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년 넘게 미국 대학도서관 사서로 일하면서 만난 책과 사람이야기
매달 한인 교양프로그램으로 ‘북:소리(Booksori)’를 열어 시애틀 한인사회에서도 이름이 알려져 있는 워싱턴대학(UW) 한국학도서관 사서인 이효경씨가
미국 대학도서관에 일하면서 만난 사람과 책 이야기를 한 권의 책으로 엮어 세상에 내놓았다.
한국 도서관협회에서<책들의 행진>이란 이름을 달고 출판한 이 책은 이화여대에서 문헌정보학을
전공한 뒤 미국에서 유학을 마치고 컬럼비아대 도서관과 UW 도서관에서 16년 넘게 근무해온 이씨가 사서로서 일하면서 보람 있었던 일들을 기록한 글로 가득 차있다.
작가 말대로 ‘어느 도서관에서나
있을 법한 이야기이면서도 특정 도서관에 한정된 매우 독특한 이야기, 혹은 도서관 사서가 아니면 절대 들을
수 없는 도서관 내부의 이모저모를 엿볼 수 이야기’들이다.
책은 ▲사서되기 ▲동아시아 도서관의 이모저모 ▲한국학 자료와 연구 ▲아웃리치
도서관 서비스 ▲한국학 사서의 한국 생각이란 타이틀을 단 5개의 장으로 구성돼 있다.
이를 통해 작가 본인이 사서가 된 이유와 미국 대학 도서관의 사서가
되는 요령, 같은 민족인 북한을 가서 많은 민족 자료를 챙겨보고 싶은 마음도 풀어놓았다.
특히 UW 한국학도서관에서 오랫동안 근무해왔기 때문에 시애틀지역 한인 인물들도 책
속에 등장한다. UW을 빛낸 150인에 포함됐으며 지난해 타계한 사진작가
남궁요설 선생님도 ‘책과 사진 속의 남궁요설 선생님’이란 제목으로 나온다.
또 이씨 자신이 지난해부터 매달 열고 있는 ‘북:소리’에 대해서도 도서관의 아웃리치 서비스의 하나로 소개하고 있다.
이씨는 책의 말미에 ‘나는 왜 글을 쓰는가’란 제목으로 모두 6개의 후기를
담아놨는데 한국문인협회 워싱턴주 지부가 응모한 수필에서 당선됐고 시애틀N 에 ‘이효경의 북리뷰’를 쓸 정도로 남다른 글솜씨를 자랑하고 있다.
이씨는 후기를 통해 ▲글은 기억과의 싸움 ▲글은 나를 위한 추모사 ▲글은 사유의 놀이터 ▲글은 어휘 연습장 ▲글은 감동의 전이 ▲글은
신나는 스토리텔링이라고 강조했다. 그녀가 열심히 글을 쓰고, 책을 사랑하고,
책을 엮어서 낸 이유를 충분히 가늠해볼 수 있는 대목이다.
미국 대학 도서관의 사서로서의 이야기이기도 하지만 미국에서 살고 있는 한 한인 지성인의 고민과 사유가 녹아있는 이 책은 인터넷 알라딘 등을 통해 구입할 수 있다. 또한 UW 한국학 도서관에도 비치돼 있다.
이씨는 이 책을 펴내면서 받은 인세는 물론 추후 책 판매를 통해 생기는
모든 수익금은 한국학도서관 발전기금으로 사용한다는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