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 구속시켜라" 檢 자진 출두한 송영길…만류에도 강행 노림수는?

송영길, 선제 출두했으나 출입 불허…"별건수사로 인격살인" 비판

지지층 결집위한 '정치적 행위'에 무게…'주변단속, 구속대비' 전략 평가도


더불어민주당 전당대회 돈봉투 살포 연루 의혹을 받고 있는 송영길 전 민주당 대표가 검찰에 자진 출두한 것을 놓고 해석이 분분하다. 특히 검찰이 '조사계획이 없다'고 밝혔음에도 출석을 강행하면서 다른 노림수가 있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제기된다. 

송 전 대표는 2일 10시께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검에 자진 출석했다. 그러나 검찰이 '사전 조율이 없었다'며 출입을 허가하지 않아 송 전 대표는 로비에서 발걸음을 돌려야 했다.

◇ "주변 사람 괴롭히지 말고 날 구속시켜라"

송 전 대표는 검찰 조사 불발 직후 청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주위 사람을 괴롭히지 말고 저 송영길을 구속시켜주길 바란다"며 강한 불만을 나타냈다.

그는 "귀국 후 일주일이 지났지만 날 소환하지 않고 (검찰이) 주변 사람만 괴롭히고 있다"며  "인생털이, 먼지털이식 별건수사로 주변 사람을 괴롭히고 인격살인하는 잔인한 검찰 수사 행태가 반복돼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협박·윽박으로 진술을 강요하는 전근대적 수사', '검찰 수사를 하면 자살하는 사람이 속출', '비 올 때까지 지내는 인디언 기우제' 등 자극적인 단어를 사용해 검찰 수사를 강도높게 비판했다.

송 전 대표는 특히 검찰의 수사가 근거가 없으며 부당하다고 설명하는 데 많은 시간을 할애했다.

송 전 대표는 "(검찰은) 이번 사건 주범으로 강래구씨를 지목하고 수사를 했지만 사실을 밝혀내지 못해 구속영장이 기각됐다"고 강조했다. 또 "저의 전 보좌관 박용수에 대해서는 소환을 했다가 아직까지 부르지도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송 전 대표는 "유일한 수사의 근거였던 이정근씨의 신빙성 없는 녹취록은 증거능력도 부족하고 이후 재판과정에서 이정근씨의 진술번복으로 기소를 할 수 없는 상황이 됐다"며 "이에 다급해진 검찰은 증거를 조작하기 위해 갑자기 저의 집과 저의 측근들, 그리고 먹고사는문제연구소 등 여섯군데를 압수수색했다"고 했다. 이어 "참고인을 임의동행해 갖은 협박과 회유를 하고 있다"고도 했다.

◇ '주변 단속·영장 청구 대비' 포석…정치적 의미 강해

이같은 송 전 대표의 발언에 대해서는 법조계에서도 다양한 해석이 나온다. 부장검사 출신의 한 변호사는 "강 전 감사의 구속영장이 기각될 때 법원이 기각사유에서 '방어권'을 언급했는데, 이는 결국 혐의에 대해 다툼이 있다는 뜻으로 읽힌다"며 "송 전 대표가 검찰에 출두해 당당한 모습을 보인 것에 이 점도 고려됐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대형로펌의 변호사는 "자진 출두로 검찰 수사에 어떠한 영향을 미칠 수는 없고, 국민들에게 '억울하다'며 떳떳한 모습을 보이러 온 것"이라며 "지지층을 결집시킴으로써 앞으로 수사 과정에서 '주변 단속'을 하는 효과도 얻을 수 있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판사 출신 변호사는 "송 전 대표의 주장대로 법원이 검찰의 수사를 '별건수사'라고 판단할 가능성은 아주 낮아 보인다"며 "법원이나 법률가를 향한 외침이 아니라 정치적인, 국민을 향한 외침으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일각에서는 송 전 대표가 향후 수사과정에서 검찰이 구속영장을 청구할 수 있다고 보고 이를 대비한 것 아니냐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선제적으로 검찰에 출석하는 모습을 보여줘 '도주 우려'가 없다는 점을 명확히 했다는 것이다.

고검장 출신 변호사는 "(구속영장 청구시)내발로 스스로 걸어들어갔으니 도주 우려가 없으므로, 검찰의 구속영장 청구가 부당하다는 이야기를 하기 위한 하나의 징표로 쓸 수 있다"고 말했다.  

반면 다른 검찰 출신 변호사는 "도주 우려는 앞으로 소환 조사에 얼마나 성실히 응하느냐에 달려있다"며 "소환 전 일방적인 출두는 법원에서 구속영장 기각사유로 고려하지 않을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기사제공=뉴스1(시애틀N 제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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