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드먼즈에 본사를
두고 있는 세계 최대 소프트웨이업체인 마이크로소프트(MS)사가 창사 이래 처음으로 헤지펀드사에 이사 자리를 내주기로 결정했다.
이 같은 결정은 스티브
발머 최고경영자(CEO)가 12개월 이내에 물러나겠다는 뜻을 밝힌 지1주일 만에 나와 그의 사퇴 결정에 헤지펀드사의 입김이 작용했을 수 있음을 보여주는 것으로 전문가들은 분석하고 있다.
MS는
지난달 30일 샌프란시스코에 본사를 두고 있는 밸류액트 캐피탈(ValueAct Capital)사 회장에게 이사회에 참여할 수 있는 권리를 부여하는 내용의 업무 협정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밸류액트 캐피탈사는 샌프란시스코에 본사를 두고 있는 행동주의 투자사로 주식 확보를 통해 기업을 인수 합병하는 일명 ‘헤지펀드’사이다.
이 회사는 현재 시장에서 유통되는 MS주식의 0.8% 정도를 보유한 최대 주주 가운데 하나로 꼽힌다. 이 회사는 120억달러 정도의 자산을 운용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MS가
밸류액트 회장 메이슨 모피트(사진)에게 이사 자리를 내줌에 따라 모피트는 앞으로 MS 이사회 구성원들과 정기적으로
만나 중요한 사업 관련 사항에 대해 논의할 수 있게 됐다. 모피트가 참여하는 첫 이사회는 마이크로소프트의
연례 주주모임 이후 시작되는 첫 분기 이사회가 될 전망이다. 보통 이 모임은 11월 중순경 개최됐다.
미국증권거래소(SEC)에 제출된 양사간 협정문 사본을 보면, 밸류액트는 MS와의 합병을 시도하거나 일정 수준 이상 주식을 사들이지 않을 것이며 위임장 쟁탈전도
없을 것이라는 내용이 포함돼 있다. 또한 MS나 이 회사 임원들을 비난하는
일도 없을 것이라고 밝히고 있다.
비록 MS의 인수 합병을 시도하지 않겠다고 합의서에서 천명했지만
최근 발머 CEO의 사퇴 결정에 직간접적인 영향을 미쳤을 것이란 분석이 지배적이다.
MS전문
애널리스트인 릭 셜런드는 최근 언론 인터뷰를 통해 “MS가 밸류액트로부터 주주 이익을 더 늘리라는 압력을
받고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그는 “현재까지 분명치는 않지만 밸류액트는 (일련의 MS변화에)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반면 발머는 그의
사퇴와 밸류액트는 아무런 관련이 없다는 입장이다. 그는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나의 퇴직은 완전하게 내 판단이며 MS를 위한 결정”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1% 미만의 지분을 보유한 투자자를 이사로 등용하기로 결정한 사실을 미뤄 볼 때 MS가 압박을 받고 있다는 사실을 쉽게 짐작할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분석하고 있다.
MS는 모바일 기기에서 인터넷 검색에 이르기까지 소비자 기술 분야의 큰 흐름을 여러 차례 놓쳤다는 비판을 여기저기에서 받아왔다.
오랫동안 MS를 지켜본 업계 내부 인사들은 발머 CEO의 사퇴 동기와 시점에 대해서 여전히 이해할 수 없다는 듯한 모습이다. 발머 CEO는 7월에 대대적인 조직개편을 단행해 사내 영향력을 강화한 직후에 돌연 은퇴를 선언했다.
일부 투자자들은 지난주 이사진과 논의를 가진 자리에서 발머 CEO의 사퇴가 자의에 의한 것인지, 행여 밸류액트의 입김이 작용한 것은 아닌지 따져 물었다.
일부 주주들은 차기 CEO를 물색하는 과정과 주가를 반등시키는 조치에서 MS가 과거와 다른 모습을 보이도록 밸류액트가 MS 이사회를 압박할 수 있을 것이라는 희망을 피력했다.
[이 게시물은 시애틀N님에 의해 2013-09-02 09:51:53 시애틀 뉴스에서 이동 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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