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리 시장 재선 포기, 더컨 전 검사도 출마 선언
하세가와 의원 등 포함해 모두 12명 한판 승부
서북미 최대 도시인 시애틀시장 선거에 후보들이 우후죽순처럼 나와 혼전양상을 벌이고 있다.
현직 에드 머리 시장이 쉽게 재선할 것으로 여겨졌던 선거에 10명이 넘는 후보가 난립하게 된
것은 바로 머리 시장의 30년 전 성폭행 사건 때문이다.
머리 시장은 이 추문으로 결국 재선 출마를 포기하기에 이르렀다. 그는 9일 알카이 비치 인근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시장직 출마를 포기한다는 생각에 마음이 너무 아프지만 내가 사랑하는
도시를 위한 최선의 결정”이라고 밝혔다.
그는 “재선 캠페인을 계속할 경우 시애틀시의 중요한 정책이슈보다 성추행 소송이 더 부각될 것”이라고 말했다. 시장 선거는 도시의 미래에 대한 선거여야 하는데 성추행
관련 스캔들에 관심이 집중되는 것이 바람직하지 않다는 것이다.
머리 시장은 이날도 자신의 스캔들을 극구 부인했다. 그는 “나에게 가해지고 있는 성추행 혐의는
모두 사실이 아닌 중상모략이라는 점을 진심을 담아 말씀 드린다”며 울먹였다.
게이로서 1995년 워싱턴주 의회에 진출해 18년간
의정활동을 벌인 뒤 지난 2013년 선거에서 당시 현직이었던 마이크 맥긴을 누르고 당선된 머리 시장은
당선 이후 시애틀시 최저임금을 시간당 15달러로 올리는 법안 등 혁신정책을 주도했다.
특히 주의회에서 동성애자 보호를 위한 법률적 요건을 갖추는데 결정적 역할을 했던 그는 30년
전에 있었던 ‘동성애’와 관련해 올해 말로 임기를 마치며
사실상 정계를 떠날 상황에 놓이게 됐다.
머리 시장에 패해 물러났다가 다시 시장 직에 도전한 맥긴 전 시장은 “머리 시장이 올해 말로
예정된 임기 전에 조기에 시장직에서 물러나야 한다”고 주장했다. 머리
시장이 시장직에 그대로 있을 경우 성추문과 관련된 각종 송사 등으로 시정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을 것이라는 주장이다.
머리 시장이 퇴장하면서 시애틀 시장 선거전은 12명의 후보가 난립하면서 뜨겁게 달아오르게 됐다. 이미 출마를 선언한 후보들 외에도 일본계인 밥 하세가와 워싱턴주 상원의원, 제니
더컨 (사진)전 시애틀 연방 검사 등도 시장 선거에 합류했다.
이들 두 명에다 맥긴 전 시장, 교육가이자 변호사인 니키타 올리버, 도시개발자인 캐리 문, 자유주의자 케이시 칼라일, 사회운동가 할리 레버 등이 한판 승부를 펼치게 됐다. 이들 가운데
현재 맥긴, 하세가와, 더컨, 올리버 등이 선두를 달리고 있다는 평을 듣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