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초·최초·최초'…헌정사에 기록될 '2023년 9월21일'

현직 제1야당 대표 체포동의안 헌정 사상 첫 가결

국무총리 해임안·현직 검사 탄핵안 통과도 처음


21일 열린 국회 본회의에선 지난 1948년 제헌국회 개원 이후 최초의 기록들이 줄줄이 나왔다. 현직 제1야당 대표의 체포동의안과 국무총리 해임건의안, 현직 검사에 대한 탄핵소추안 모두 75년 헌정 사상 처음으로 국회를 통과했다.

국회는 이날 오후 본회의를 열고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에 대한 체포동의안을 재석 295명 중 찬성 149명, 반대 136명, 기권 6명, 무효 4명으로 가결했다. 현직 제1야당 대표의 체포동의안이 가결된 건 헌정 사상 처음이다.

이날 여야 의원들은 체포동의안 표결을 위해 총출동했다. 입원 중인 이 대표와 구속된 윤관석 무소속 의원, 해외 순방 중인 박진 외교부 장관 등 3명을 제외한 295명이 모두 본회의장을 지켰다. 이날 임기를 시작한 허숙정 민주당 의원까지 한 표를 행사했다.

양금희 국민의힘 의원이 21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제410회 국회(정기회) 제8차 본회의에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에 대한 체포동의안 개표 중 오케이 손짓을 보이고 있다. 2023.9.21/뉴스1 © News1 임세영 기자
양금희 국민의힘 의원이 21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제410회 국회(정기회) 제8차 본회의에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에 대한 체포동의안 개표 중 오케이 손짓을 보이고 있다. 2023.9.21/뉴스1 © News1 임세영 기자


당초 정치권에선 체포동의안이 부결될 것이란 전망이 우세했지만 민주당 내에서 예상치 못한 이탈표가 대거 나오면서 가결됐다. 찬성에 투표했을 것이 확실시되는 국민의힘 및 정의당 등 120표를 제외하면 민주당 측에서만 29명 이상의 반란표가 나왔다.

사상 초유의 일인 만큼 이날 본회의에선 표결 전부터 여야의 날선 신경전이 이어졌다. 한동훈 법무부 장관이 체포동의요청 이유를 설명할 땐 여야 의원들의 고성 다툼이 끊이지 않는 아수라장이 되자 한 장관이 예정된 원고를 다 읽지 못하고 끝내는 일도 있었다.

체포동의안 가결 직후 여당 의원석에선 환호와 박수가 나왔고, 야당 의원들은 심각한 모습으로 말을 나누며 고개를 떨궜다. 방청석에선 '개딸(개혁의 딸)'로 불리는 이 대표 강성 지지층이 "니들이 사람이냐"며 울음을 터트리고 비속어를 쓰며 격하게 항의했다.

예상치 못한 가결에 민주당은 긴급 의원총회에 돌입했다. 김진표 국회의장은 이날 더 이상 본회의가 진행되긴 어렵다고 판단하고 속개하지 않기로 했다. 의총에선 부결을 주장한 의원들이 격앙된 상태로 울분을 토한 것으로 전해졌다. 밤 9시 현재 민주당은 최고위원회의를 진행하고 있으며 이후 의원총회를 재개할 예정이다.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이 21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제410회 국회(정기회) 제8차 본회의에서 이재명 대표에 대한 체포동의안이 가결되자 아쉬워하고 있다. 2023.9.21/뉴스1 © News1 임세영 기자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이 21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제410회 국회(정기회) 제8차 본회의에서 이재명 대표에 대한 체포동의안이 가결되자 아쉬워하고 있다. 2023.9.21/뉴스1 © News1 임세영 기자


이날 본회의에서 가결된 한덕수 국무총리의 해임건의안도 헌정 사상 처음이다. 이전까지 발의된 국무총리 해임안은 총 8건인데, 이 중 실제 표결에 부쳐진 3건은 부결됐고 나머지는 기한 만료로 폐기됐다. 2015년 이완구 총리는 해임안 제출 직전 자진 사퇴했다.

이날 국회에선 현직 검사의 탄핵소추안도 헌정사 최초로 가결됐다. '서울시 공무원 간첩 조작 사건' 피해자를 보복 기소했다는 의혹을 받는 안동완 수원지검 안양지청 차장검사는 헌법재판소가 탄핵안을 인용하면 면직된다.

여야는 이날 본회의에서 총 98건의 법안을 처리할 예정이었지만 체포동의안 가결 여파로 회의가 중단되면서 법안 상정이 모두 연기됐다. 이날 본회의에선 체포동의안 표결 전 상정된 '교권회복 4법'만 처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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