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벨평화상 상금, 대통령기념사업 기금으로 사용해달라"
김대중 전 대통령의 부인이자 여성·인권 운동가였던 고(故) 이희호 여사는 11일 "하늘나라에 가서 우리 국민을 위해, 민족의 평화통일을 위해 기도하겠다"고 밝혔다.
김성재 '김대중 평화센터' 상임이사는 이날 오전 서울 서대문구 신촌 세브란스 병원에서 이 여사의 유지를 발표했다.
김 이사는 이 여사가 "우리 국민께서 남편인 김대중 대통령과 자신에게 많은 사랑을 베풀어 주신 것에 대해 감사하다는 말씀을 하셨다"며 "우리 국민들이 서로 사랑하고 화합해서 행복한 삶을 사시기를 바란다고 했다"고 전했다.
그는 "(이 여사가)동교동 사저를 '대통령 사저 기념관(가칭)'으로 사용하도록 하고 노벨평화상 상금은 대통령 기념 사업을 위한 기금으로 사용하도록 말씀했다"고 밝혔다.
이 여사의 유언은 지난해에 준비된 것으로 알려졌다.
또 김 이사는 "이 여사는 어떤 병으로 소천(召天)하신게 아니라 노환으로 가셨다"고 강조했다.
그는 "노환으로 장기들이 조금씩 둔해지면서 어려움을 겪어 입원을 하신 것이고, 한번도 의식을 잃으신 적이 없다"며 "마지막까지 의식이 있으셨고, 힘이 없어서 눈을 감고 있다가 병문안을 오면 눈을 뜨고 반갑게 맞이했다"고 밝혔다.
특히 "임종시에는 모든 가족이 모여있었다. 저도 있었고 비서들도 다 있었다. 장성일 주치의가 지켜보면서 찬송 기도 할 때 여사님은 힘이 없어 입으로만 살짝 따라 불렀다"며 "가족들이 너무 기쁘고 감사해서 계속 (찬송가를) 불렀다"고 했다.
아울러 김 이사는 장례일정은 예정대로 이날 오후 2시부터 시작한다고 밝혔다. 가족들 뜻에 따라 김대중평화센터와 장례위원회 주관 하에 '여성지도자 영부인 이희호 여사 사회장'으로 치러질 예정이다.
김 이사는 "장례위원회에는 여야 5당 대표가 고문으로 들어간다"고 했고, 북한 측의 조문단 방문과 관련해서는 "아직 연락받은 바가 없다"고 덧붙였다.
한편 발인은 오는 14일 오전 6시고, 7시에 신촌 창천감리교회에서 장례예배 후 동교동 사저를 거쳐 국립현충원에 안장된다.
기사제공=뉴스1(시애틀N 제휴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