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물가 상승률 2.3%?…대중교통 출퇴근·외식 자주하면 체감 어려워

생활물가 항목 중 가격 오른 항목이 80.6%…두 자릿수 상승 품목 24%

작년 대비 가격 떨어지거나 같은 품목 19.4% 불과…석유류·축산물 위주

 

6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2.7%로 21개월 만에 2%대를 기록한 가운데, 생활물가는 이보다 낮은 2.3% 상승률을 보였다. 생활물가는 소비자물가 구성 품목 중에서 소비자들이 체감하기 쉬운 항목만 따로 꼽아 작성되는데, 아직 높은 국민 체감 물가를 감안하면 꽤 낮은 상승률이라고 볼 수 있다.


하지만 이는 석유류와 소·돼지고기 등 일부 품목 가격이 작년보다 떨어져 나타난 현상일 뿐, 생활물가 구성 품목 80%에 해당하는 제품에서 오름세가 이어지고 있었다.


8일 통계청 국가통계포털에 따르면 지난달 생활물가는 전년 동월 대비 2.3% 상승한 것으로 집계됐다. 3.2%였던 전월보다 0.9%p 대폭 하락했다.


생활물가지수는 소비자물가지수를 구성하는 전체 458개 품목 중 구입 빈도가 높고 지출비중이 높아 가격변동을 민감하게 느끼는 144개 품목만 추려 작성된다. 이론 상 소비자물가보다 국민 체감도가 더 높은 지수다.


가공식품 물가 상승률은 7.5%, 외식 물가는 6.3% 등 여전히 고물가에 머물러 있다는 점에서 생활물가 상승률 수치가 최근 국민 체감과 괴리됐다는 지적이 나온다.


통계청 관계자는 이에 대해 "6월 소고기·돼기고기 등 축산물과 휘발유·경유 등 석유류 가격이 전년 대비 하락하면서 발생한 현상"이라고 했다.


생활물가를 구성하는 전체 품목 수는 소비자물가지수의 3분의 1수준에 불과하지만 축산물과 석유류 등 최근 가격이 하락한 품목들이 집중 분포해 있어 상승률 수치가 낮게 나왔다는 설명이다.


6월 휘발유는 작년 같은 기간보다 23.8% 물가가 하락했고, 경유는 32.5% 떨어졌다. 144개 전체 품목을 통틀어 두 석유류 항목의 물가 상승률이 가장 낮았다. 이외 포도(-11.8%)와 마늘(-9.6%), 수입쇠고기(-9.6%), 돼지고기(-7.2%) 물가 상승률도 낮았다.


반면 이보다 많은 품목의 가격에서 상당 폭 오름세가 나타나고 있다.


도시가스(29.0%)와 전기료(28.8%) 등 공공요금은 높은 상승률을 나타냈고, 당근(22.1%), 양파(20.5%) 등 식재료도 크게 올랐다. 티셔츠(14.3%)와 여자하의(13.7%), 남자하의(10.9%) 등 의류 물가 상승 폭도 크고, 라면(13.4%), 스낵과자(10.5%), 아이스크림(9.4%) 등 가공식품 물가도 견고했다.


축산물 가격은 작년 대비 하락했지만 삼겹살(5.4%)과 돼지갈비(6.4%) 외식 물가는 되레 올랐고, 해장국(7.7%), 소주(외식·7.3%), 냉면(7.0%) 등 전반적으로 외식에서도 견고한 오름세가 나타났다.


생활물가 144개 품목 중 물가가 작년과 비교해 같거나 하락한 품목 수는 28개(19.4%)에 불과한 반면, 오른 품목은 116개(80.6%)에 달했다. 물가상승 폭이 5% 이상인 품목 수는 전체 절반인 72개였고, 두 자릿수 상승률을 보이는 품목도 34개(23.6%)였다.


결국 전반적으로 물가 둔화세가 뚜렷하기보다는 소수의 하락 품목과 대부분의 상승 품목으로 구성되다 보니, 개인의 소비 성향에 따른 체감 물가가 생활물가 상승 폭보다 높아지기 쉽다는 분석이다. 


가령 출퇴근을 대중교통으로 하고 식사를 주로 외식이나 가공식품으로 해결한다면 가격이 떨어진 품목을 구매할 일이 적어 '2.3%'라는 생활물가를 체감하기 어렵다. 


통계청 관계자는 "직접적인 체감 물가는 주관적이어서 생활물가 상승률과 부합하지 않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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