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회 머킬티오 크리스마스 콘서트에 500여명 성황
수준높은 공연에 ‘원더풀’
고(故) 안성진 목사 가족이 17일 저녁 주최한 제 21회 ‘머킬티오
크리스마스 콘서트’는 ‘감동과 나눔’으로 가득 채워졌다.
뉴스를 보고 처음으로 콘서트를 찾았다는 에드먼즈의 글렌 박씨는 “비싼 돈의 입장료를 주고도 시애틀에서
이런 수준높고 품격있는 음악회를 볼 수 없을 것”이라며 “출연자는
물론 청중도 한인과 백인이 적당히 섞여 감동을 나누는 음악회였다”고 말했다.
시애틀지역에서 가장 큰 파이프오르간 등 최고의 음향시설을 자랑하는 린우드 트리니티 교회에서 열린 올해 콘서트는 음악 감독인 바이올리니스트
박관빈씨가 2명의 어린 한인 제자인 이영민군 및 제인 유양과 함께 연주한 바이올린 3중주로 시작됐다.
고사리 같은 손으로 징글벨스 등 2곡을 연주한 데 이어 이 교회 폴 선드버그 담임목사가 나와 “머킬티오
크리스마스 콘서트는 그야말로 예수님이 이 땅에 오신 사랑과 나눔을 실천하는 행사”라며 모두 ‘메리 크리스마스’를 즐기시라고 기도했다.
500여명의 청중이 모인 이날 콘서트의 본격적인 무대는 안 목사의 손녀이며 ‘미스 시애틀’ 출신의 안진선양의 바이올린 독주로 막을 올렸다. 안양은 헝가리 민속무곡인
몬티의 ‘차르다스’를 느림과 빠름, 경쾌함 등으로 연결해내는 빼어난 기량을 선보였다.
이어 시애틀지역 청소년 합창단 가운데 최고를 자랑하는 벨뷰 소녀합창단이 나와 한치의 어긋남도 없는 맑은 화음으로 ‘크리스마스 송’ 등 예수 탄생의 기쁨을 함께 나누는 캐롤 등 4곡을 불러 큰 박수를 받았다.
이어 펼쳐진 장 선양의 피아노 독주도 이날 콘서트를 빛내기에 충분했다. 대학 진학 후 기량이
크게 성장해 유명한 ‘카메라타 시카고’와 협연했으며 영국
국립음악원 교환학생으로 선발된 장양은 우아하면서도 동적인 움직임이 돋보인 프란츠 리스트의 곡을 연주해 우레와 같은 박수를 받았다.
시애틀지역 유명 오페라 가수인 소프라노 크시니아 포포바와 메조 소프라노 베레카 색스가 우정 출연해 ‘그
대 목소리에 내 마음 열리고’등 오페라 아리아들을 솔로와 듀엣으로 선사했고 시애틀 한인장로교회의 임마누엘
성가대가 나와 박관빈씨의 지휘로 ‘쿰바야’와 ‘온 세상이 그의 손 안에’ 등을 선사했다.
미국인들이 절반 이상을 차지한 이날 공연장은 한국어와 영어의 벽을 넘어 아름다운 선율자체의 음악을 즐기는 자리가
됐다.
이날 콘서트의 하이라이트는 바이올린의 박관빈씨와 첼로 신혜윤씨, 피아노 리 탄 수 박사가 호흡을
맞추 드보르작의 피아노 3중주 ‘덤키’였다. 이들의 감미롭고도 우아한 연주가 끝나자 청중은 기립박수로 화답했다.
지난 1993년 작은 성탄절 음악회로 출발해 올해까지 21년을 이어온 콘서트에서 자발적으로 걷힌 기부금은 ‘네이버 인 니드’에 전달된다. 아시아나항공 시애틀지사(지점장 김태엽)는 지난해부터 한인사회가 주도해 주류사회가 서로 교류하며
하나가 되는 이 음악회를 후원하고 있다.
콘서트를 준비한 안 목사의 딸 안문자씨와 사위 이길송 장로는 “비
바람이 몰아치는 등 날씨가 좋지 않아 걱정했는데 많은 분들이 찾아아 성원해줘 거듭 감사를 드린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