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씨는 UW서 교육심리학 박사과정…12월7일 UW 북소리 일곱번째 강사로
<싸우지 않는 부부가 위험하다>
현재 시애틀에 머무르며 워싱턴대학(UW)에서 교육심리학 박사과정중인 박혜윤씨가
지난 여름방학 때 한국을 찾아 출판한 책 제목이다.
박씨는 적지 않은 나이에 힘든 박사과정을 밟고 있으면서도
과거 동아일보 기자경력을 바탕으로 시애틀N 기자로도 참여하고 있다.
제목에서도 바로 알 수 있듯 ‘부부싸움’을 다룬 이 책은 역시 기자 출신인 남편 김선우씨와 공동으로 엮은 책이다.
대학에서 영문학을 전공한 박씨와 어렸을 적 아버지를 따라 미국 생활을 하다 초중고교를 한국에서 다닌 뒤
캐나다에서 대학을 마친 남편 김씨가 결혼 10년 동안 벌어졌던 부부싸움의 역사이자 기록이다.
1975년생인 박씨와 1973년생인 남편
김씨는 두 살 차이지만 2001년 동아일보에 기자로 입사한 신문사 동기로 만났다. 통상적으로 한국 신문사에선 큰 차이가 아닐 경우 동기끼리는 나이에 상관없이 반말을 한다.
2001년 만나 2년 만인2003년 결혼할 때까지는 여성인 박씨가 주도했다고 한다. 사귀자고도 먼저 말했고,
그 말 나오고 한 달 만에 결혼하자는 얘기도 여자가 선수를 쳤단다.
결혼에 골인한 이들은 신혼여행을 다녀온 이틀 만에 첫 부부싸움을 하게 된다.
무른 남편과 야멸찬 아내는 ‘성격 차이’로
전쟁을 시작했다.
박씨는 첫 딸이 6개월에 접어들면서 입사3년여 만에 회사를 그만두고 전업주부가 됐다. 이 딸이 만 4세가 되었을 무렵 시애틀로 유학을 왔다. 연수로 시애틀에서 1년을 같이 보냈던 남편 김선우씨는 한국으로 돌아가 복직을 했고 부부는 여름방학에 한국에서 만나는 생활을 했다.
그 사이 둘째 딸도 낳았고, 큰 딸은 박씨가 시애틀에서 데리고 키우고, 작은 딸은 남편이 한국에서 키워왔다.
남편 김씨 최근 기자생활 접고 시애틀로 합류
그러다 최근 이들 4인 가족이 다시 하나로 뭉쳐 살게 됐다. 남편 김씨가 가족들은 함께 살아야 한다는 생각에다 기자로서가 아닌 다른 삶의 길을 찾아보겠다는 생각으로 동아일보 기자직을 그만두고
지난 11일 짐을 싸고 둘째 딸을 데리고 시애틀로 이주해왔다.
이 책을 엮어낸 출판사 ‘예담’은 서평을 통해 “열심히 싸웠기 때문에 비로소 행복해질 수 있었던 대한민국의 평범한 부부가
얼굴 팔릴 것을 각오하며 공개하는 비범한 부부싸움의 역사이자 기록”이라고 썼지만 엄밀하게 따지면 박씨나 김씨
모두 평범하다고는 할 수 없는 재원들이다.
박씨는 “30대 중반을 넘기면서야 ‘내가 정말 좋아하는 일’이 육아,
부부관계, 여행, 독서, 쇼핑 등 개인의 사적 생활을 관찰하는 사소한 것에 있음을 깨달았다”며 “평범한 인생을 사는 하루 하루에 숨겨진 특별한 의미를 글로 비춰내는 일에 열정을 갖게 됐다”고 출판 배경을 설명했다.
기자생활 중에서도 경영학 석사를 받은 뒤 정보대학원에서 박사과정에 다녔던 김씨는 와인보다는 맥주를, 차보다는 커피를, 골프보다는 등산을 좋아한다. 김씨는
중용과 지속 가능성이라는 단어를 좋아한단다. 하지만 아이러니하게도 박씨는 맥주보다는 와인을,
커피보다는 차를 좋아하고 등산과 골프를 모두 싫어한단다.
결국 서로 다른 성격이나 취향을 가진 기자 출신 부부가 <싸우지 않는 부부가 위험하다>란
책을 통해 각자의 시선에서 바라본 부부싸움을 마치 생중계하듯 생생하게 전달하고 있다. 더불어 자신들이 왜 싸웠는지, 어떻게 화해했는지, 그리고
이 과정을 통해 얻은 건 무엇인지 ‘부부싸움에 대한 통찰’까지 남김없이 보여준다.
단도직입적인 부인과 우유부단한 남편의 싸움 집대성
할말은 꼭 하고 말아야 하는 단도직입적인 박씨와 우유부단하지만 중용과 지속가능성을 생각하는 사려깊은 김씨가
벌이는 적나라한 부부싸움을 집대성한 이 책은 인터넷 알라딘 등을 통해 구입이 가능하다.
‘세상에서 가장 재미있다’는 남들의 부부싸움을
구경하시려면 다음달 7일 오후 1시 UW 앨런도서관으로 오면 된다.
박씨는 UW 한국학 도서관이 시애틀지역 한인 교양프로그램으로 마련한 ‘북:소리’일곱번째 강사로 나와 이 책을 가지고 ‘당신의 삶에도 스토리를 입혀라’는 주제로 강연을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