운데 내세운 유화책이라며 냉랭한 반응이 주를 이루고 있다.


3일 대통령실은 전날(2일) "윤 대통령은 의료계 단체들이 많지만, 집단행동 당사자인 전공의들을 만나 직접 이야기를 듣고 싶어 한다"고 밝혔다. 이는 같은날 전국의과대학교수협의회(전의교협)가 윤석열 대통령을 향해 전공의들에게 먼저 손을 내밀어달라고 호소한 것에 따른 것이다.


윤 대통령의 만남 제안에 대해 전공의를 대표하는 대한전공의협의회(대전협)나 박단 대전협 회장의 공식적인 반응은 아직까지 나오지 않고 있다. 


정부는 의료계의 물밑접촉도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한덕수 국무총리는 전날 오후 KBS '뉴스9'에 출연해 "대통령께서는 시간, 장소, 주제를 제한하지 않고 전공의들과 진정으로 대화하고 싶다는 의지가 굉장히 강하다"며 "지금 대화를 위한 접촉이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정작 전공의들은 윤 대통령의 대화 제안에 반발하며, 만남을 거부하겠다는 의견을 내놓고 있다. 최근 서울 소재 대학병원에서 사직한 전공의는 "대통령을 전공의들이 믿지 않을 것이며, 대화에도 나가지도 않을 것"이라며 "지금 (사직서를 제출하고 병원을 나온) 전공의들은 지난 2020년 의대생으로 있으면서 정부의 의대증원 추진을 겪어본 이들이기 때문에, 정부의 정책 추진 과정에 대해 기본적으로 불신을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사직 전공의도 "대부분의 전공의들이 총선용으로 이용만 당할 것이기 때문에, 정부와의 대화에 응하지 말자는 의견이 대다수"라며 "협의없이 불통으로 일방적으로 2000명을 발표해버린 후 지속적으로 의사들에대한 협박만 일삼으니 의사들에게 신뢰를 잃어버렸다. 철회 후 만나자는 의견이 (의사들 사이에서) 대다수인데, 그러지 않고 만나자고만 하니 (의사들) 대다수는 납득하지 못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방재승 전국의대교수비상대책위 위원장도 "의사 증원 및 필수의료 정책에 대한 전공의들의 주장은 처음부터 지금까지 원점 재논의와 과학적 근거를 기반으로 논의를 할 수 있는 협의체 구성"이라며 "사회적 혼란을 줄이고 의료시스템의 붕괴를 막기 위해서는 정부가 '현재 추진 정책을 취소 또는 유예할테니, 전공의들에게 복귀를 해달라'는 입장을 표명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다만 일각에서는 윤 대통령과 의료계가 만나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대화를 통해 의료계의 주장을 좀 더 명확하게 제시할 수 있기 때문이다. 또 이 과정에서 여러 단체가 모여 통일된 의견을 낼 가능성도 있다는 이유에서다.


대학병원의 한 진료과 교수는 "사실 일방적인 것은 없다. 서로 조금씩 양보하는 중간 어디쯤으로 결정되는 것이 현실적이다"며 "의료계와 정부가 대화를 하느냐 하지 않느냐는 국민들이 보는 의미가 다르다. 국민들이 볼 때는 의료계도 사태 해결을 위해서 노력하고 있다는 점을 보여줄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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