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00만원·1400만원이 한달 임대료?…매매 주춤 속 상승세 보이는 월세

11월 서울 아파트 월세지수, 전달보다 0.8p 상승한 111.6

“당분간 이 같은 분위기 이어질 수도”

 

# 서울 강남구 삼성동 ‘삼성동라테라스 전용면적 200.56㎡(8층)’는 이달 보증금 5억원·월세 2200만원에 임대차 계약이 진행됐다. 같은 달 강남구 삼성동 ‘아이파크 전용 156.86㎡(24층)’의 경우 보증금 2억원·월임대료 1400만원의 조건으로 월세 계약이 체결됐다.


아파트 매매 시장이 주춤한 것과 달리 월세 시장은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수천만원에 달하는 월세 거래도 심심치 않게 등장한다. 경기 침체·금리 인상 속에서 대출 상환 부담을 줄이려는 집주인과 전세사기에 따른 세입자의 월세 선호도 증가 등이 맞물린 영향으로 분석된다.  


30일 KB부동산에 따르면 이달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지수는 90.8로 전달과 같은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이달 서울 아파트 월세지수는 전달(110.8)보다 0.8포인트(p) 상승한 111.6으로 집계됐다. 특히 강북 14개구(110.6→111.5)가 강남 11구(111.0→111.6)보다 상승 폭이 컸다.


서울 용산구 소재 A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최근 부동산경기 침체로 매매가 쉽지 않아 집주인들이 차선으로 월세를 선택하는 경우가 있다”며 “당장 금리가 오르니 월세로 이자 부담이라도 낮추려는 것으로 보인다”고 귀띔했다.


이어 “전세사기 여파로 (전세보다) 월세를 선택하는 사람도 늘고 있다”면서도 “초고가 월세의 경우 집을 매입해 세금을 내는 것보다 월세로 거주하는 게 이득인 특정 수요층이 선택하는 경우가 많다”고 덧붙였다.


초고가 월세도 눈에 띈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지난 29일 기준 이달 서울 아파트 전월세 거래는 총 1만1032건으로 조사됐다. 이중 월세(반전세 등 포함)는 3988건으로 집계됐다.


고가 월세로 분류되는 월 임대료 100만원 이상 거래가 1485건인 것으로 분석됐다. 월 임대료가 500만원 이상인 초고가 월세도 38건으로 나타났다.


부동산업계 한 관계자는 “자금 회전율을 높여야 하는 사업가나 사생활 보호가 중요한 연예인 등이 초고가 월세 아파트를 많이 이용한다”며 “과거 고가 아파트는 강남에 많이 분포했는데, 지금은 용산 등 강북에 많이 밀집해 있다”고 전했다.


당분간 이 같은 분위기는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김효선 NH농협은행 부동산수석위원은 “아파트 매매시장의 상승세가 한풀 꺾이면서 임대차 시장에 머무는 수요가 늘어나고 있다”며 “전세가격이 떨어졌을 때는 전세로 이동했는데, 반대로 전셋값이 오르면서 다시 월세로 이동하는 사람이 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내년에도 이 같은 분위기는 유지될 것으로 보이는데, 상승세는 유효할 것 같다”면서도 “당장 전세사기로 월세를 선택하는 사람들이 있는데, 전월세전환율 등을 따져 조금 더 본인에게 유리한 계약 방식을 선택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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