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진 목사(루터교 은퇴/미주 크리스천 문인협회원)
믿음의 본을 보여준 사람들
김부식이 고려 인종 때인 1145년에 기전체(紀傳體)로 편찬한 역사서 <삼국사기>(三國史記)에는 많은 인물이 등장한다.
신ㆍ구약 성경 66권에도 그 이상의 이름이 오르내리고 있는데 이들 가운데 믿음의 본을 보여준
‘3인방’을 꼽는다면 사도 바울(Paul)과 아브라함(Abraham) 그리고 욥(Job)이라고 할 수 있다.
사도 바울은 원래 그의 이름이 사울(Saul)이었다. 예수를
핍박하던 자였으나 다메섹에서 예수를 만나 이름을 바울로 바뀐 뒤부터는 실천과 행동으로 믿음의 본을 보여준 분으로 완전 탈바꿈해 기독교 역사상 가장
훌륭한 전도사로 추앙을 받는다.
그는 항상 내게 능력 주시는 자 안에서 모든 것을 할 수 있다고 믿으며(빌립보서 4:13) 온전히 전도의 생을 살았다.
고난과 핍박을 겪으면서도 지치지 않는 열정으로 복음 전도자로서의 일생 동안 항상 어떤 형편에서든 자족하는 마음으로
살아갔다. 내가 약할 때 도리어 그때가 강하다고 믿고(고린도후서 12:10), 내게 능력 주시는 자 안에서 모든 것을 할 수 있다고 믿으며 살아간 분이 바로 사도 바울이다(빌립보서 4:13).
바울에 이어 두 번째는 아브라함이 믿음의 본을 보여줬다. 아브라함은 죽은 자를 살리시며 없는
것을 있게 하시는 하나님으로 믿고 항상 바랄 수 없는 것인데도 바라고 믿은(로마서 4:11~25), 그야말로 우리 믿음과는 전혀 다른 믿음의 소유자였다.
그것은
그가 100세나 되어 자기 몸이 죽은 것 같고 아내 사라의 태가 죽었음을 알고도 믿음이 약해지지 아니했다(로마서 4:19). 이 구절에 ‘약하여지다’라는 헬라어 ‘아스데노오(ἀσθενὲω)’란 낱말은 ‘설 수 없을 정도로 힘이 없다’라는 뜻인데 힘없는 상황에서도 결코
넘어지지 아니하는 강한 의지가 들어 있음을 말해 준다. 그러기에 약속하신 그것을 또한 능히 이루실 줄을
믿고 바라며 그는 항상 확신 속에서 살았다.
여기 ‘확신하다’라는 헬라어 ‘플레로포레오(πληροφορέω)’는 ‘성취하다’라는 뜻으로 아브라함의 믿음은 완전해 한 치의 의심도 없었다는 것을 의미한다.
아브라함은 하나님은 말씀을 이루시는 분으로 한 치의 오차도 없을 뿐 아니라 한번 말씀하신 것은 꼭 실행하시고 그 말씀을 반드시 이루시는
분임을 믿고 있었다(민수기 23:19).
그가 이처럼 믿음을 확신하는 사람이 된 것은 하나님의 약속을 의심치 않고 하나님을 향해 전적으로 순종하는 삶에서 기인한다.
세 번째 믿음의 사람은 욥인데 그는 때묻지 않고 결백한 분, 곧은 사람이었다. 게다가 자녀들의 축복은 물론 물질의 축복으로 그 당시 동방 사람 가운데 제일 가는 거부(巨富)였다(욥기서 1:2-3).
이 같은 여건을 갖췄다면 중심에서 빗나가기가 쉬운 데도 그는 하나님을 경외하고 믿음 중심으로 살았다. 그런데도 욥은 무서운 재앙을 입게 된다. 심한 폭풍이 집을 덮쳐 10남매가 다 죽는가 하면 하늘에서 불이 떨어져 그 많은 가축이 다 죽어 알거지가 된다(욥기 1:16-19).
하지만 욥은 믿음으로 “내가 모태에서 적신(赤身)으로
태어난 이상 또 적신으로 돌아갈 것인데, 주신 자도 여호와시오, 취하신
자도 여호와시니 여호와의 이름이 찬송을 받으실 지어다”(욥기1:21)라고 고백한다. 욥은 자신의 생사 화복이 하나님께 있음을 믿고 살았다. 욥도 좋은 일이든 나쁜 일이든 주신 자도 여호와시오, 취하신자도
여호와이심을 믿고 온전히 하나님의 섭리만을 믿고 살았다.
이 세 분이 보여준 믿는 자의 본을 보면서 이제는 스스로의 믿음을 점검하는 기회가 됐으면 한
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