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경호 "자율 복장" 강조 3주…티셔츠 많아졌으나 반바지는 아직

"예전에는 자율복장 입으면 어색…이젠 아냐"

반바지는 이견…"부적절" vs "단정하면 괜찮아"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핑크색 피케 티셔츠를 입고 '자율 복장'을 강조한 뒤 기재부 내에서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다. 구두보다는 운동화를 신고, 와이셔츠보다는 라운드 티셔츠를 입는 공무원들이 늘어났다는 것이다.


다만 반바지를 입는 건 아직 용기가 필요한 듯 반바지 복장인 공무원들은 거의 없었다.


1일 정부 부처에 따르면, 기재부 공무원들은 대부분 "추 부총리의 '자율 복장' 발언 이후 분위기가 바뀌었다"고 말했다.


세제실에서 근무하는 한 과장급 공무원은 "부총리 발언 이후 저부터도 양복을 안 입고 다닌다"며 "직원들이 넥타이를 매고 여름에도 항상 와이셔츠를 입고 다녔는데 지금은 안 그런 편"이라고 밝혔다.


기재부의 다른 국장급 간부는 "확실히 달라졌다"며 "저도 회의가 없거나 외부 손님이 없으면 편하게 운동화를 신고 출근한다"고 말했다. 특히 그는 실무진 중에 와이셔츠가 아닌 라운드 티셔츠를 입는 사람들이 늘어났다고 설명했다.


또 한 주무관은 "와이셔츠를 입으시던 분들이 칼라티나 라운드티셔츠를 입는 등 전반적으로 변화가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앞서 추 부총리는 지난달 10일 총괄과장급 이상이 참석하는 확대간부회의를 열고 '자율 복장'을 강조했다. 그는 "중요한 것은 옷이 아니라 업무의 성과"라며 "직원들이 편한 옷차림을 한다면 창의적인 아이디어가 더 많이 나오고 업무 몰입도도 향상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당시 부총리 스스로도 분홍색 반소매 피케 티셔츠를 입고 회의를 주재했다. 아울러 반바지를 입고 참석한 직원은 '베스트드레서'로 선정하고 커피 상품권을 선물했다.


추 부총리는 지난 6월에 열린 확대 간부회의에서도 자율복장을 강조한 바 있다.


한 기재부 공무원은 "조직의 리더가 '자율 복장'을 자주 얘기해주면 변화에 탄력이 붙을 수 있는 것 같다"고 밝혔다.


공무원은 '품위를 유지할 수 있는 단정한 복장을 해야 한다'는 복무규정이 있어 복장에 다소 보수적인 편이지만, 그나마 조금씩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는 게 공무원들의 설명이다.


또 다른 기재부 공무원은 "자율 복장을 입으면 예전에는 괜히 어색한 느낌이었는데 이제는 그런 느낌이 없다는 게 변화"라며 "다른 사람들을 의식하지 않고 입게 되는 것 같다"고 말했다.


다만 와이셔츠에서 피케 티셔츠나 라운드 티셔츠로 바꿔 입는 사례는 있으나 반바지를 입는 사례는 드문 것으로 파악됐다.


한 과장급 공무원은 "우리 국에서 반바지를 입는 공무원을 1명 봤다"고 말했다. 또 다른 공무원 역시 "다른 국에는 반바지를 입는 공무원이 있다고 들었는데 우리 국에서는 못 봤다"고 말했다.


아울러 공무원들 사이에서는 반바지가 적절한지를 놓고 의견이 갈리기도 했다. "운동화 정도는 괜찮지만 반바지는 좀 아닌 것 같다"는 의견이 있는 반면 "반바지를 입어도 단정하면 괜찮은 것 같다"는 의견도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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