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돈하 목사
오리건 벧엘장로교회 담임/오리건 밴쿠버 한인교회연합회 회장
‘통하는’ 아버지가 되려면…
최근 실시된 NCF(National Center for Fathering)의 조사에 따르면 다섯 명의 자녀들 중에 두 명은 아버지가 퇴근하기 전에 잠든다.
또한 이 조사에서 미국 국민의 72.2%가 현대 사회가 직면한 가장 중대한 위기를 자녀 교육에 있어 아버지 역할의 부재를 지적했다.
이 같은 가정에서 아버지들의 영향력 상실은 세대 간에 신앙이 전수되는 가장 중요한 통로인 ‘아버지와 자녀간의 대화’를 증발시켜 버리는 위기를 초래했다.
특히 이 비극은 세대차뿐만 아니라 언어와 문화차이까지 존재하는 이민자 가정의 1세 아버지들과 2세 자녀들 사이에 더욱 심각하게 나타나고 있다.
결국 이민 가정에서 부모와 자녀 사이에 나누는 대화라는 것은 서로간의 필요만 나누는 피상적인 수준으로 떨어진다.
그러면 먼저 대화가 통하는 아버지가 되기 위해서 PRTI(P: Perspective 시각변화, R:
Respect 상호존중, T: Transparency 투명성, I: Initiative 주도권) 4가지가 필요한 것을 기억해야 한다.
첫째, 자녀와 성공적인 대화를 점화하기 위해 가장 중요한 것은 자신과 자녀를 바라보는 시각(Perspective)을 교정하는 것이 일차적으로 필요하다.
둘째, 자녀와 질 높은 대화를 위해서 서로 존중 (Respect)하는 태도가 필수적이다. 여기서 특별히 존중해야 될 부분은 상호간의 문화이다.
셋째 진실한 대화를 위해서 투명성(Transparency)이 생명이다. 아버지들은 자녀 앞에서 완전해지려는 유혹을 버려야 한다. 자녀는 결코 완전한 아버지를 바라지 않는다. 그들은 진실한 아버지를 기대한다.
넷째 아버지는 대화의 주도권(Initiative)을 가져야 한다. 자녀와 대화에 문제가 생겼을 때는 아버지가 적극적인 해결사로 뛰어들지 않는 한 해답이 없다. 자녀가 먼저 찾아와 사과하고 문제를 풀어주겠지 하고 기대해서는 안 된다.
한 인간의 인생의 계절에는 “나는 누구인가?”에 대해 정체성의 혼란(Identity Crisis)을 겪는 두 번의 시기가 있다.
첫 번째 혼란기는 갑작스러운 육체의 성장으로 혼란이 몰려오는 청소년기다. 그리고 두 번째 혼란기는 사회경제적 지위, 자녀교육 등 모든 인생의 과목에서 중간 성적표를 받아보며 인생의 한계를 직시할 수밖에 없는 중년기이다.
그런데 공교롭게도 이처럼 위기를 경험하는 중년기 부모들의 자녀들의 나이 또한 위기를 경험하는 청소년기라는 사실이다. 하나님께서 위기의 두 세대를 같은 시기, 같은 장소에 넣어주신 것은 특별한 계획이 숨어 있기 때문이다.
그것은 나의 불확실함과 연약함을 통해 자녀의 연약함을 더 잘 이해할 수 있게 하신 것이다. 이 시각을 가진 다면 이 시기는 아버지와 자녀간 최대의 갈등기가 아니라 인생 최고의 상호이해의 시기가 될 수 있다.
죽도록 낮아지신 그리스도의 겸손만을 무기 삼아 나간다면 반드시 자녀의 닫힌 마음과 입이 열리게 되고 통하는 아버지가 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