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정식 '당무 복귀' 초읽기…어떤 과제부터 손 댈까

당내 갈등 수습 최우선…비명 향해 '통합' 메시지 낼 듯

이후 '총선 모드' 돌입…지지율 확보·공천 혁신 등 과제

 

단식 투쟁으로 당무를 멈췄던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복귀가 초읽기에 들어섰다. 강서구청장 보궐선거 대승으로 내년 총선의 승기를 잡은 이 대표는 우선 내부 갈등 상황을 마무리한 후, 지지율 확보와 공천 혁신 등 '총선 모드'에 돌입할 것으로 예상된다.


14일 정치권에 따르면 이 대표는 이르면 다음 주 정식으로 당무에 복귀할 예정이다. 그는 지난 9일 강서구청장 보궐선거 유세 현장에 나서면서 사실상 당무에 복귀했지만 아직 자택에서 단식에 따른 회복을 이어가고 있다.


당초 이 대표는 체포동의안 가결로 정치적 위기에 처했다. 하지만 구속영장 기각으로 사법리스크를 일정 부분 해소한 데 이어 강서구청장 보궐선거를 승리로 이끌면서 오히려 입지가 공고해지는 모양새다.


당무 복귀 후 이 대표는 가장 먼저 당내 갈등 수습에 나설 것으로 전망된다. 비명(비이재명)계에 대한 징계 요구가 거세지는 가운데 자칫 당내 갈등이 재차 불거진다면 내년 총선에서 악재로 작용할 수 있는 만큼 이를 불식시킬 필요성이 있다는 것이다.


현재로선 이 대표가 당무 복귀 후 체포동의안 가결 사태를 이끈 일부 의원들을 징계하기 보다는 '통합'에 나설 것이란 관측이 우세하다. 박성준 민주당 대변인은 전날(13일) 최고위원회의를 마친 후 기자들과 만나 "강서구청장 선거가 끝나고 제1과제는 역시 민생과 당 내부 통합"이라며 "우리가 분열하면 윤석열 정권에 반사이익을 제공하는 것이기에 통합·단합에 대한 당부가 있었다"고 말했다.


내년 총선에서 공천 등 불이익이 있을 것이란 비명계의 우려를 불식하는 건 숙제다. 이 대표는 당무 복귀 후 비명계인 송갑석 의원의 사임으로 공석이 된 지명직 최고위원 인선을 마무리할 예정인데, 현재 충청 지역의 친명(친이재명)계 원외 인사가 유력하게 거론되는 상황이다. 그동안 지도부 내에서 계파 간 균형을 맞췄던 비명계 송 의원의 자리가 친명 인사로 채워질 수 있다는 얘기다.


비명계인 이상민 민주당 의원은 전날 BBS 라디오 인터뷰에서 "우리 당에선 이 대표가 권력·당권을 쥐고 있고 그렇지 않은 반대파가 있다"며 "(정부·여당의) 부조리를 척결하고 정의를 바로 세우려는 노력을 (비명계 등) 반대파와 긴밀한 소통 속에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내부 단속을 마무리하면 남은 과제는 '총선 모드' 돌입이다. 이 대표는 정부여당과 이념·정책 면에서 각을 세우며 지지율 확보에 본격적으로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달 한덕수 국무총리 해임안을 가결하며 윤석열 대통령을 압박하는 한편 지난 9일 강서구청장 보궐선거에서 예상보다 큰 격차로 이기면서 흐름도 잡았다.


당장 10월 국정감사와 11월 예산심사에서 국정의 주도권을 장악하면서 '가을 국회'를 원하는 방향으로 이끌어 갈 것으로 예상된다. 이미 정부·여당을 향해선 국정운영 기조 전환을 촉구하고 있다.


홍익표 민주당 원내대표는 전날 최고위원회의에서 "강서구청장 선거를 통해 정부여당을 심판하는 민심이 확인됐는데도 잘못된 국정기조를 반성하고 전환하려는 노력이 전혀 보이지 않는다"며 "민심 앞에 겸허할 것을 거듭 촉구한다"고 말했다.


정치권에선 조만간 민주당이 공천 관련 혁신 작업을 이어갈 것으로 보고 있다. 당장 이 대표 복귀 이후 총선 기획단과 인재영입위원회 등 기구들이 출범할 것으로 예상된다. 강서구청장 보궐선거에선 이겼지만, 패배한 국민의힘이 혁신위 출범 등 쇄신 움직임을 보이는 것도 민주당 입장에선 혁신을 추진할 이유다.


다만 총선 전략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계파 간 갈등이 재차 불거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원외 친명계인 더민주혁신회의는 전날 성명서를 통해 "이제는 혁신의 시간"이라며 '김은경 혁신안' 수용, 물갈이 공천 혁신, 해당 행위자 징계 등을 요구하기도 했다.


공천 혁신 과정에서 '비명계 학살' 논란이 불거질 가능성이 있지만, 이 대표 입장에선 혁신을 요구하는 원외 친명계의 목소리를 마냥 무시하긴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결국 혁신과 통합 사이에 균형을 찾아야 한다는 과제를 안고 있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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