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인 브로커에 거액 사취당한 오리건 두 한인 당부
위임장 서명 요구한 후 은행에서 돈 빼내
오리건주 한인노인들을 대상으로 한 역모기지 (Reverse Mortgage) 사기사건이 잇달아 발생해 한인들의 각별한 주의가 요망된다.
지난주 본보에 피해를 하소연한 한 제보자는 62세 이상의 주택 소유주들에게 주택가격의 한도 내에서 매월 생활비를 지급해주는 주택담보 대출을 의뢰했다가 융자
브로커의 사기행각에 걸려들어 거액을 착취당했다고 주장했다.
포틀랜드에 거주하는 백이나(69) 여인은 2년전 한인 융자 브로커 H모씨가 자신에게 역 모기지 상품을 소개한 후 몰래 서류를 위조하고 크레딧카드까지 신청해 3만달러를 빼냈다며 H씨를 사기혐의로 경찰에 고발했다고 말했다.
또, 비버튼
주민인 이순씨도 H씨에게 똑 같은 수법으로 사기를 당해 20만달러를
착취당했다며 H씨를 비버튼 경찰국에 사기혐의로 고발했다고 말했다.
이들 피해자는 H씨가
“위임장에 서명할 것을 요구하고 이를 공증받아 고객의 재산을 몰래 빼돌렸다”고 주장하고 “수 십장의 영문 서류들을 일일이 체크하지 않고 서명해준
게 큰 실수였다”고 토로했다.
백 여인은 대출금을 모두 상환했는데도 우송돼온 은행 스테이트먼트에는 17,000달러가 미납된 것으로 기록돼 통역을 통해 융자회사에 전화를 걸어 확인한 결과 브로커 H씨에게 사기 당한 것을 알게 됐다고 말했다.
백 여인은 “1년반
동안 H씨의 비리를 추궁하고 다그친 끝에 작년 8월 피해금액을
모두 돌려받았지만 그 돈이 또 다른 피해자의 피눈물이 담긴 돈인 것 같아 마음이 괴로웠다”고 말하고 앞으로 추가 피해자가 없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H씨의 사기행각을 고발했다고 덧붙였다.
비버튼 이씨는 “주택 이자율을 낮춰주고 생활비도 필요한
만큼 수시로 인출할 수 있다”는 지인의 소개로 H씨를 만났다고 밝히고 “H씨가 담보도 필요 없다면서 크레딧카드를 오픈해줘 몇 천달러씩 한두 차례 사용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H씨가 치매로 요양원에 있는 남편을 찾아가 위임장에 서명을
받고 공증한 후 여러 은행에서 20만달러를 사취한 사실을 발견하고 H씨를
경찰에 고발했다고 설명했다. 이씨는 믿었던 사람에게 사기 당해 마음이 아프다며 경찰의 수사결과를 기다리고
있다고 덧붙였다.
H씨가 취급하는 역 모기지 융자는 은퇴연령에 접어든 노인들, 특히 연금이나 노후저축이 부족한 베이비부머들에게 노후 생활비 재원으로 큰 인기를 모으고 있다.
한편, H씨는 4일 통화에서 “내일(5일)에 직접 만나 그간의
경위를 설명하겠다”고 말한 후 전화를 끊고 현재까지 연락이 두절된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