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애틀-벤버 시장 선의의 ‘내기’걸어
시애틀
시혹스와 덴버 브롱코스의 오는 일요일 결전을 앞두고 시애틀지역 곳곳에서 ‘수퍼볼 신드롬’이 벌어지고 있다.
가장
눈에 띄는 현상 가운데 하나는 불티나게 팔리는 시혹스의 유니폼이다. 시혹스가 수퍼볼에 진출하면서 미국인
광 팬들뿐 아니라 한인들도 단체로 시혹스 유니폼을 입고 경기 중계방송을 시청하기 위해 구입하고 있다. 시혹스의
가장 인기 있는 상의 유니폼은 한 개에 보통 100달러를 호가한다.
가격이
만만치 않다 보니 절도사건도 빈발한다. 지난 26일 오후 3시45분께 시애틀 다운타운 캐피털 힐 소재 ‘라이트 에이드’약국체인점에서 30대
남성이 시혹스 상의 유니폼을 훔쳐 가방에 숨긴 뒤 빠져나가다가 매장 경비원에게 발각됐다. 절도범은 경비원과
몸싸움을 벌이면서 가방에서 칼을 꺼내 경비원의 머리와 팔을 찌르고 달아났다.
인근에
숨어 있다가 경찰에 체포된 절도 용의자는 “시혹스 유니폼을 입고 싶은데 살 돈이 없어 훔쳤다”고 말했다. 부상한 경비원은 시애틀 하버뷰 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를
받았다.
시애틀의 한 초등학교는 전교생에게 시혹스의 유니폼을 나눠줘 화제가 됐다.
비콘
힐소재 킴볼 초등학교는 지난 24일(시혹스 응원의 날) 학생들에게 시혹스 유니폼을 입고 등교하도록 허용했다. 지난해 9월 이 학교에 부임한 케빈 젤코(38)교사는 가정형편상 시혹스 유니폼을
구입하지 못하는 학생들을 위해 온라인 모금 행사를 벌여 재원을 마련했다.
당초 젤코 교사는 시혹스와 뉴올리언즈 세인츠간의 플레이오프 경기 때 센추리링크 필드에서 맥주 판매원으로 아르바이트를 했고 이때 받은
팁으로 10~15명의 학생들에게 시혹스 유니폼을 사주려 했었다. 하지만
동료 교사들이 온라인 모금사이트를 열어 더 많은 기금을 모으자는 권고에 따라 전교생 447명에게 선물을
주는 더 큰 계획을 세우게 됐다.
젤코 교사의 따뜻한 마음이 한 라디오 방송을 통해 알려지면서
시애틀 투자매니저인 그렉 케로가 9,000달러를 지원하는 등 총 2만4,906달러가 모아져 재학생 전원에게 유니폼이 선물로 전달됐다. 젤코
교사는 장당 50달러씩 할인가격으로 유니폼을 구입하는 행운도 잡았다.
한편 에드 머리 시애틀 시장과
마이클 핸콕 덴버 시장도 2월2일 수퍼볼 결과를 놓고 한판
내기를 걸었다. 덴버 브롱코스가 승리할 경우 머리 시장은 시애틀에서 생산되는 자전거 한대와 연어, 던지니스 게 등 지역 특산품을 보내기로 했다. 또한 덴버의 홈리스
지원 자선기관을 위해 유명 유리조각가인 데일 치훌리 작품을 기증하기로 했다.
시혹스가 승리할 경우 핸콕 시장은
덴버 특산물인 그린 칠리와 함께 모자, 후디, 스키 등 겨울
스포츠 용품은 물론 힙합 가수 매클무어와 함께 의류 등을 에이즈 예방단체에 기증하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