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대 '슈퍼맨'…저물어 가는 '육아 예능' 시대

 '육아 예능'의 시대가 저물어가고 있다.

지난 13일 오후 방송된 KBS 2TV 예능 '슈퍼맨이 돌아왔다'(이하 '슈퍼맨')는 2.9%(닐슨코리아, 전국 기준)의 시청률을 기록했다. 6일 방송분의 1.9%에 비하면 소폭 상승한 수치이지만, 금요일 오후 프라임 타임 시간대에 편성된 것을 고려하면 초라한 성적표다.

'슈퍼맨'은 지난달부터 일요일에서 금요일로 편성을 이동했다. 이로 인해 고정 시청층이 이탈한 것이 시청률에 영향을 미치지 않았겠냐는 의견도 있다. 하지만 이는 표면적인 이유에 불과하다는 평가다. '슈퍼맨'의 편성 이동 직전 회차인 426회는 3.4%, 편성 직후인 427회는 3.2%의 시청률을 기록했다. 편성 이동 자체가 주요한 이유는 아니라는 것이다.

사실 '슈퍼맨'의 위기설은 이전부터 대두됐다. 지난 2020년 초반만 해도 일요 예능 강자 SBS '미운 우리 새끼'와 엎치락뒤치락할 정도로 기세가 좋았던 '슈퍼맨'은 그 해 여름 한자릿수를 기록한 뒤 꾸준히 하락세를 걸었다. 지난해 말까지 5%대 시청률에 머무르던 성적은 올해 초 4%대, 봄이 되자 3%대로 급락했다. 그 후 편성 이동을 했고, 1~2%대까지 수치가 떨어지며 위기를 맞았다. 화제성 역시 예전만 못하다는 평이다.

부진의 이유로는 지루해진 포맷이 첫 번째로 손꼽힌다. 지난 2013년 처음 론칭한 '슈퍼맨'은 아빠들의 육아 도전기를 그리며 초반부터 인기를 끌었다. 당시 트렌드였던 육아와 관찰을 소재로 차용해 시너지를 일으켰고, 추사랑, 대한-민국-만세, 도하영 등 매력을 지닌 아이들이 등장하며 팬덤을 형성했다. 덕분에 전성기에는 20%대 시청률을 기록할 정도였다. 하지만 출연진의 등장 기간이 한정돼 있는데다, 회를 거듭할수록 비슷한 포맷이 반복되고, 출연 가족들만 바뀌며 식상하다는 인상을 지우지 못했다. 

'현실 육아'를 다루지 못한다는 것 역시 이유 중 하나란 분석이다. '교양'이 아닌 '예능'이기에 어느 정도는 고려하더라도, 매회 진행되는 색다른 에피소드가 '육아 일기'보다는 '관찰 예능'의 성격을 띤다는 점은 방송 내내 꾸준히 지적받아온 부분이다. 이전에는 이러한 비판 요소를 아이들의 매력이 상쇄했지만, 10년 가까이 방영이 되면서 시청자들 역시 실제와 동떨어진 육아 '예능'에 흥미가 감소했고, 이 역시 시청률 하락에 영향을 미쳤다는 평가다. 특히 실제로 육아 문제 해결을 다루는 채널A '요즘 육아 금쪽같은 내 새끼'가 근래 들어 각광받고 있는 점을 고려하면, 이와 상반되는 '슈퍼맨'의 인기 하락이 이해되는 부분이다. 

이와 함께 출연진 대부분이 좋은 환경에서 아이를 키우는 연예인 가족들이라 상대적 박탈감을 유발한다거나, '아빠들의 육아 성장기'라는 취지에서 벗어난 에피소드가 많아진 것 역시 꾸준히 지적받고 있는 점이다. 이러한 이유들이 켜켜이 쌓여 '슈퍼맨' 시청률과 화제성 하락으로 이어졌다는 시선이 지배적이다.

정덕현 평론가는 "시청률 하락에 편성 변경이 일정 부분 영향을 주긴 했을 거다. 하지만 근본적인 이유가 있다"라고 했다. 정 평론가는 "'슈퍼맨'은 예전부터 연예인 홍보의 장이라는 점, 이벤트성 이야기들이 많아 현실성이 떨어지고 실제 육아에 대해 다루지 못한다는 점, 위화감 유발, PPL 문제 등으로 지적을 받았다"라며 "이러한 비판 여론이 누적됐지만 '슈퍼맨'은 변화를 만들지 않았다"라고 밝혔다. 이어 "이런 상황 속에서도 '슈퍼맨'이 계속할 수 있었던 건 주말 시청자들 중 콘크리트층이 있었던 덕분"아라면서도 "하지만 지금은 그런 단계가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정 평론가는 "시청자들은 연예인 가족들의 일상을 관찰하는 것에 대한 양가감정이 있는데 그들의 삶이 궁금하긴 하지만, 한편으로는 '누구를 위한 방송인가'라는 근원적인 질문을 한다"라며 "연예인들을 위한 홍보 방송이라는 생각이 들기 시작하면 안 보는 차원을 넘어 호감이 사라지는 것"이라고 부진의 이유를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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