馬 죽음 사고 한달 만에 방송재개…마음 졸이는 '태종 이방원'

촬영장에서 말 죽음 사고가 벌어지며 동물 학대 논란이 일었던 KBS 1TV 대하 사극 '태종 이방원'(극본 이정우/ 연출 김형일, 심재현)이 결방 사태 한 달여 만에 오는 26일 방송을 재개한다. 

'태종 이방원'은 방송 전부터 KBS 내외에서 기대작으로 꼽히던 드라마였다. 지난 2016년 방송된 '장영실' 이후 5년 만에 돌아온 대하 사극이기도 했으며 김영철, 김명수, 홍경인, 김태우, 선동혁 등 기존 대하 사극에서 큰 사랑을 받았던 배우들이 다시 뭉친다는 점에서도 주목을 받았다. 또한 주상욱, 예지원, 박진희 등 대하사극에서 쉽게 만날 수 없었던 배우들까지 기용되며 '태종 이방원'은 KBS 대하 사극의 화려한 부활을 예고했다.

그 덕분이었을까. '태종 이방원'은 지난해 12월11일 처음 방송될 때부터 화제를 모으면서 시청자들을 TV 앞에 모여들게 했다. 특히 지난달 16일 방송된 12회에서는 전국 가구 기준 11.2%(닐슨코리아 제공)의 시청률까지 기록하며 승승장구를 이어갔다. 하지만 그런 '태종 이방원'의 인기 행진에 제동이 걸리게 되는 사건이 벌어졌다. 바로 촬영 중 말이 사망하는 사건이 일어난 것.

지난 1월19일 동물자유연대는 '태종 이방원'에서 말을 활용한 촬영을 할 때 동물학대가 이뤄졌다며 문제 제기를 제기했다. 당시 동물자유연대가 지적한 장면은 1월1일 방송됐던 7회에서 이성계(김영철 분)가 말을 타고 가다 낙마를 하는 신. 해당 장면에서는 말의 몸체가 90도 가량 뒤집히며 머리가 바닥에 곤두박질치는 모습이 그대로 담겨 시청자들의 공분을 샀다.

사태가 커지자 KBS는 자체적으로 조사에 나섰고 1월20일 첫 사과문을 발표했다. KBS는 조사 과정에서 해당 촬영에 사용됐던 말이 사고 후 일주일 뒤에 사망한 사실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동물학대 논란이 말 사망 논란까지 확대되자 시청자들 사이에서는 '태종 이방원'의 조기 종영을 종용하는 목소리까지 등장하기도 했다.

이에 KBS는 지난 1월24일 두 번째 공식 사과문을 내면서 논란 진화에 나섰다. 그럼에도 여론은 나아지지 않았다. 결국 KBS는 사건이 수습되고 재발 방지책이 나올 때까지 기약 없는 '태종 이방원'의 결방을 선택했다. 그렇게 1월16일 방송 후 '태종 이방원'은 한동안 전파를 타지 못했다. 현장 재점검을 위해 촬영까지 중단됐다.

그러던 중 KBS는 지난 9일 다시 한 번 입장문을 내고세 번째 사과의 뜻을 전했다. 이번 사과문에서 KBS는 "출연 동물의 안전을 보장하기 위해 제작가이드라인 조항을 새롭게 마련했다"며 "제작가이드라인에는 출연 동물 보호를 위한 기본원칙을 밝히고, 촬영 전 준비 단계와 촬영단계에서 지켜야 할 수칙들을 명시했다"라고 밝혔다.

새롭게 마련된 제작가이드라인 조항에는 동물 학대 예방과 관련한 규정들이 포함됐다. 특히 KBS는 "제작가이드라인 마련에 도움을 주신 동물보호 단체 관계자분들께 진심으로 감사를 드린다"라는 표현까지 입장문에 덧붙이며 동물보호 단체와 협의를 통해 해당 가이드라인을 만들었다는 점을 강조했다.

제작가이드라인 조항에는 동물이 신체적으로 위험에 처하거나 정서적으로 스트레스를 받을 수 있는 연기 장면은 최대한 CG 작업을 통해 구현하고, 실제 동물 연기 장면은 최소화한다는 문구가 들어갔다. 또한 세부적인 동물 종별 가이드라인까지 마련하며 사태 진화에 총력을 기울였다는 점을 엿볼 수 있게 했다.

KBS는 세 번째 사과문 발표 당일 '태종 이방원'의 방송 재개를 알렸다. KBS에 따르면 오는 19일에는 '태종 이방원'의 기존 내용을 정리한 스페셜 방송이 전파를 타며, 본 방송은 오는 26일 13회부터 재개된다. 논란 후 한 달여 만이다. 잠시 촬영을 중단했지만 기촬영분이 여유로운 덕분에 제작일정에는 큰 부담이 없어 보인다. 

하지만 여전히 시청자들 사이에서는 방송 재개에 대해 긍정적인 시선과 부정적인 시선이 공존하는 상황이다. 조기 종영을 요구하는 목소리도 잔불로 남아있다. 그렇기에 '태종 이방원' 측은 대외적인 입장 표명을 아끼면서, 조심스럽게 방송 재개를 준비하고 있는 상황이다.

물론 기존 대하 사극 시청팬층에서는 방송 재개를 반기고 있기도 하다. 한 방송 관계자는 "고정 시청층이 큰 대하 사극의 특성상 방송재개 초반에는 소폭의 시청률 하락이 있을 수 있겠지만, 시청률 측면에서는 큰 변화가 없을 수도 있다"라는 예측을 전하기도 했다.

26일 방송 재개 후 '태종 이방원'이 기존의 시청률 추세를 이어갈 수 있을지, 혹은 주춤하게 될지는 시청자들의 리모컨에 달려있다. 조심스럽게 방송재개의 카드를 꺼낸 '태종 이방원'이 향후 어떤 반응을 받을지 벌써부터 관심이 쏠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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