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의회 무효화 방안 놓고 재표결 실시해 7-2로 가결
시의원들 지역구 주민 반발해 선거 의식해 철회 추진
시애틀 시의회가 일명 ‘홈리스세’로
불리며 미국은 물론 전세계적으로 큰 관심을 끌었던 시애틀시의 인두세(Head Tax)를 통과시킨 지 한달도 채 안돼 무효화시켰다.
시의회는 지난달 14일 9-0
만장일치로 결정한지 한 달도 되지 않아 12일 시의원 전체 표결을 실시해 7-2 찬성으로 철회를 최종 결정했다.
브루스 해럴 시의회 의장은 이에 앞서 지난 11일 예고없는 기자간담회를
통해 “인두세 철회 방안에 대해 12일 특별 회의를 갖고
논의한 뒤 투표하겠다”고 밝혔다. 워싱턴주법상 각 지방자치
단체가 표결을 위한 특별 회의를 가지려면 24시간 이전에 공지해야 한다.
해럴 의장은 11일 정오께 공식적으로 공지한 만큼 12일 오후 표결에 법적인 하자가 없다고 밝혔다.
해럴 의장은 “인두세와 관련해 우리는 좀더 많은 이야기를
들었어야 했다”며 철회를 추진하게 된 배경을 설명했다. 사실상
잘못된 결정이었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현재 인두세를 철회하자는 입장은 제니 더컨 시장은 물론, 시의회
전체 9명 의원 가운데 샤마 사완트와 테레사 모스퀘다 의원 2명을
빼고 7명이 찬성했다. 이에 따라 인두세는 도입을 결정한
뒤 한 달도 되지 않아 철회됐다.
시의회가 인두세 철회를 추진하게 된 표면적인 이유는 ‘노
택스 온 잡스’라는 시민단체가 인두세 무효화를 올 11월
주민투표에 상정하기 위해 유효한 서명을 모두 확보했기 때문이다. 이 단체가 2만명이 넘은 서명을 받아 주민투표에 상정할 경우 주민들이 철회를 찬성할 것이 뻔한 상황에서 불필요한 예산 낭비를
줄이자는 것이다.
이 같은 표면적인 이유와 함께 아마존과 스타벅스 같은 대기업을 물론 시애틀 타임스까지 거세게 반발하고
있는 것도 큰 영향을 미쳤다. 여기에다 상당수 시민들이 인두세에 반대하고 있어 시의원들이 재선에 나갈
경우 상대방 후보의 공격 대상이 될 것이 뻔하기 때문이다.
과반수 시의원들이 인두세 철회를 추진하고 나섰지만 충분한 검토와 여론수렴 절차 없이 정책을 밀어붙였다는
비난은 면하기 어려울 전망이다.
시의회는 지난달 14일 연매출 2,000만달러 이상 대기업을 대상으로 직원 1인당 연간 275달러씩 징수하는 인두세 수정안을 9-0 만장일치로 가결했었다. 인두세는 내년부터 2023년까지5년간 한시적으로 시행되며 2024년부터 계속 부과할 지 여부는 추후 투표를 통해 결정하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