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약만큼 심각하다…손댄 청소년 65% 중독 빠뜨린 '이것'

10대 사회 스며든 '온라인 도박'…가입부터 참여까지 '10분'

사이트 원천 차단 '시급'…예방교육은 필수, 수사기관은 엄단


"불타는 금요일, 불구경 오세요~ #바카라"

마약뿐만이 아니다. 최근 불법 온라인 도박도 청소년 사회를 깊숙이 침투하고 있다.

폐해는 심각하다. 도박 중독이나 금전적 손실뿐 아니라 빚을 갚기 위한 절도·갈취 등 2차 범죄로도 이어진다.

전문가들은 관계기관의 불법 도박 사이트 신속한 차단과 불법 도박의 심각성에 대한 주기적인 예방 교육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은다.

(도박 사이트 채팅창 캡처)
(도박 사이트 채팅창 캡처)


◇ 회원가입부터 도박 참여까지 단 '10분'···또래 집단 타고 확산


청소년들이 주로 빠지는 도박은 바카라다. 바카라는 카드놀이의 일종이다. 서울경찰청과 한국도박문제예방치유원에 따르면, 지난 4~10월 수사 과정에서 도박 중독에 빠진 청소년 76명을 분석한 결과 그중 65%(50명)는 바카라나 달팽이게임을 한 것으로 나타났다.

스마트폰이 있으니 접근도 쉽다. 주된 통로는 유튜브다. 바카라를 검색창에 입력하면 실시간 불법 도박 중계 방송이 뜬다. 해당 방송들을 보면 불법 도박 사이트 링크가 버젓이 올라와 있다.

SNS 메시지를 받고 호기심에 접속하거나 알고리즘을 통해 우연히 접하게 되는 경우도 적지 않다.

불법 도박 사이트 가입 절차도 간단하다. 아이디와 비밀번호, 휴대전화 번호와 은행 계좌를 입력하면 1~2분 내 운영자가 가입 승인을 하는 식이다. 가입부터 도박 참여까지 10분 남짓이다.

문턱이 낮은 만큼 10대들은 쉽게 유혹될 수 있다. 한 명이 빠져 들면 주변에 확산할 가능성도 크다. 10대 특성상 또래 집단 내 전파 속도가 빠르기 때문이다.

심용출 국립청소년인터넷드림마을 부장은 "도박 청소년 이야기를 들어보면 SNS와 유튜브 채널을 통해 사이트 가입을 하는 경우가 많다"며 "한 명이 가입한 후 주변 친구들에게 도박 사이트를 소개해 주기도 한다"고 말했다.

◇ 접근 어렵게 해야 하는데…현행법은 아직

청소년들이 도박에 빠지면 돈만 잃는 게 아니다. 사채에 손을 대거나 2차 범죄를 저지를 가능성도 크다. 잠재적 범죄자로 비화할 수 있는 셈이다.

청소년 도박 중독자 중에는 마약 배달, 보이스피싱 전력이 있는 이들이 상당수다. 절도 등 강력범죄를 저지르는 사례도 적지 않다. 실제로 지난 6월 경기도 김포에서는 청소년들이 도박 빚을 갚기 위해 금은방 강화유리를 부수고 들어가 귀금속 3000여만원을 훔치는 사건이 발생하기도 했다.

결국 예방이 최선이다. 특히 전문가들은 경각심을 높이기 위한 교육이 중요하다고 말한다. 학교나 가정에서 관련 교육을 통해 도박의 위험성과 폐해를 적극적으로 알려야 한다는 것이다. 한국도박문제예방치유원 등 전문상담기관에 대한 홍보도 필요하다.

불법 온라인 도박 해당 사이트 접근 자체를 차단하는 것도 시급하다.

다만 현행법상 쉽지 않다. 현재 방송심의위원회에서 불법 도박 사이트를 차단하는데 소요되는 시간은 약 3~6주가 소요된다. 정보통신망법에 따라 위원회 대면 의결 등 절차를 거쳐야 하기 때문이다. 반면 불법 도박 사이트의 복제 사이트를 개설하는 데에는 하루 이틀이면 충분하다.

이런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방심위의 전자 의결을 허용하는 내용의 정통망법 개정안이 발의됐지만, 현재 법안은 상임위원회에 계류 중이다. 방심위 관계자는 "디지털 성범죄 정보 심의처럼 전자심의 형태로 하게 되면 신속성 측면에서 (차단이) 빨라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불법 도박 사이트가 더는 확산하지 않도록 운영자 등 관련 범죄자를 엄단하는 것도 중요하다. 대검찰청은 지난달 청소년 대상 온라인 불법 도박사이트 운영자의 구속수사를 원칙으로 하고 법정최고형을 구형하는 등 엄정 대응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기사제공=뉴스1(시애틀N 제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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