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생 모은 재산 한 순간에 날렸습니다”…'망연자실'한 강릉 펜션 주인들

산불로 주택 68채, 펜션26채 등 100여채 불에 타

김진태 지사 “유관 기관과 함께 최대한 빠른 조치 약속”

 

“평생 모은 재산을 한순간에 날렸습니다”

지난 11일 강원 강릉시 난곡동의 한 야산에서 발생한 대형 산불로 하루 아침에 삶의 터전을 잃은 펜션 주인들이 망연자실해 하고 있다.

12일 오전 11시쯤 강릉시 안현동의 펜션 밀집 지역에서 만난 최호현(75), 김명옥씨(76) 부부는 산불에 폭삭 내려 앉은 펜션을 멍하니 바라보기만 했다. 아내 김씨는 “어떻게, 어떻게” 하며 발을 동동 구르면서 눈물을 쏟아냈다. 최씨 부부는 전날 오전 9시쯤 인근 산에서 불꽃과 연기가 솟구쳐 오르자 아무것도 갖고 나오지 못하고 몸만 간신히 빠져나왔다. 당시 펜션이 밀집한 이곳은 그야말로 아수라장 이었다.

김씨는 “우리는 손님이 없었으나, 다른 펜션 주인들은 손님들 깨우고 난리도 아니었다”며 “순신간에 불이 번지면서 죽을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했다”고 회상했다.

40년간 펜션을 운영한 최씨 부부는 단독 주택한채와 12개의 방으로 구성된 펜션을 한순간에 모두 잃었다. 현재 피해액 조차 가늠하기 힘든 상황이다. 이들 부부는 임시대피소가 마련된 아이스아레나에 머무르고 있다. 하지만 피해 복구와 거주지를 찾는 데는 꽤나 긴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최씨는 “평생을 모은 재산을 한순간에 잃었다”며 “정부가 직접 신속한 피해 복구를 위해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12일 강원 강릉시 안현동에서 신동윤씨가 운영하는 펜션 3층짜리 건물이 불에 탄 가운데 전날 산불 상황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2023.4.12 한귀섭 기자


같은 시간 인근의 또 다른 펜션에서는 아들과 함께 70대 남성이 주위에 연기가 피어오르는 와중에도 건질만한 물건을 찾고 있었다. 전날 오전 타는 냄새와 함께 불길이 솟아오르자 신동윤씨(74)와 아내는 가까스로 몸만 빠져나왔다.

당시 최씨 아내의 기지로 가스 불 등을 잠그며 추가 피해를 막기 위해 안간힘을 썼다. 하지만 벽돌로 지어진 3층 펜션은 불에 타 앙상한 뼈대만 남았다.

20년간 펜션을 운영한 신씨는 지난해 11월 리모델링을 시작해 최근 까다로운 펜션 준공 검사를 마치고 조만간 재개장을 하기 위해 준비중이었다.

신씨의 펜션 리모델링에는 3억원이 들어갔다. 또 1층 거주지 금고에 넣어둔 현금 1000만원과 귀금속, 각종 서류 등이 화마를 이기지 못하고 모두 사라졌다. 신씨의 아내는 현재 아레나 임시거주시절에서 하루아침에 모든 것을 잃은 슬픔에 잠겨 있는 상황이다.

신씨는 “70평생의 추억과 재산을 국가가어떻게 다 보상을 할 수 있겠냐”며 “다 철거하고 다시 펜션을 짓는 동안 우리는 어디서 살아야 하는 것이냐”고 토로했다.

김진태 강원도지사는 이날 오전 강릉아레나의 이재민대피소를 방문해 이재민들을 위로하고, 현장 건의 사항을 청취했다. 김 지사는 “유관 기관과 함께 최대한 빠른 조치를 하겠다”고 약속했다.

한편 이번 강릉 산불로 주택 68개, 펜션26개 등 100여채가 불에 탔다.

 

기사제공=뉴스1(시애틀제휴사)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로그인 후 댓글을 작성하실 수 있습니다.

뉴스포커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