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VB는 왜 파산했나…'깨어있는 척 하느라' vs '트럼프가 법 완화'

미국 민주당과 공화당, 서로 책임 공방

 

실리콘밸리은행(SVB)의 파산의 책임을 미국 공화당과 민주당이 서로의 탓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미국 공화당은 SVB가 은행 본연의 정책보다 정치적으로 깨어있는 민주당 성향 정책을 편 탓에 몰락했다고 주장하는 반면 민주당은 트럼프 당시 법을 완화해서 생긴 일이라고 비판하고 있다. 

14일(현지시간) 미 언론들에 따르면 공화당은 SVB가 다양성과 형평성 프로그램에 대한 헌신과 환경·사회·기업적 거버넌스를 고수하는 이른바 '깨어있는' 정책 때문에 몰락했다고 비난했다.

론 드샌티스 플로리다 주지사는 폭스뉴스와의 인터뷰에서 SVB가 "DEI(다양성, 형평성, 포용성의 가치)와 정치에 너무 관심을 갖고 있었다"며 "이 때문에 자신들의 핵심 임무에 집중하지 못했다"고 주장했다. 일부 공화당 의원은 "이런 정책이 트렌드가 됐으며 이는 나쁜 민주당 정책의 결과"라고 꼬집었고 폭스뉴스의 진행자 제시 워터스는 "SVB는 깨어난 바이든의 은행"이라고 말했다. 

예를 들어 SVB의 '2022년 환경, 사회 및 거버넌스 보고서'는 수년에 걸친 170억달러 이상 규모 투자계획을 설명했는데 112억 달러는 지역사회의 복지에, 13억달러는 중저소득 가구 주택담보대출로 책정됐다. 그리고 50억달러는 고객의 지속가능한 사업 투자에 쓰이도록 했고, 은행 자체도 탄소중립적인 운영을 목표로 삼았다.   

하지만 경제전문가들은 공화당 정치인들이나 보수 언론들이 지적하는 SVB의 정책이나 투자 중 어느 것도 갑작스런 파산을 유발하는 주요 원인이 아니었다고 말했다. 실제로 어떤 '깨어난' 투자가 있고 그것이 파산을 초래했냐하면 그렇지 않다는 것이다. 그리고 많은 다른 금융 기관들도 유사한 투자나 정책 방향을 갖고 있지만 뱅크런이 나타나지 않았다. 

반면 민주당 의원들이 주장하는 파산 원인은 2008년 금융위기 후 강화된 법을 트럼프 행정부가 완화시킨 것이었다.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과 공화당은 2018년 도드-프랭크법을 완화했다. 도드-프랭크법은 매년 금융기관들이 연방준비제도(Fed)로부터 재정 건전성 평가인 스트레스테스트를 받도록 한 법이다.

하지만 트럼프 행정부와 공화당 의원들이 이 법의 적용을 받는 은행 자산 규모를 기존의 500억 달러에서 2500억달러 이상으로 상향했다. 중소기업 대출을 늘려 경제를 살리겠다는 취지에서다. 이번에 파산한 SVB와 시그니처은행은 자산이 각각 2090억달러와 1104억 달러로 이런 은행에 해당한다. 

엘리자베스 워런 미 민주당 상원의원은 뉴욕타임스(NYT) 기고문에서 "지난 며칠간 미국 은행 시스템에서 벌어진 일에 대해 누구도 오해해서는 안 된다"면서 "이는 워싱턴의 지도자들이 금융 규칙을 약화시킨 직접적인 결과"라고 썼다.

 

기사제공=뉴스1(시애틀제휴사)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로그인 후 댓글을 작성하실 수 있습니다.

뉴스포커스

목록
목록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