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청광장 '이태원 참사 1주기' 추모 물결…"참사도 유가족도 없길"

잔디밭, 흙바닥에 돗자리 깐 시민…"재발방지책 촉구"

4대 종교 기도회로 시작 "유족 손 잡아달라"…30일 추도 미사도

 

10.29 이태원 참사 1주년을 맞이한 29일 유가족과 시민사회종교 단체들이 서울 도심 곳곳에서 추모대회를 열었다.

유가족과 시민단체 3000여명은 이날 오후 5시 서울 서울광장 앞에서 대규모 시민추모대회를 열고 이태원특별법 제정과 진상 규명, 재발 방지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시청 앞 서울광장에 마련된 플라스틱 좌석 이외에도 잔디밭과 흙바닥에 돗자리를 깔고 앉아 발언을 듣는 시민들도 있었다. 일부 유가족은 눈물을 머금고 침착한 표정으로 전광판을 바라보았다. 서울광장 분향소에는 추모객들이 줄을 이어 입장하며 영정사진 앞에 고개 숙여 헌화했다.

이정민 유가족협의회 운영위원장은 "당연하다고 믿었던 일상의 안전에 대해 의심 하게 된 이 참사를 기억해달라"며 "기억 조금씩 모여 커진다면 다시는 대한민국에 이런 참사 없고 유가족도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위원장은 "1년 전 악몽 같은 시간 돌아보는 이 시간은 결코 정치 집회가 아니다"라며 "단 한 번도 정치적 행동 한 적 없고 억울함을 호소했을 뿐"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날 본 대회에는 인요한 국민의힘 혁신위원장, 유의동 정책위원장,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이정미 정의당 대표 등 각 정당 대표들이 참석했다. 외교사절로는 가장 많은 5명의 외국인 희생자가 나온 이란의 사이드 바담치 샤베스타 대사, 두 번째로 많은 4명의 희생자가 발생한 러시아의 올가아파나시에바 주한러시아대사관 영사가 참석했다.

29일 오후 서울 용산구 이태원역 인근에서 159명의 희생자를 기억하고 책임 규명을 촉구하며 4대 종교 기도회가 진행되고 있다. 2023.10.29/뉴스1 © News1 이동해 기자
29일 오후 서울 용산구 이태원역 인근에서 159명의 희생자를 기억하고 책임 규명을 촉구하며 4대 종교 기도회가 진행되고 있다. 2023.10.29/뉴스1 © News1 이동해 기자


유가족들은 이날 낮 12시 서울 명동대성당에서 열리는 10.29 이태원 참사 희생자 1주기 추모 미사에 참석했다.

교구 사제단과 이날 미사를 공동집전한 유경촌 주교는 "그만 슬퍼해도 될 만큼 관계 당국과 우리 사회 구성원 모두가 유가족들의 손을 함께 잡아준다면 유가족들이 슬픔을 안고서라도 일상으로 돌아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오후 2시부터는 서울 용산구 이태원역 1번 출구 앞에서 4대 종교 기도회를 시작으로 추모식 사전 행사를 개최했다. 이어 오후 3시부터는 용산 대통령실 앞, 삼각지역 등을 거쳐 본 대회가 열리는 시청역 5번 출구까지 행진한다.

고(故) 유연주씨의 아버지 유모씨는 "영정과 위패 없는 분향소에 5일 내내 조문을 갔던 대통령님의 행동이 희생자를 애도하기 위한 진심이 담긴 행동이었다고 믿게 해달라"며 "오늘만큼은 온전히 희생자들을 추모하고 애도해 달라"고 호소했다.

행진을 바라보던 시민과 외국인들도 눈물을 훔쳤다. 영국인 페이지는 "한국에 온 지 딱 1년이 됐는데 당시 참사를 목격했다"며 "행진 끝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많은 사람들을 보니 추모하는 그만큼 마음이 큰 것 같아서 놀랍고 외국인인 나에게까지 느껴진다"고 말했다.

한편 유족 측은 30일에도 서울광장 분향소 앞에서 오후 7시 30분부터 참사 1주기 추모 천주교 미사를 진행할 예정이다.

29일 오후 서울 중구 서울광장에서 10·29 이태원 참사 1주기 시민추모대회 '기억, 추모, 진실을 향한 다짐'이 열리고 있다. 2023.10.29/뉴스1 © News1 김민지 기자
29일 오후 서울 중구 서울광장에서 10·29 이태원 참사 1주기 시민추모대회 '기억, 추모, 진실을 향한 다짐'이 열리고 있다. 2023.10.29/뉴스1 © News1 김민지 기자



기사제공=뉴스1(시애틀N 제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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