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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평양] '할아버지 옆 김정은', 이 사진만 있었더라면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이 지난 2월 김일성 주석의 생일인 '태양절'을 맞아 공개한 생전의 공개활동 모습.(노동신문) © News1>


'김일성 따라하기' 통치수단 불구 함께 찍은 사진 없어 뼈아픈 北

김정일도 손자와 찍은 사진 없는 듯…세습 정당화 수단에서 사진 제외될수도



북한 김씨 일가의 정통성을 보장하는 첫째 조건은 핏줄, 둘째 조건도 핏줄입니다.

따라서 대내외적인 김씨 일가 세습 정당화 교육과 선전은 모두 '혈통'의 우수성을 증명하는 방식으로 이뤄집니다.

그러나 글보다 효과적인 것은 영상과 사진입니다. '백문이 불여일견'이라는 속담은 전 세계에서 가장 폐쇄적인 국가 북한에서 조차 통용되는 진리임은 분명할 겁니다.

그런 배경에서 북한의 관영매체인 조선중앙TV나 노동신문 등은 최고지도자의 생일 등 주요 기념일에 김씨 일가의 정통성과 우월성을 과시하는 보도를 대대적으로 내곤 합니다. 김씨 부자가 주민들 사이에서 크게 웃고 있는 사진이나 그림은 북한 뉴스를 조금이라도 관심있게 봤다면 상당히 익숙한 대표적 장면입니다.

그런데 북한의 3대 세습 지도자인 김정은에게는 바로 이러한 부분이 자신의 정통성 확보에 있어 최대의 핸디캡이 아닐 수 있습니다.

아직 30대 초반에 불과한 김정은은 김정일이 사망하기 불과 2년, 많아야 3년 전 쯤에야 후계자로 공식적으로 낙점된 것으로 추정되고 있습니다. 김정일이 이미 김일성 사망 17년 전인 1977년에 후계자로 인정을 받고 십수년을 김일성의 바로 옆에서 보좌한 것과는 차이가 아주 많이 나는 부분입니다.

실제로 북한 매체를 쭉 살펴보면 김일성·김정일 부자가 함께 나온 사진은 연도별로, 각 공개활동 별로 아주 다양하지만 김정은의 경우에는 아버지인 김정일과 찍힌 공개활동 사진은 헤아리기에 충분할 만큼 극히 일부에 지나지 않습니다.

그러니 1994년 사망한 김일성 주석과 김정은이 함께 찍은 사진은 더더욱 있을리가 만무합니다.

이때는 김정은이 불과 10살 안팎의 나이로 당시 후계자로 유력하게 거론됐던 김정일의 장남이자 김정은의 이복 형 김정남(1971년생)에 밀려 아직 북한의 후계 구도에는 오르지도 못했을 시기입니다.

일각에서는 김정은의 생모인 고영희가 재일동포 출신이라는 점을 들어, '항일 순수 혈통'을 강조하던 김일성 생전에 김정은을 후계 구도는 커녕 접견조차 하지 않았을 것이라는 분석도 제기합니다.

후계자 확정 이후 외모부터 집권 후 여러 통치행태까지 모두 할아버지인 김일성을 모방하던 김정은의 입장에서 이러한 과정은 가장 뼈아픈 부분일 것입니다.

제 아무리 완벽하게 김일성의 모습을 따라한다 한들 함께 찍힌 사진이 단 한장이라도 있으면 '따라하기' 전략은 필요조차 하지 않았을 것이라는게 전문가들의 지적입니다.

 

지난해 북한 조선중앙TV가 공개한 김정은 노동당 제1비서의 어린 시절 모습. 2014.4.22/뉴스1 © News1

 

집권 4년차로 접어드는 올해에도 북한 매체에서 김일성과 김정은이 함께 찍은 사진이나 영상은 찾아볼 수 없습니다. 심지어 조선중앙TV가 지난해 4월 김정은의 5~6살 가량으로 추정되는 어린시절 모습을 이례적으로 공개했을 때도 할아버지와 손자가 함께 찍힌 모습은 나오지 않았습니다.

북한이 종종 선전전을 위해 써먹었던 전략인 '포토샵' 기술도 차마 최고지도자들의 모습을 꾸며내는대는 쓰지 못했던 듯 합니다.

그런데 여기서 한가지 짚고 넘어갈 부분이 있습니다. 북한의 4대 후계자가 될 김정은의 자녀와 그 할아버지인 김정일이 함께 찍은 사진은 과연 있을까 하는 점입니다.

2012년 결혼 사실이 처음 확인된 김정은-리설주 부부가 아직 딸만 두고 있다는 확인된 사실을 포함해 여러 정황으로 봤을 때 아직까지는 김정은의 '아들'이 그 할아버지인 김정일과 함께 의미있는 시간을 보냈을 가능성은 상당히 낮다는 것이 정부의 판단입니다.

다시 말해 북한의 4대 세습이 성공적으로 이뤄지더라도 현 지도자와 할아버지 지도자의 사진이나 영상이 공개되기 어려울 것이라는 예측이 가능합니다.

일각에서는 북한이 아예 이 같은 상황을 관례화 시켜 할아버지 지도자와 현재 지도자가 함께하는 모습을 영영 공개하지 않은 쪽으로 방향을 잡을 것이라고도 예측합니다.

그러나 핏줄에 대한 집착이 강한 북한 체제를 감안하면 언제든 여건만 된다면 선대들과 현 지도자가 한 자리에 있는 모습은 반복해서 공개하고 싶은 것이 솔직한 속내일 것이라 생각됩니다.

물론 북한 권력의 세습이 4대째까지 갈 수 있을지는 아무도 장담할 수 없겠지만 말입니다.


기사제공=뉴스1(시애틀N 제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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