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협회 "황의조, 수사기관 결론 나올 때까지 국가대표 발탁 안할 것"

불법 촬영 혐의로 경찰 수사 받아, 내년 아시안컵 출전 불투명

클린스만 감독 "협회의 결정 존중하겠다"


대한축구협회(KFA)가 최근 불법 촬영 의혹 등 사생활 논란이 불거진 황의조(노리치시티)의 국가대표 선발을 당분간 보류하겠다고 밝혔다. 사실상 국가대표 자격 일시 박탈이다.

KFA는 28일 오후 축구협회 회의실에서 윤리위원회와 공정위원회, 국가대표 전력강화위원회 위원으로 논의기구를 꾸려 1시간30분 가깝게 회의를 진행한 뒤 "현재 경찰 수사를 받고 있는 황의조에 대해 사실 관계에 대한 수사기관의 결론이 나올 때까지 국가대표로 선발하지 않을 것"이라고 발표했다.

이윤남 윤리위원장은 "아직 범죄 사실 여부에 대한 다툼이 지속되고 있고 수사 중인 사안에 대해 협회가 예단하고 결론내릴 수는 없는 상황이지만 국가대표는 고도의 도덕성과 책임감을 가지고 국가를 대표하는 선수로서 자기관리를 해야 한다"며 "국가대표팀의 명예를 훼손할 수 있는 행위를 하지 않아야 할 위치에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선수가 수사 중인 사건의 피의자로 조사를 받고 있는 점, 이에 따라 정상적인 국가대표 활동이 어렵다는 점, 국가대표팀을 바라보는 축구팬들의 기대 수준이 높다는 점 등을 고려할 때 황의조를 국가대표로 선발하는 것은 부적절하다고 판단했다"고 덧붙였다.

이윤남 대한축구협회 윤리위원장(오른쪽)을 비롯한 위원들이 28일 오후 서울 종로구 대한축구협회 회의실에서 '불법 촬영 혐의'로 경찰 수사를 받고 있는 축구 국가대표 선수 황의조의 향후 대표팀 차출 및 국가대표 자격 유지에 대한 논의 기구 회의에 참석해 자료를 살펴보고 있다. 2023.11.28/뉴스1 © News1 김성진 기자
이윤남 대한축구협회 윤리위원장(오른쪽)을 비롯한 위원들이 28일 오후 서울 종로구 대한축구협회 회의실에서 '불법 촬영 혐의'로 경찰 수사를 받고 있는 축구 국가대표 선수 황의조의 향후 대표팀 차출 및 국가대표 자격 유지에 대한 논의 기구 회의에 참석해 자료를 살펴보고 있다. 2023.11.28/뉴스1 © News1 김성진 기자


이날 회의에는 이윤남 윤리위원장, 김원근 공정위원회 부위원장, 마이클 뮐러 전력강화위원장, 박태하 전력강화위원, 최영일 부회장, 정해성 대회위원장이 참석했다.

황의조는 최근 불법촬영 혐의로 경찰 조사를 받았다. 서울경찰청은 지난 20일 "황의조가 불법촬영을 한 혐의가 있다고 보고 그를 피의자로 전환해 조사를 진행 중"이라고 전했다.

앞서 SNS에 황의조에 대한 사생활 폭로글과 영상을 올린 여성 A씨가 지난 16일 구속되며 문제가 불거졌다.

A씨는 지난 6월 SNS에 황의조의 전 연인이라고 주장하며 그와 여러 여성들의 모습이 담긴 사진과 동영상을 공유한 혐의를 받는다. 조사 결과 A씨는 황의조의 형수인 것으로 확인됐다.

황의조는 지난해 11월 휴대전화를 도난당한 뒤 사진 유포 협박을 받았다며 해당 내용은 모두 허위라고 주장했다.

황의조가 20일 대전 유성구 대전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하나은행 초청 대한민국과 엘살바도르의 축구 국가대표 평가전에서 첫 골을 성공시킨 후 세리머니를 하고 있다. 2023.6.20/뉴스1 © News1 신웅수 기자
황의조가 20일 대전 유성구 대전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하나은행 초청 대한민국과 엘살바도르의 축구 국가대표 평가전에서 첫 골을 성공시킨 후 세리머니를 하고 있다. 2023.6.20/뉴스1 © News1 신웅수 기자


하지만 이후 황의조의 불법촬영 혐의 피해자가 "촬영에 동의한 적이 없다"는 입장을 밝혀 논란이 커졌다. 피해자 측은 법무법인을 통해 "연인 사이에 합의된 영상"이라는 황의조의 주장을 반박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후 황의조 측에서 피해자의 신상이 드러날 수도 있는 발언을 해 '2차 가해' 논란도 일고 있다.

잇따른 사생활 논란 속에 황의조는 지난 19일 '클린스만호' 멤버로 중국 원정을 떠나 21일 중국과의 2026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지역 2차예선(3-0 승)에 후반 교체로 출전했다. 이를 두고 KFA를 향한 비판의 목소리가 커졌다.

관련해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은 "황의조는 우리 선수다. 아직까지 정확한 혐의가 입증되지 않았다. 명확한 혐의가 나오기 전까지 황의조는 대표팀 선수"라고 감싸 비판의 목소리가 커졌다.

각종 비판에도 황의조는 소속팀으로 돌아가 지난 26일 QPR전에서 결승골을 넣으며 1-0 승리를 이끌었다.

이윤남 대한축구협회 윤리위원장이 28일 오후 서울 종로구 대한축구협회 회의실에서 '불법 촬영 혐의'로 경찰 수사를 받고 있는 축구 국가대표 선수 황의조의 향후 대표팀 차출 및 국가대표 자격 유지에 대한 논의 기구 회의에 참석해 자료를 살펴보고 있다. 2023.11.28/뉴스1 © News1 김성진 기자
이윤남 대한축구협회 윤리위원장이 28일 오후 서울 종로구 대한축구협회 회의실에서 '불법 촬영 혐의'로 경찰 수사를 받고 있는 축구 국가대표 선수 황의조의 향후 대표팀 차출 및 국가대표 자격 유지에 대한 논의 기구 회의에 참석해 자료를 살펴보고 있다. 2023.11.28/뉴스1 © News1 김성진 기자


그와 관련된 파장이 커지자 KFA는 논의 기구를 구성해 이 문제를 다뤘고, 결국 당분간 황의조를 국가대표로 발탁하지 않기로 했다.

이에 따라 황의조는 당장 내년 1월 카타르에서 열리는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 출전도 불투명해졌다. 황의조는 2022 카타르 월드컵에 출전해 16강 진출에 힘을 보탰으며, 최근에도 꾸준히 클린스만호에 발탁되고 있는 핵심 공격 자원이다.

황의조는 A매치 통산 62경기에서 19골을 넣었다.

한편 대한축구협회도 이날 회의에 앞서 클린스만 감독에게 선수에 대한 제반 상황을 설명했다. 이에 대해 클린스만 감독은 "현재 상황을 충분히 이해하며 대한축구협회의 결정을 존중하겠다"는 뜻을 전했다.

2026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지역 2차 예선 중국과의 경기를 마친 위르겐 클린스만 축구대표팀 감독이 22일 인천국제공항 2터미널을 통해 귀국해 취재진의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2023.11.22/뉴스1 © News1 신웅수 기자
2026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지역 2차 예선 중국과의 경기를 마친 위르겐 클린스만 축구대표팀 감독이 22일 인천국제공항 2터미널을 통해 귀국해 취재진의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2023.11.22/뉴스1 © News1 신웅수 기자



기사제공=뉴스1(시애틀N 제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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