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부분의 연예인은 겉모습에서 풍기는 분위기로 인해 어떤 정형화된 이미지를 갖고 있다. 김아중 역시 세련되고 도시적이고 모든 것에 당당한 것 같은 이미지가 있지만 배우 이면의 김아중에게서는 다른 모습을 엿볼 수 있었다.
김아중은 최근 종영한 SBS 드라마 '펀치'로 4년 만에 드라마에 복귀했다. 정의롭고 주체적이고, 또 사랑에 있어서 앞으로 나아갈 줄 아는 신하경 검사는 박경수 작가와 이명우 감독이 처음부터 김아중을 캐스팅하겠다 생각했다고 한 것처럼 그와 딱 맞는 캐릭터였다.
신하경을 연기하면서 김아중은 로코퀸을 벗어났다는 평을 들었다. '펀치' 이전 마지막 드라마였던 '싸인' 역시 스릴러 장르로, 전혀 로맨틱 코미디스러운 모습이 없었음에도. 김아중은 "로코든 아니든 매 작품이 도전인 것 같다. 로맨틱 코미디도 같은 장르라도 늘 새롭고 캐릭터가 다르지 않나"라고 말했다.
"제가 '싸인'을 할 때도 새로운 도전이다, 캐릭터 변신이다, 김아중의 재발견이라는 말을 들었어요. 여자 캐릭터가 주체적으로 그려지는 장르가 많이 없어서 그렇게 보는 것 같아요. 저의 선택을 놓고 봤을 때는 새로운 건 아닌 것 같아요. 이런 여성 캐릭터가 드라마적으로 새로운 시도였던 게 아닐까요."
김아중은 '펀치'를 통해 처음으로 아이 엄마 역할을 했다. 미혼의 여배우가 아이 엄마 배역을 맡는 순간 눈에 보이지 않는 바운더리가 생기면서 계속 이런 역할만 맡을 것 같은 걱정이 있을 것 같았다. 하지만 그는 "오히려 좋았다. 나는 이런 캐릭터가 안 들어오는 배우였다"고 했다.
"똑같은 나이대라도 싱글 라이프를 즐기는 노처녀 역할이 들어오지 모성애를 보여주는 엄마는 안 들어왔거든요. 오히려 제가 할 수 있는 걸 넓힐 수 있어서 좋았어요. 올드해보이거나 너무 빨리 아이 엄마 역할을 하는 것 아닌가 하는 노파심은 없었어요. 지인들에게 아이 엄마 역을 하면 어떻 것 같냐고 물어보니 제게 마이너스는 아닌 것 같다고 하더라고요. 저는 (아이 엄마 같은) 그런 이미지가 없는 배우라 엄마 연기를 하면 따뜻한 느낌이 생길 거라고 말해주더라고요."
신하경을 연기하면서 느낀 부담은 배역 자체에 대한 것이 아니라 모성애를 표현해야 한다는 것에서 비롯됐다. 김아중은 "내가 모르는 분야이기 때문에 작가님, 감독님께도 '사실 이 역할은 진짜 엄마인 배우가 하는 게 맞을 수도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며 "모성이라는 감정이 모든 동력의 근원이 되는 캐릭터이기 때문이었다"고 했다.
"부담스러운 마음이 있었지만 불편하지는 않으려고 했어요. 제가 자식을 낳아보지 않았지만 예린이를 진짜 사랑하면 비슷해보이지 않을까 싶었죠. 제 친구들이 이제는 결혼해서 아이를 낳은 나이대예요. 그 친구들을 보면 자식을 사랑하지만 매일 1분마다 굉장히 사랑하고 있지는 않아요. 자신의 생활이고 자신의 몸의 하나인 느낌처럼요. 신하경은 더구나 일하는 엄마의 느낌이 있었기에 무조건적으로 사랑하는 엄마와는 조금 느낌이 달랐던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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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김아중이 최근 뉴스1스포츠와 인터뷰에서 미혼 여배우로서 엄마 연기에 대한 생각을 밝혔다. © News1스포츠 / 나무엑터스 |
예린 역을 연기한 김지영은 천재 아역배우라는 말을 들을 정도로 성인 배우 못지 않은 연기를 보여줬다. 김아중 역시 "아무도 아역배우라고 생각하지 않고 여배우라고 생각했다"며 "작품 해석이나 자기 캐릭터 분석이 훌륭하고 감정 연기도 훌륭하다"고 칭찬했다.
"지영이는 완벽하게 주체적인 여배우였어요. 초반 말고는 많이 붙어있지 못해서 저도 예린이를 그리워했고 드라마 하면서도 보고 싶었어요. 보고 싶을 때마다 옷이나 시계 같은 선물을 하나씩 사서 마지막 신 촬영할 때 줬어요."
신하경은 박정환에게 초음파 사진을 보여주며 먼저 결혼하자고 하고, 이혼 후 박정환이 시한부로서 삶이 얼마 남지 않았을 때에도 혼인신고서를 들고와 두 번째 프러포즈를 했다. 김아중 하면 떠오르는 지적이고 도시적인 느낌은 신하경의 이런 모습과도 비슷할 것 같았지만 그는 오히려 "나는 그런 성격이 못 돼서 하경이가 매력적이었다"고 말했다.
"먼저 좋아한다고 하고, 결혼하자고 하고, 혼전임신도 떳떳하게 얘기하잖아요. 임신 7주차니까 결혼하자는 것도 되게 매력적이었어요. 심지어 이혼도 먼저 하자고 했고요. 추진력이 강한 여자였는데 그런 점이 굉장히 매력적이더라고요. 저는 혼자 좋아하는 마음을 즐기는 편이이에요. 상대방의 마음이 나와 같지 않아도 상관 없고, 좋아하다가 말기도 하고 그래요."
미모의 여배우임에도 열애설이 없는 이유를 묻자 김아중은 당당하게 "열애가 없었다. 진짜 없어서 열애설이 안 난 거다"고 답했다. 그는 "나는 숨기거나 숨겨지는 타입이 아닌 것 같다. 뭘 해도 다 들키는 타입이다"며 "그래서 작품을 하면서 대리만족을 많이 한다. 특히 로맨틱 코미디를 촬영할 때는 한껏 연애하는 것처럼 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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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김아중이 최근 뉴스1스포츠와 인터뷰에서 연애와 결혼에 대한 생각을 밝혔다. © News1스포츠 / 나무엑터스 |
의외의 면은 이것 뿐만이 아니었다. 활동적으로 보이는 모습과 달리 평소에는 집에만 있는 스타일이라고. "데뷔 전에는 활동적인 아이였는데 나이가 먹은 건지 일하다 보니 성격이 변하는 건지 내성적이 되고 수줍음도 많고 생각도 많아졌어요. 그렇다고 어두운 건 아닌데 차분해지는 것 같아요. 집에 있거나 집 주변 카페에서 전전긍긍하는 하는 게 다예요."
서른 중반을 향해가고, 김지영을 진짜 딸처럼 예뻐했기에 결혼 생각이 들 법도 하지만 아직은 생각이 없다고 한다. 김아중은 "예린이(김지영)가 예쁘긴 한데 그게 현실로 이어지지는 않더라. 언젠가는 결혼을 할 거라고 생각해서 그런지 당장 예린이 같은 딸을 갖고 싶다는 생각은 안 든다"며 "아이를 바라보는 건 참 행복한 일이라는 건 알았다"고 답했다.
기사제공=뉴스1(시애틀N 제휴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