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우스캐롤라이나 보잉 공장 대대적 인력감축
"미국인 고용하라" 외쳤던 곳
미국 방산업체 보잉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뒤통수를 때렸다. 트럼프 대통령이 직접 보잉을 찾아 "미국인을 고용하라"고 주문한지 불과 4개월 여만에 일자리 감축을 발표한 것이다.
워싱턴포스트(WP)에 따르면 사우스캐롤라이나주 노스 찰스턴 소재 보잉 '787-10 드림라이너' 생산 공장은 22일(현지시간) 성명을 통해 최대 200명의 인력을 감축하겠다고 발표했다.
보잉은 "경쟁이 치열해지는 상황에서 생산력 증대를 위해 비용을 절감할 필요가 있다"면서 해고된 인력이 다른 일자리를 찾는 과정이 순탄하도록 다양한 지원을 하겠다고 밝혔다. 정확한 감축 인원수와 시기, 대상 등은 아직 밝히지 않았다.
제조업체가 경영 판단에 따라 일자리 수를 조정하는 건 특별한 일이 아니다. 그러나 감원을 발표한 사우스캐롤라이나주 보잉 생산 공장은 지난 2월 트럼프 대통령이 취임 후 처음으로 찾은 공장 시설. "미국 제조업 부활, 일자리 증진"이란 메시지를 내세운 상징적 장소이기에 시끌시끌하다.
2월 17일 트럼프 대통령은 보잉의 장거리 항공기 모델 '787-10 드림라이너' 출시를 축하하는 연설에서 "미국산을 사고 미국인을 고용하라. 이것은 우리의 슬로건"이라고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기업들의 생산지 해외 이전을 막겠다면서 "우리는 미국인 일자리를 위해 끝까지 싸울 것"이라고도 약속했다.
보잉의 인력 감축 계획은 지난해부터 계획됐다. 지난해 12월 보잉은 2017년 보잉 777의 생산을 전년 대비 40% 줄이겠다고 밝히면서 구조조정을 예고했다. 지난 3월 워싱턴주에서는 1880명이 희망퇴직했으며 4월에는 시애틀에서 500명이 보잉으로부터 부당 해고를 당했다고 주장해 논란이 됐다. 한 마디로 트럼프 대통령의 '압박'은 통하지 않았다는 이야기다.
미국 전역에서 보잉에 종사하는 인력은 14만 명에 달한다. 대부분 워싱턴·캘리포니아·미주리·사우스캐롤라이나주에서 고용된 인원이며 이중 5만여명이 생산 라인에서 일하고 있다. 사우스캐롤라이나주 보잉 직원은 7300명 가량으로 알려졌다.
기사제공=뉴스1(시애틀N 제휴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