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팜 新농사직설 시대…안 씻어도 안전한 먹을거리

세계 스마트팜 시장 규모…2025년에 29조원으로 커질 전망

노지 재배보다 생산성 6배↑…갈수록 규모화·밀집화

 

농사는 땅이 넓고, 인력이 많을수록 유리하다. 여름에는 수박이 맛있고, 겨울에는 딸기가 맛있다. 바꿔 말하면 땅이 없거나 일손이 부족하면 농사를 하기 어렵다. 제철이 아닌 작물은 맛이 떨어지기도 한다. 기존 농법의 한계이기도 하다.


'스마트팜'은 이 한계를 극복하려는 시도에서 비롯됐다. 기술이 급속도로 발전하며 작은 공간 안에서 사계절 내내 맛있는 딸기를 키울 수 있는 수준에 이르렀다. 사막에서도 토마토가 자란다.


스마트팜은 빛·온도·습도 등이 인공적으로 설정된 공간에서 농작물을 재배하는 농장이다. 비닐하우스, 유리온실, 축사 등에 정보통신기술(ICT)을 접목해 원격 자동으로 작물과 가축의 생육환경을 유지한다.


 올여름 긴 장마와 태풍에도 스마트팜에서 자란 과일은 높은 당도를 유지했다.


겨울철 한파가 와도 채소가 시들 걱정이 없다. 스마트팜은 외부 환경을 완전히 차단해 적정 생산량을 원하는 대로 유지할 수 있다. 


기후위기가 고조되면서 식량안보는 전 세계 고민거리가 됐다. 그리고 스마트팜 시장은 대안이 될 것으로 평가받는다. 


시장조사기관 마켓앤마켓에 따르면 세계 스마트팜 시장 규모는 지난해 148억달러(약 19조)로 추정된다. 2025년에는 220억달러(약 29조원)에 달할 것으로 보인다.


스마트팜은 노지 재배와 비교해 6배 이상의 높은 생산성을 가진다. 6분의 1 면적에서 기존 노지재배에서 거둔 생산량을 유지할 수 있다. 상추를 기준으로 노지는 1년에 2번만 생산할 수 있지만 스마트팜에서는 12번이 가능하다.


이모작, 이기작이 농업산업의 발전을 이끌었다면 스마트팜은 농업의 혁명과도 같다. 정부는 '미래 먹거리 산업 신성장 전략'에서 새로운 첨단 산업 중 하나로 스마트팜을 제시한 바 있다.


아마존 최고경영자(CEO)인 제프 베이조스와 구글의 지주회사인 알파벳은 미국의 애그테크 스타트업 플렌티에 수천억원을 투자했다. 벽면에 작물을 키우는 수직농장 기술로 유명한 플렌티는 현재까지 누적 투자액이 1조원을 넘어섰다.


국내 스마트팜 기업들도 가시적인 성과를 내고 있다. 아그로테크는 아랍에미리트(UAE) 두바이 사막 한가운데 대저토마토를 재배하고 있다. 그 옆엔 가지를 키우는 네트하우스도 있다. 식량의 90%를 수입에 의존하던 UAE가 스마트팜으로 식량안보 해법을 찾아 나서고 있다.


스마트팜은 토양을 사용하지 않고, 살충제 등 환경유해물질을 사용하지 않아서 친환경적이다. 일본에서는 스마트팜으로 재배한 채소 포장지에 "씻지 마세요. 더러워집니다"는 문구를 넣었다. 스마트팜에서 자란 농작물의 부정적인 인식도 옅어지고 있다. 


스마트팜은 갈수록 규모화·밀집화되고 있다. 기술 발전으로 기존에 6단만 쌓을 수 있는 LED도 8단, 10단으로 더 쌓을 수 있게 됐다. 또 사람을 대신해 로봇이 농작물을 심고, 빼는 스마트팜도 있다. 


농가와 스마트팜은 상호보완적인 관계로 발전하고 있다. 스마트팜 기술을 도입하면 자연재해도 피할 수 있고, 생산성은 높아진다. 이로 인한 사회적 비용 감소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 이제 농민들은 스마트한 농장을 믿고 장기간 휴가를 떠날 수 있을지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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