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협업만이 살길"…KT 수장 발언에 담긴 AI 시대 생존법은

이통3사, AI 기술 확보 위한 공격적 투자

 

"혼자 해서 해결되는 세상은 지나간 지 오래다."


김영섭 KT(030200) 대표가 지난 19일 제5차 인공지능 최고위 전략대화에서 한 말이다. 인공지능(AI) 시대를 맞아 글로벌 빅테크(거대 정보기술 기업) 공세에 맞설 수 있게 협력하자는 취지다.


주변 상황을 고려하면 다른 속내도 읽힌다. 주력 사업이던 통신을 넘어 ICT(정보통신기술) 기업으로 체질 개선에 속도를 내고 있으나 독자적인 기술로만 생성 AI 시장에서 경쟁력을 유지하기 어렵다는 냉정한 판단에 선도기업과의 전략적 협업 의지를 드러낸 것으로도 볼 수 있어서다.


김 대표는 "AI 기반 디지털 혁신 파트너가 되는 게 회사 비전이자 성장 전략"이라며 "젊고 작은 기업과 적극 협력하고, 대기업의 전문 작품들을 (채택하는 것을) 적극적으로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렇게 연결된 전체 역량이 곧 KT 역량과 직결된다고도 봤다.


국내 이동통신 3사가 국내외 스타트업에 지분을 투자하고 전략적 협업 관계를 확대하는 것 역시 같은 이유에서다.


KT는 지난해 10월 초거대 AI '믿음'을 출시하고 AI 기업 간 거래(B2B) 시장을 공략 중이다. 자체 AI가 없는 기업에 맞춤형 거대언어모델(LLM)을 제공하고 클라우드 서비스를 엮어 수익을 내겠다는 전략이다.


이를 위해 역량 있는 스타트업에 투자하며 AI 동맹도 확장 중이다. AI 반도체와 클라우드 등 인프라부터 AI 응용 서비스까지 아우르는 이른바 'AI 풀스택' 전략을 위해서다.


KT는 앞서 AI 반도체 기업 리벨리온에 300억원을, AI 인프라 소프트웨어 기업 모레에 150억원을 투자했다. 지난해 AI 스타트업 업스테이지와 콴다에도 100억원씩을 투자했다.


업스테이지는 개방형 LLM 평가 순위인 '허깅페이스'의 리더보드 1위에 오르는 등 기술력을 인정받은 업체다. 콴다는 AI를 활용한 학습 플랫폼을 서비스하는 곳으로, 20개 국가에서 교육 애플리케이션 1위를 차지했다.


LG유플러스도 최근 AI 기반 질의응답 솔루션 스타트업 포티투마루에 100억원 규모의 지분투자를 단행했다. 포티투마루는 사용자 질문에 정답 후보군을 제시하는 기존 AI 구동 방식을 더 발전시켜 단 하나의 대답을 도출하는 기술을 갖춘 기업이다.


LG유플러스(032640)는 포티투마루와 함께 AI 기반 고객센터인 AI컨택트센터(AICC) 및 LMM과 관련한 B2B 사업을 강화할 예정이다. 새롭게 선보일 통신 맞춤형 AI '익시젠'에서도 포티투마루와의 협업이 시너지를 낼 것으로 기대한다. 


'글로벌 AI 컴퍼니'로 도약을 선언한 SK텔레콤(017670)은 최근 폐막한 세계 최대 정보기술(IT) 전시회 CES 2024에서도 AI 파트너십 확대에 주력했다.


AI 기반 스마트 웨어러블 기기 'AI핀'을 개발한 휴메인, 베톨로지(동물 엑스레이 진단 기업), 수퍼마이크로(글로벌 서버 제조사) 등 경영진과 만나 AI 사업 협력을 논의했다. 몰로코, 팬텀AI, 마키나락스, 사피온 등 'K-AI 얼라이언스' 주요 멤버사들과도 만나 시너지 확대 방안을 논의했다. K-AI 얼라이언스는 SK텔레콤이 지난해 열린 '모바일월드콩그레스'(MWC)에서 AI 사업을 협력하고, 글로벌 진출을 함께 추진하기 위해 출범시킨 단체다.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로그인 후 댓글을 작성하실 수 있습니다.

뉴스포커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