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재현교수, UW 북소리서
‘삶과 죽음’심도 있게 다뤄
‘당하는 죽음에서 맞이하는 죽음으로’
“자신의 현재를 사랑하세요!”
목사이자 유명한 종교철학자인 정재현 교수(연세대 신학대)가 지난 25일
워싱턴대학(UW) 북소리에서 다룬 ‘죽음에게 묻는 삶의 길’이란 주제에 대한 정답은 바로 라틴어 ‘까르페 디엠(Carpe Diem)’이었다. 현재를 사랑하고 이를 위해 지금 바로
실천하라는 뜻이다.
정 교수는 관념적이면서 어렵게 보이는 것 같지만 실제로는
모든 인간이 매일 매일 접하고 경험하는 ‘삶과 죽음’을 보는
시각에 대한 철학적 변천사, 그리고 이를 대하는 우리들의 바른 자세에 대해 이야기를 풀어나갔다.
정 교수는 “과거
우리의 삶을 지배하고 조정하는 것이 과연 운명적인지 아니면 자신의 의지로 선택하는 것인지를 놓고 스토아 학파와 에피쿠르스 학파가 분리됐다”면서 “이 같은 철학이 수천년간 이어져 오다 근래에 들어서 둘을 하나로 보는 시각이 생겨났다”고 설명했다.
인간 세포가 몸 안에서
매일 죽고 다시 살아나듯 삶과 죽음은 ‘역설적으로 얽힘’의
관계에 있기 때문에 분리할 수 없다는 것이다.
한국의 대표 철학자였던 함석헌 선생도 ‘살아있는 것과 죽은 것은 같다’는 의미로 ‘생사일여(生死一如)라고
했다. 따라서 철학적
사유로 분석할 경우 삶과 죽음이 결코 분리돼 있지 않으며 우리가 살아갈 때 삶과 죽음이 함께 굴러가는 방식의 태도를 인정하는 것이 훨씬 건강하고
행복하게 사는 길이라고 정 교수는 강조했다.
그는 “영원히
죽지 않을 것처럼, 아직 죽지
않은 것처럼 살지 말아야 하며, 이미 죽은 사람처럼 살아가라”고
당부했다. '당하는 죽음보다는 맞이하는 죽음'의 자세로 현재의 삶에 더욱 충실할 것을 주문했다.
삶의 마지막 순간에 간절히 원하게 될 ‘삶에서 가장 중요한 것들’을 늦기 전에 앞당겨 살피고 현재 실천하라고
했다.
이미 지나가버린 과거에 얽매이거나 아직 오지도 않은 미래의 허상을 위해 현재를 유보하지 말고, 바로 오늘, 그리고 지금이라는 현재의 자신을 사랑하라는 것이 정
교수의 결론이었다.
그는 “삶의 마지막 순간에 바다와 하늘과
별 또는 사랑하는 사람들을 한 번만 더 볼 수 있게 해달라고 기도하지 마시기 바란다”며 “바로 오늘 바다와 하늘과 별, 그리고 사랑하는 사람들도 보시는 삶을
사시기 바란다” 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