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유화학의 쌀' 에틸렌 시세 5주 연속 상승…경기회복 기대↑

중동·미국 NCC 기업, 시설보수 돌입하자 공급 감소로 시황 반등
에틸렌 스프레드 여전히 손익분기점 이하…국제유가 불안정 변수

 

석유화학 대표 기초유분 에틸렌 시세가 지난 1월 최저가를 찍고 5주 연속 반등했다. 중동과 미국 등 글로벌 석유화학 기업이 시설보수에 돌입하고 공급을 축소하자 시세가 즉각적으로 움직였다. 에틸렌으로 플라스틱 중간원료를 생산하는 다운스트림 기업이 수요 회복을 기대하고 재고 확보에 나선 것도 영향을 줬다. 지난해 6월 깨진 '1톤당 1000달러'를 조만간 회복할 것으로 관측된다.


2일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지난달 24일 기준 에틸렌 시세는 톤당 930달러를 기록해 5주 연속 상승했다.

석유화학의 쌀로 불리는 에틸렌은 나프타 열분해(NCC) 과정을 통해 얻는다. 플라스틱·비닐·건축자재·접착제·페인트 등 다양한 용도로 쓰이는 대표 기초유분이다. 

에틸렌 시세는 지난 1월20일 735달러로 52주 최저가를 찍었다. 이후 5주 만에 26.5% 올라 1000달러 돌파를 앞두고 있다. 에틸렌 시세 1000달러 벽은 지난해 6월 무너진 이후 8개월째 회복하지 못하고 있다.

석유화학업계는 지난해 최악의 시기를 보냈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국제 유가 상승으로 원가 압박을 받았다. 글로벌 경기침체와 중국의 코로나19 봉쇄 정책에 따른 수요 위축으로 이중고를 겪었다. 

최근 에틸렌 시세 반등은 공급 감소와 재고 축적 현상이 맞물린 결과다. 중동과 미국 NCC 기업들이 시설 보수에 돌입하자 에틸렌 공급은 단기적으로 감소했다. 국내 기업 역시 지난해부터 NCC 가동률을 80%로 조정해 운영 중이다.

반면 에틸렌으로 플라스틱 중간원료를 생산하는 다운스트림 기업은 재고 확보에 나섰다. 최대 석유화학 소비국 중국이 코로나19 봉쇄 정책을 버리기로 했다. 3월 양회(전국인민대표대회·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를 열고 대대적인 경제 부양책을 꺼낼 것이란 기대감이 재고 확보 행보로 이어졌다. 

국내 기업들은 석유화학 업종의 반등을 예상했다. 전국경제인연합회가 발표한 석유정제·화학 업종의 3월 BSI(Business Survey Index) 전망치는 94.4로 전월대비 18.7p 상승했다. BSI는 기업들이 체감하는 경기 분위기를 지표화한 수치다. 100보다 높으면 경기를 긍정적으로 보는 기업이 더 많다는 의미다. 3월 전망은 기준점 이하이지만 반등 기대치가 높아지고 있다.

석유화학업계 관계자는 "에틸렌 시세 반등은 시황 회복에 긍정적인 시그널이 될 수 있다"며 "글로벌 업체 모두 중국 시진핑 정부 정책 방향과 세부적인 경제 부양책에 주목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문제는 에틸렌 스프레드(에틸렌-나프타 가격 차이)가 여전히 200달러 이하라는 점이다. 통상적인 손익분기점은 300달러 안팎이다. 원유 정제를 통해 얻는 나프타 시세가 여전히 불안정하기 때문이다. 산유국 러시아가 폴란드로 석유 공급을 중단하는 등 국제유가의 변동성을 키우고 있다는 점도 변수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지난해 100달러마저 무너진 에틸렌 스프레드가 200달러 수준으로 회복한 점은 긍정적"이라며 "최종 제품을 찾는 수요가 회복돼야 수익성을 확보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기사제공=뉴스1(시애틀제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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