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이병헌이 영화 '내부자들'을 통해 관객들에게 호평을 받고 있다. © News1star / 영화 '내부자들' 스틸 |
배우 이병헌이 영화 '내부자들' 연기력으로 새삼 주목받고 있다. 지난해 불거졌던 50억 협박녀 사건으로 오랜 시간 공들여 쌓아온 배우 커리어에 큰 타격을 입었지만 예상보다 빠른 시일 내에 명성을 회복하게 됐다는 점이 다소 흥미롭다. 이 같은 주위의 시선은 영화 '협녀, 칼의 기억' 개봉 당시와 사뭇 다르다. '협녀, 칼의 기억' 언론시사회 직후 다수의 매체들은 그의 뛰어난 연기력에도 불구하고 "몰입이 안 된다"는 의견을 쏟아냈다. 협박녀 사건을 굳이 연기에 대입하면서까지 영화를 감상한 것인가 하는 의문은 들었지만 당시 이병헌에 대한 여론은 매우 감정적이고 부정적이었다
그래서 '내부자들' 언론시사회 직후 갑작스러운 연기 호평이 매우 새삼스러웠던 것도 사실이다. 이병헌의 연기는 언제나 이견 없이 최고였기 때문이다. 마치 진가를 재발견한 것처럼 칭찬 여론은 들끓어 올랐고 이는 '내부자들'에 대한 예비 관객들의 기대감을 상승시키는 데 한몫했다. 물론 '협녀, 칼의 기억'은 이병헌의 연기력과 별개로 작품성에 대한 냉정한 평가로 인해 여름 시장에서 쓴 맛을 봤기도 했지만 이병헌 사생활 논란이 적지 않게 타격을 입혔을 것이란 중론이 존재했기 때문에 '내부자들' 개봉 이후 우호적인 여론이 이질적으로 다가오는 것이다.
이병헌의 행보는 과연 지금은 맞고 그때는 틀린 것이었을까. 정확히 말하면 이병헌의 연기력은 지금도 맞고 그때도 맞았지만 '내부자들'이 노력의 결실로 인정 받을 수 있었던 적정 시기는 지금이었던 셈이다. '내부자들'에서 돋보이는 하드캐리한 연기력으로 진검 승부에 나선 것은 물론 적극적인 홍보 활동을 통해 반성의 시간을 마련한 것이 우호적인 여론을 만들었다는 생각이다. 게다가 '내부자들'의 대진운 역시 이병헌의 연기를 인정하게 만드는 데 일조한 것을 부인할 수 없다. 영화 '검은 사제들'이 개봉 4주차에 접어들었던 만큼 치열한 경쟁 없이 '내부자들'로 온전히 평가받을 수 있었다.
# 하드캐리
이병헌과 조승우, 백윤식 등 연기파가 한 데 모였지만 이병헌의 진가가 더욱 빛나는 이유는 '내부자들'을 통해 처음 도전하는 요소들이 많았기 때문이다. 이병헌은 힘 있는 자들의 뒷거래를 봐주는 정치깡패였다가 언론사 논설주간 이강희(백윤식 분)에게 토사구팽 당한 후 복수를 꿈꾸는 안상구(이병헌 분) 역을 맡았다. 안상구는 출세하고 싶지만 학연이 없어 좌절하던 검사 우장훈(조승우 분)과 만나 복수를 위해 의기투합하게 된다. 조승우, 백윤식의 연기 역시 스크린을 압도하지만 장발 헤어스타일에 전라도 사투리 연기를 통해 인상적인 코믹 연기를 선보인 이병헌은 가히 돋보일 수밖에 없었다. 배우의 도전과 변신은 언제나 관객들을 흥미롭게 하기 때문이다.
# 정면 돌파
이병헌은 '내부자들'을 통해 논란 이후 첫 언론 인터뷰를 진행했다. '협녀, 칼의 기억' 당시에는 할리우드 영화 '황야의 7인' 촬영으로 인해 제작보고회만 참석한 바 있다. '내부자들' 언론 인터뷰 당시 그는 "대중들에게 연기를 사랑하는 배우로 기억되고 싶다"며 "배우로서나 인간으로나 책임감을 갖고 살겠다"고 말하며 고개를 숙였다. 정면으로 돌파하며 자신의 잘못을 반성하고 배우로서의 연기에 대한 자세, 할리우드에서의 활동 에피소드 등에 대해 털어놓으며 대중의 마음을 조금씩 돌렸다. 이는 기사를 통해 이병헌이 팬들과 또 다른 커뮤니케이션을 하는 것이 때문에 팬들의 시선은 변화될 수밖에 없었다. 그래서 과오는 미워하되 배우 이병헌의 연기는 미워하지 말자는 여론이 형성됐다.
# 대진운
'내부자들'은 비록 연출의 에너지 보다 배우의 에너지가 큰 작품이지만 윤태호 웹툰의 원작에 대한 인지도와 배우들에 대한 신뢰로 극장가에서 흥행몰이 중이다. 청소년 관람불가라는 등급을 감안해 본다면 개봉 첫 주말 이후 180만 돌파 속도는 경이롭다. 11월이 비수기 극장가인 만큼 '내부자들'과 경쟁하는 작품들이 크게 주목받고 있지 못하는 상태에서 '내부자들'은 단연 관객들의 표심을 이끌어낼 수밖에 없었다. 때문에 이병헌은 '내부자들'을 통해 배우로서 다시 다수의 대중들에게 검증을 받을 수 있는 기회를 얻었고 생경한 연기로 호평까지 받게 됐다. 일단 보고 나면 이병헌은 인정할 수밖에 없는 배우이기에 싸늘했던 대중들의 마음을 빠르게 돌릴 수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기사제공=뉴스1(시애틀N 제휴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