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디 문씨 훌라댄스 공연 펼치며 소식 전해와
할머니는 1917년 하와이로 온 '사진 신부'
시애틀지역 ‘하와이 훌라 동호회’ 회원들이 휴일이었던 지난 12일 벨뷰 크로스로드 파크에서 훌라 공연을 펼쳤다.
공연팀 멤버 가운데 한 명인 한인 3세 신디 문씨(사진 위)도 이날 공연 소식을 시애틀N에 알려왔다. 하와이에서 태어난 그녀는 어렸을 적부터 훌라를 배웠으며 현재는 메이플 밸리에 살고 있다.
40대 후반으로 이날 공연팀 멤버 가운데 시니어지만 유연한 몸놀림으로 큰 박수를 받았던 문씨는 “할아버지께서 1900년대 초반 하와이 사탕수수밭 노동자로 이민을 왔고, 할머니는 사진만 보고 시집 온‘사진 신부’였다”고 말했다.
하와이는 미주 한인 이민이 시작된 곳이다.
1902년12월 22일은 인천 제물포 월미도항에서 대한민국 역사상 최초로 정부 승인 하에 해외 이민자를 하와이로 보내던 날이었다.
이날 121명의 이민자를 태운 일본배 현해환은 인천 월미도를 떠나 그 해 12월24일 일본 나가사끼항에 도착하였고, 그 곳에서 건강이 안 좋은 19명을 탈락시키고 102명이 미국 하와이 호놀룰루로 가는 상선 갤릭호로 갈아탔다.
1903년 1월13일. 마침내 갤릭호는 하와이 외곽 샌드 아일랜드에 도착했다. 그러나 이곳에서도 15명은 내리지 못하고, 최종적으로 남자 48명, 여자 16명, 어린이 22명 등 86명만이 항구에 발을 디딜 수 있었습니다. 이들을 통해 한국 이민사의 서곡이 시작됐던 것이다.
첫 이민자들의 터전은 사탕수수 밭과 파인애플 농장이었다. 땡볕에 하루 10시간 이상 노동을 하며 임금이라고는 고작 남자 하루 1달러25센트, 여자 60센트를 받았지만 묵묵히 받아들이며 삶의 터전을 잡아갔다.
첫 이민자들이 잘 적응하고 있다는 사실이 조선에 전해지면서 이민 신청자 수가 급격히 늘었고 1905년 이민 시작 2년 만에 7,400명이 하와이 농장으로 이민을 오게 됐다.
하와이 이민자들이 급격히 늘면서 이민사회에 예기치 못한 상황이 벌어진다. 결혼하지 못한 남자들이 신부감을 구하기가 어렵게 되자 알코올 중독이나 폭력 등 일탈행위를 자주 하게 된 것이다.
이 같은 사실이 한국 정부에 전해지면서 한국은 하와이를 희망하는 처녀들을 모집하여 그들의 사진을 하와이로 보냈다. 이 사진을 통해 하와이 총각들이 선택을 하게 되면 해당 여성은 하와이로 갈 수가 있었으며, 이렇게 해서 결혼한 여성을 당시에는 ‘사진 신부’라 불렀다.
한인들의 노동이민이 중단된 1910년에서 1924년 사이에 951명 사진 신부들이 하와이로 건너갔다. 문씨의 할머니는 1917년에 하와이로 건너가 결혼을 했다고 한다.
문씨는 "현재 가족들이 시애틀지역에 살고 있다"며 "추후에 자신의 가족 이야기를 더 들려주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