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개월 기다린 신차 계약취소"…카드사 車 할부금리 또 뛰었다

주요 카드사 자동차 할부금리 상단 10.5%…한달새 2.1%p↑

카드사 자금난 계속…"자동차 할부금리 서비스 중단할 수도"

 

"지금 타는 차가 올해로 5년을 넘겨서 지난 3월에 신차 계약하고 기다리고 있었거든요. 근데 최근 자동차 할부 금리가 너무 올라서 고민하다 결국 취소하기로 했어요. 1년 정도 더 기다리다가 금리가 낮아지면 그때 다시 계약하려고요."

최근 자동차 할부 금리가 고공행진 하면서 신차 계약 취소가 이어지고 있다. 주요 카드사들의 자동차 할부 금리 상단은 10% 중반대로 올랐고, 일부 캐피탈사의 금리는 11% 중반을 넘어섰다. 기준금리 상승과 채권시장 경색 여파가 이어지면서 적어도 내년 초까지는 자동차 할부 금리가 높은 수준을 유지할 전망이다.

11일 여신금융협회에 따르면 신한·삼성·하나·롯데·우리 등 5개 주요 카드사의 자동차 할부 금리는 7.3~10.5%(그랜저·현금구매 비율 20%·할부 기간 36개월 기준)로 나타났다. 지난달 11일 기준 이들 카드사의 자동차 할부 금리는 5.2~10.1%였다. 금리 하단만 보면 한 달 새 무려 2.1%p 상승했다.

이날 기준 자동차 할부 금리 상단이 가장 높은 곳은 우리카드다. 우리카드는 지난달 11일에도 이들 카드사 중 유일하게 10%를 넘기며 최고 금리를 기록한 바 있다. 하나카드는 한 달 전과 비교해 가장 큰 폭으로 자동차 할부 금리를 높인 것으로 나타났다. 하나카드의 지난달 11일 금리는 5.2~6.5%였는데, 이날 기준 7.3~8.1%로 집계됐다.

주요 카드사들이 자동차 할부 금리를 잇달아 인상한 건 조달금리 상승 탓이 크다.

기준금리 인상과 채권시장 경색으로 여신전문금융채권(여전채) 금리가 뛰면서 카드사들이 돈을 끌어오는 비용이 급격히 불어났다. 수신 기능이 없는 카드사들은 주로 여전채로 자금을 조달한다.

연초만 해도 2.420%였던 여전채(AA+) 3년물 금리는 지난달 7일 6.088%까지 치솟았다.

금융당국이 채권안정펀드(채안펀드)를 가동해 여전채를 사들이는 등 채권시장 안정화 방안이 발표되면서 여전채 금리는 지난 9일 기준 5.812%까지 내렸다. 다만 연초와 비교하면 여전히 높은 수준이다.

카드사 관계자는 "금융당국이 채안펀드를 가동하면서 여전채 금리가 고점 대비 떨어지기는 했지만 여전히 5% 이상이기 때문에 과거 2%대 발행하던 것과 비교하면 상당히 부담스러운 수준"이라며 "고객들이 몸소 느끼는 카드론 금리나 자동차 할부 금리가 다시 안정되기까지는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카드사들의 자금난은 단기간 끝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의장이 기준금리 인상 속도 조절을 시사하긴 했지만, 내년 상반기까지는 상승 기조를 유지할 것이기 때문이다. 최근 미국 내 노동시장 과열이 지표로 확인되면서 내년 미국의 기준금리가 5%대를 기록할 것이란 전망도 나오고 있다.

또 지난 5일 한국기업평가에 따르면 4분기 들어 카드사의 신규발행채권 금리와 만기도래채권 금리 차이는 4%p 이상 벌어졌다. 만기도래 카드채 차환 시 상당 수준의 추가 금리 부담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 1분기까지만 해도 신규발행 카드채와 만기도래 카드채 금리 스프레드는 0.74%p에 불과했다. 한국기업평가는 내년 카드사들의 이자 비용이 최대 1조원 가량 늘어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일각에서는 카드사들이 결국 자동차 할부 금리 서비스를 중단하는 수순으로 가는 것이 아니냐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이미 자동차 할부 금리가 사실상 고점에 다다른 데다 카드사 입장에서는 큰 수익을 기대하기 어려운 상품인 만큼 자동차 할부 금리 서비스를 계속 제공할 유인이 없기 때문이다.

한 카드사 관계자는 "자동차 할부의 경우 금리 인상 전에는 거의 무이자다시피 혜택을 줬던 경우가 많았기 때문에 현재 카드사들은 금리를 올리면서 소비자 유인을 줄이고 있다"며 "카드사들은 우선 수익성을 지켜야 하는 상황이라 기준금리가 크게 변하지 않는 이상 자동차 할부 금리는 내년 상반기까지는 높은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

 

기사제공=뉴스1(시애틀제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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