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인근
목사(시애틀 빌립보장로교회 담임)
추수감사절의
유래
미국에 처음 왔을 때 가장 귀에 많이 들렸던 말은 바로 “Thank you 감사합니다”였다.
전 세계 그 어느 나라에서도 미국 사람들처럼 “Thank you”라는 말을 많이 쓰는 민족을 볼 수가 없다. 그만큼 미국이라는 나라는 기독교의 문화를 가슴으로 품고 사는
나라다.
미국의 기초를 놓은 인물들이 청교도들이요, 그들이 이 땅에서 최초로 감사를 드리며 나라의 기초를 세웠기 때문이다.
청교도들이 북미로 오게 된 ‘역사적 배경’은 영국 헨리 8세와 제임스 1세, 찰스 1세
때 이어진 종교 박해 때문이었다.
순례자의 조상들(Pilgrim’s
Fathers)이라 불리는 영국 청교도들은 1,600년대 초기부터 신앙의 자유를 찾아 대서양을 건너 미 대륙으로
이주하기 시작했다.
그 중에서도 102명의 청교도들은 메이플라워호를 타고 신앙의 자유를 찾아 북미 대륙으로 이주한 것이 직접적 유래이다.
1620년 9월 6일, 결국 메이플라워호에 25명의 선원과 102명의 청교도들이 승선해 미국 동해(대서양) 중부지방 버지니아(Virginia)를 목적지로 삼고 출발했다. 남자 78명과 여자 24명 등 전체 102명이 출발했으나, 항해 도중 1명이
사망하고 1명이 탄생했다.
그들은 그해 11월 11일 버지니아 대신 미국 동북부 매사추세츠 케이프 카드(Cape
Cod) 해안가에 도착했고, 그곳에서 5일간
주위를 답사한 후 11월 16일 현재의 플리머스(Plymouth)에 정착했다. 63일간 3,400마일의 멀고도 긴, 그리고 위험한 항해 끝에 닻을 내렸던 것이다.
그들은 영국을 떠날 때 항구 이름을 따라, 그곳을 ‘플리머스’라 명명했다. 그러나 그들(청교도
개척자들)은 도착한 후 형언할 수 없이 어려운 난관에 부딪쳤다.
11월 중순 도착한 그들은 강풍과 눈보라치는 혹독한 추위, 질병과 식량 부족, 원주민들의 냉대, 들짐승들의 위험, 거할 집 하나 없는 절박한 상황에 처했다. 결국 그해(1620~1621) 겨울, 2~3개월 내 102명 중 절반 이상이 운명을 달리했다.
특히 1~2월의 혹독한 겨울에는 하루에 2~3명씩 죽어 나갔다. 생존자는 50명뿐이었고, 그들 중 다수도 질병으로 신음했다.
그러나 6~7명의 건장한 사람들이 땔감을 마련하고, 침실을 만들고, 병자들을 간호하며, 병자와 노약자들의 옷을 빨아 입히고, 칠면조와 사슴 등을 사냥하여 고기를 조달하는 등 자발적으로 헌신했다. 경건한 청교도들은 굳건한 믿음 위에 마음을 하나로 하는 불굴의
의지를 지녔던 것이다.
엄동설한도 지나고 따스한 봄날이 찾아오자, 생존한 청교도들은 땅을 개간하고 씨를 뿌리고 가꾸어 여름과
가을에 기대 이상의 추수를 하게 됐다. 그들은 하나님
앞에 눈물로 감사했다.
“울며 씨를 뿌리는 자는 기쁨으로 단을 거두리로다.(시126:6)”는 말씀을 되새기면서 말이다. 엄동설한에 황무지에서 살아남은 것, 신앙의 자유를 허락하여 주신 것, 미 대륙 개척자들로 삼아 주신 것 등을 하나님 앞에 진심으로 깊이 감사드렸다.
그리고 청교도들은 하나님께 첫 추수감사절 예배를 드렸다. 추수한 첫 곡식들과 채소 중 최고 우량품들과 처음 익은 열매로
하나님께 감사예배를 드렸다. 이것이 추수감사절의 기초가 되었고 훗날 이것이 전통이 되어
매년 11월 넷째 주 목요일에 경축하는 축제의 날로 지켜져 왔다.
남북전쟁 기간인 1863년부터 링컨 대통령이 선하고 자비로우신 하나님께 감사하며
찬양하는 국경일로 11월 26일 목요일에 경축하라고 공표한 이후 매년 기념하는 전통이 되었다.
그래서 오늘날 추수감사절은 연방 국경일로서 연중 주요 국경일
중 하나가 되었다. 이 같은 배경이 전통이 되어 오늘까지 내려오고 있는데 참으로
아름다운 역사라 아니할 수 없다. 사람이 가장
고상한 것은 감사할 줄 알기 때문이다.
불행하게도
이 시대에는 부모님이나 스승을 막론하고 감사할 줄을 모른다. 감사를 잊어버리면 곧 인면수심(人面獸心)이 되고 만다. 모양만 사람이지 그 속은 짐승과 같다.
유명 설교자 스펄젼 목사는 감사에 대한 명언을 하나 남겨
두었다. “달에게 감사하면 달보다 더 밝은 태양을 주시고 태양으로 인해
감사하면 태양보다 더 광명하신 하나님을 주신다”고
말이다.
최소한 미국에 살고 있다면 이 미국이 어떻게 오늘의 부귀영화를
누리게 되었는가를 알아야 한다. 그것은 미국은
하나님이 세우셨고 하나님께서 복을 주셨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오늘 우리는 가깝게는 부모님과 이웃들에게, 그리고 더 높게는 하늘의 하나님께 감사드릴 줄 아는 성숙한 인격자가 되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