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손보험료 10% 이상 오르나…"적자 감당못해" 배수진 친 보험업계

보험업계 "실손보험 정상화 위해선 매년 21%는 올려야"

'10%대 초반' 인상 전망…3세대 실손 인상률 특히 높을 듯

 

보험업계가 실손의료보험을 계속 공급하려면 매년 보험료가 21% 이상 인상돼야 한다는 입장을 내놨다. 내년도 실손보험료 인상 계획에 여론과 금융당국이 부정적인 입장을 보이자 강수를 둔 셈인데, 업계에선 당국과의 조율을 거쳐 최종 인상률이 10%대 초반에서 결정될 것으로 보고 있다.

9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보험연구원은 올 상반기 1~4세대 실손보험의 손해율이 127.90%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상품별로는 1세대가 141.9%, 2세대가 123.8%, 3세대가 129.3%였다.

손해율은 보험사들이 보험료의 적정치를 정할 때 참고하는 수치다. 보험사들이 계약자에게 거둬드린 보험료 중 의료비로 지급되는 보험금 비율을 의미한다. 예를 들어 손해율이 130%라면, 보험사들이 소비자에게 보험료 100원을 받아 130원을 보험금으로 지급한다는 의미다.

보험업계는 '비급여의료' 증가세가 실손보험 손해율을 끌어올렸다고 본다. 정부가 건강보험 보장을 계속 강화하면서 비급여 진료를 급여 항목으로 돌렸고, 수익이 줄어든 의료계가 비급여 의료비를 올리게 됐다는 게 업계의 주장이다. 

특히나 급여 항목이 늘면서 소비자들의 의료접근성이 개선됐다. 병원을 찾는 빈도가 전체적으로 늘었고, 이른바 '의료쇼핑'을 다니며 비급여 치료를 받고 실손보험금을 타내는 사례 역시 증가했다. 부작용이 지속되자 업계는 신상품을 내놓을 때마다 비급여 보장을 특약으로 돌리고, 보험금 청구량만큼 보험금이 오르도록 상품 구조를 조정했다.

그런데도 보험업계는 매년 손해율이 130% 내외로 이어지면서, 향후 5년간 누적 위험 손실액이 30조원에 이를 것으로 보고 있다. 김경선 보험연구원 연구위원은 "130% 내외의 손해율을 향후 5년이내 100% 이내로 유지하려면 매년 21% 이상의 보험료 인상이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업계에선 보험료를 올리지 않으면 실손보험 공급 자체가 불가능할 지경에 이르렀다는 입장이다. 실제로 적자가 누적되면서 2015년부터 올해까지 10개사가 실손보험 판매를 중지했다.

사실상 '가이드라인'을 제시하는 금융당국도 실손보험의 적자 누적을 심상찮게 보고 있다. 앞서 백내장수술, 도수치료 등 실손누수의 주범으로 지목된 비급여 항목의 지급 심사를 강화한 것도 적자개선의 필요성을 실감하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금융당국은 물가상승 부담을 줄여야 하는 과제도 안고 있다. 가입자가 4000만명에 이르는 실손보험은 보험료 인상분이 소비자물가지수(CPI) 산정에 반영된다. 이 때문에 당국은 보험료를 올리더라도 인상폭을 조절해야 한다는 입장에서 논의에 임하고 있다. 

보험업계에선 결과적으로 실손보험료 인상률이 10% 초반대에서 결정될 것으로 전망한다. 지난해에도 보험사들은 1~4세대 실손보험료를 평균 14.2% 올린 바 있다. 

특히 출시 이후 처음으로 보험료가 조정되는 3세대 실손보험은 다른 상품보다 인상률이 높을 것으로 예상된다. 3세대 실손보험 손해율은 2017년 출시 당시 58.5%였지만 2020년 100%를 넘어선 뒤, 2021년 116.2%, 2022년 상반기까지 127.1%로 급증했다. 

인상률 발표 시점은 이달 중순 전후이며 내년 1월부터 보험료가 조정될 것으로 예상된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금융당국과 보험료 인상과 관련해 의견을 나누고 있는 단계"라며 "절충선이 마련되면 각사가 보험료 인상률을 차례로 발표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기사제공=뉴스1(시애틀제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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