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노동자 일당 상한선 11만원'…농촌에 걸린 현수막, 이유는?

나주시의회, 20개 읍면동에 설치

"외국인 계절 근로자 인건비 적정 기준 마련"


'올해 외국인 농업인력 하루 적정임금은 11만원 이하로 지급하십시오'

나주시의회와 의원연구단체인 '농촌 외국인 근로자 도입을 위한 연구회' 명의로 외국인 노동자들의 임금상한선을 제한하는 현수막이 나주시내 곳곳에 내걸려 그 배경이 주목된다.

지난 10일 이후 나주시 20개 읍면동 전역에 내걸린 현수막은 '외국인 임금상한선 11만원'에 농민들도 동참해 달라는 내용도 담고 있다.

나주시의회는 "최근 개최한 외국인 계절근로자 인건비 적정 기준 방안 마련을 위한 의정토론회에서 나온 의견을 모아 내린 결론이 바로 '외국인 적정임금은 11만원'이었다"며 "이를 농촌현장에서도 지켜달라는 의미에서 현수막을 내걸었다"고 설명했다.

코로나19 이후 외국인 근로자들이 들어오지 못하면서 인건비가 지나치게 높게 형성돼 농가의 부담이 커진 데 따른 조치라는 게 의회의 설명이다.

특히 꽃따기, 수분작업, 열매솎기, 봉지씌우기 등 나주배 농사가 본격 시작되는 상황에서 농가들의 인건비 부담을 조금이라도 더는 데 일조하겠다는 의도다.

지난 2019년까지만 해도 하루 8만~9만원이던 외국인 노동자들의 인건비는 지난해의 경우 13만~15만원까지 오른 상황이다.

이에 따라 나주시농어업회의소도 농민들에게 '올해는 배 솎음이나 기타 농사일은 11만원 이하에 하기로 협의했다'는 문자메시지를 발송했다.

하지만 이같은 지침이 농촌현장에서 지켜질지는 미지수다.

코로나19 상황이 완화되면서 올해는 외국인 계절근로자들이 들어오는 등 어느 정도 인력난이 해소될 것으로 보이지만 배 수분작업이나 열매솎기 등이 동시다발적으로 진행되기 때문에 올해도 인건비 상승은 불가피해 보인다.

특히 농가에서는 배농사의 원활한 작업을 위해 인력을 충분히 확보해야 하는 상황이라 농가에서는 한푼이라도 더 높은 임금을 조건으로 인력 공급업체에 외국인 노동자들을 입도선매하는 현상은 매년 반복되기 때문이다.

나주에서 배농사를 짓는 차모씨는 "배농사에는 철이라는 게 있다. 그 철을 놓치면 한 해 농사를 망치게 된다. 그렇다보니 경쟁적으로 인력 확보에 나서야 하고 그러기 위해서는 인건비를 1만원이라도 더 줘야 한다"고 전했다.

일각에서는 별다른 법적 근거도 없이 고용주들이 담합해 인위적으로 임금을 낮춘 것으로 비칠 수 있다는 우려도 표명하고 있다.

 

기사제공=뉴스1(시애틀제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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