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상목
시인
터널
고산
중력 천근만근 짓누르는
무게를
아스라하게 꿰뚫고
적막이
감도는 깜깜한 터널을
허겁지겁
헤집고 질주한다.
긴
세월 삶의 무게를 내려놓으면
살아온
희로애락이
물거품같이
사라지는 것을.
오늘도
지상과 천상
두
갈림길에 서서 기나긴 터널을
정신
없이 힘겹게 질주하며
그
장엄한 긴 여정 베일을 벗기고
청아한
모습으로 새롭게
환생하기를
희망하며
부단한
노력으로 질주해본다.
<해설>
이
작품 속에서 작가는 “터널”을 그의 삶의 역경을 극복하는 시간이며 공간으로 묘사한다. 그는 그 “터널”같은
고된 삶의 과정을 “질주”한다고 하여 피나는 노력을 해왔음을 밝힌다.
그 “터널”은 그의 무거운 짐을
내려놓고 얻을 수 있는 자유롭고 새로운 삶의 전환점이며 출발점이다. 그 “지상과 천상”의 갈림길을 지나
그는 마침내 “청아한” 새 삶으로 “환생”함을 믿는다.
이 작품의 가치성은 무거운 짐을 지고 그 터널을
향하여 “질주”하듯 성실하고 치열한 전의로 살았을 때만이 천상의 청아한 새 삶을 획득할 수 있다는 엄숙한 교훈성에 있다.
이 교훈성은 작가 스스로 체험한 삶의 성찰이며 깨달음이라 할 것이다. 이
같은 삶의 투혼을 시적 주제로 구축하고 적격한 터널의 이미지를 사용한 시적 기술의 표현미가 빛난다.
김영호 시인(숭실대
명예교수)