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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16-02-04 00:55
시애틀 '마이너리그 계약' 이대호, 무엇보다 중요한 스프링캠프
'빅보이' 이대호(34)의 최종 행선지가 시애틀 매리너스로 결정됐다. 다만 '타코마'(시애틀 트리플A팀)가 아닌 '시애틀'에 자리를 잡기 위해서는 스프링캠프가 무엇보다 중요한 과제가 됐다.
시애틀 구단은 4일(한국시간) "이대호와 마이너리그 계약을 했다. 포수 스티브 레루드와 함께 메이저리그 스프링캠프에 합류시킨다"고 공식 발표했다.
100% 만족스러운 계약은 아니다. '빅리그'가 보장되지는 않았기 때문이다.
시애틀은 이대호의 계약 조건을 정확히 공개하지는 않았지만 '마이너리그 계약'이라는 것은 분명히 밝혔다. 1년 400만달러로 알려진 계약 금액도 메이저리그에 입성해 일정 조건을 충족했을 때 받을 수 있는 금액으로 알려졌다.
더구나 시애틀의 경우 이미 1루수/지명타자 포지션에서 아담 린드, 넬슨 크루즈, 헤수스 몬테로 등 경쟁력과 경험을 갖춘 선수들을 다수 보유했다. 이대호로서는 쉽지 않은 경쟁일 수밖에 없다. 현재로서는 주전보다는 백업선수, 그 조차도 '보험' 느낌이 강하다.
이런 와중에 한 가지 눈에 띄는 옵션이 '스프링캠프 초청'이다. 시애틀은 이번 계약에서 이대호를 스프링캠프에 합류시킨다는 조건을 달았다.
긴 말이 필요없이 이대호에게는 상당히 중요한 기회가 될 수밖에 없다. 메이저리거들이 대부분 참가하고, 팀 코칭스태프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스프링캠프에서 인상적인 모습을 보여준다면 이대호의 메이저리그 입성 시기는 좀 더 빨라질 수 있다.
이대호는 '1루수'로서의 경쟁력도 보여줘야 한다. (뉴스1 자료사진) ⓒ News1
계약이 늦어지기는 했지만 시간이 촉박하지는 않다. 이대호는 그간 미국에서 꾸준히 몸만들기를 진행했고 아직 스프링캠프까지는 3주 가량의 시간이 남아있기에 컨디션을 끌어올릴 시간이 충분하다.
이대호로서는 예전처럼 개막일에 맞춰서 몸을 끌어올리는 것이 아닌, 스프링캠프에 맞춰 몸을 만들어야하는 상황이 됐다.
이와 함께 체중 관리도 큰 과제다. 이대호는 193cm 130kg에 달하는 거구다. 국내에서는 1루수, 한때 3루수 수비도 소화하는 등 체구에 비해 날렵한 몸을 가진 것으로 평가되지만 2012년 일본 진출 이후로는 대부분 지명타자로 뛰어왔다.
하지만 미국에서는 1루수 수비를 소화해야 한다. 엄청난 장타력을 보여주지 않는 한, 수비가 되지 않는 반쪽 선수로는 메이저리그에서 경쟁력을 인정받기 어렵다. 이제는 30대 중반의 나이에 접어든 만큼, 이대호가 안정적인 1루수비를 보여주기 위해서는 체중 감량이 필수적이다. 현지에서도 이에 대해 "이대호의 큰 사이즈가 1루수 수비에 제한이 될 수 있다"고 우려를 표하고 있다.
체중 감량의 성패를 확인할 수 있는 자리 역시 스프링캠프가 될 것이다. 스프링캠프(시범경기)에서는 비주전급 선수와 마이너리그 선수들에게도 많은 기회가 주어지는 만큼 이 자리에서 이대호는 1루수로 문제가 없다는 것을 각인시켜야 한다.
스프링캠프는 이대호에게 두 번 다시 오지 않는 기회가 될 수 있다. 이 자리에서 인상적인 모습을 남기지 못해 마이너리그로 내려간다면 시즌 내내 부름을 받지 못한 채 계약이 끝날 수도 있다. 스프링캠프까지 남은 3주, 이대호에게는 메이저리거로서의 성패를 가를 시간이 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